6.27대책 이후에도 신고가? 언론의 먹잇감 되지 마세요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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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의 초강수 대출 규제로 강남권 아파트의 매수 심리가 수그러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다섯째주(6월 30일 기준) 기준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8.8로 전주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 시세 게시판이 텅 비어있다. 2025.7.4 |
| ⓒ 연합뉴스 |
압구정 반년 만에 14억 폭등하고, 잠실 한 달 만에 5억 상승했다며 호들갑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95% 상승해 5월(0.38%) 대비 상승 폭이 무려 3배 가까이 폭등했다. 이는 2018년 9월(1.25%) 이후 6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6.27대책이 적시에 나왔기에 망정이지 자칫했으면 서울 주택시장이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빠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특기할 만한 대목은 많은 전통 미디어들이 통상 최상급지와 상급지에서 간헐적으로 목격되는 신고가 거래를 들어 6.27 대책이 별 효과가 없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먼저 <매일경제> 기사다. 매경은 대한민국 주택시장의 최정점에 위치한 압구정동에서 신고가가 속출 중이라고 보도한다.
대출 규제에도 현금부자는 달린다…'14억' 뛰어 신고가 쓴 압구정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525092
서울 압구정동 현대7차 전용 110㎡가 이달 1일 53억 원(1층)에 거래됐는데, 직전 거래가 39억 원(1층)에서 약 반년 만에 14억 원 오른 신고가 거래라고 매경은 보도한다. 매경은 같은 단지 전용 157㎡가 지난달 30일 종전 최고가보다 4억 원 오른 88억 원에 거래됐다고도 소개한다. 또한 매경은 현대 8차 전용 163㎡도 지난달 75억 원 대비 8억 원 상승해 이달 8일 83억 원에 신고가를 찍었다고 보도한다.
다음은 <한국경제> 보도다. 한경은 잠실에서 신고가가 발생 중이라고 보도했다.
잠실 아파트, 한 달 만에 5억 뛰었다… 서울 곳곳 신고가 속출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5158099
한경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23일 34억 원(12층)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5월 29억 원(14층)대비 약 한 달 만에 5억 원 뛰었다. 또한 한경은 인근 '리센츠' 전용 98㎡도 지난달 24일 37억 7000만 원(7층)에 신고가를 찍었고 규제 발표 당일인 27일에는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가 39억 7700만 원(5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며 흥분한다.
이들의 보도를 보면 특징이 있다. 6.27대책 이전의 신고가를 그대로 소개하는가 하면 반년 전 가격 대비 14억 원 상승했다고 과장한다는 점이다. 물론 서울 아파트의 최상급지 및 상급지에서는 6억 대출 상한 및 6개월 전입 의무를 핵심으로 하는 6.27대책의 효과가 제한적으로 미치는 아파트 단지도 있다. 그런 아파트 단지에선 6.27대책에도 불구하고 신고가가 발생한다.
그런데 그게 무엇이 문제라는 말인가? 현금을 주체하지 못하는 자들이 자기들만의 리그에서 재테크 관점에서는 합리성이 떨어지는 듯한 거래를 하겠다는 걸 말릴 까닭도, 비난할 이유도 없다. 이미 압구정 등의 최상급지에 있는 아파트들은 지위재 및 사치재의 성격이 훨씬 강하다.
거래 격감하고 최고가 거래도 급감... 6.27 대책 효과 발휘
전통 미디어들의 인식 조작에도 불구하고 6.27 대책은 효과를 발휘 중이다.
우선 시장의 온도를 측정하는데 가장 주효한 계측수단이라 할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했다. 15일 기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 6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7월 1만 1155건 이후 59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하지만 7월 거래량은 825건이다. 이 추세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7월 거래량은 3천 건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전통 미디어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최고가 거래도 급감했다.
1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6.27 부동산 대책 발표 후 2주간 최고가 거래량은 발표 전 2주(6월13∼26일) 대비 무려 7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가 거래 비중도 24.3%에서 22.9%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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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 전경을 살펴보고 있다. 2025.7.14 |
| ⓒ 연합뉴스 |
전통 미디어들의 특징 중 하나는 신고가 거래는 대서특필하면서 급락 거래는 소개에 극히 인색하다는 사실이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반포의 랜드마크 아파트 격인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매물의 호가가 65억 원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심지어 50억 9000만 원 나온 매물도 있어 호가 조정이 본격화 되는 조짐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7일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3차 전용 82㎡가 직전 실거래보다 2억 원 하락한 53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매도 호가도 6.27 대책 이전보다 5억 원 이상 낮은 50억 원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반포미도1차 전용 84㎡도 6.27 대책 이후 3억 원이나 하락해 이달 1일 30억 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또한 부동산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경우 7일 22억 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25일 최고가 27억 2000만 원에 거래됐던 것을 고려하면 무려 5억 원이나 실거래가가 폭락한 셈이다.
용산구의 고급 아파트 래미안첼리투스도 가격이 폭락했다. 이 아파트 전용 124.02㎡는 지난달 25일 45억 5000만 원에 손바뀜이 있었는데, 6.27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달 30일 39억 2500만 원 거래가 터졌다. 불과 5일 만에 6억 2500만 원이 급락한 것이다.
한편 지난달 27일 11억 원에 거래된 성산동 성산시영(대우) 전용 50㎡는 7월 1일 7억 2000만 원에 손바뀜이 있었다. 불과 나흘 만에 실거래가가 4억원 가까이 폭락한 것인데 이런 폭락을 이끌어낸 요인이 6.27 대책 이외에 다른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6.27 대책이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건 자명하다. 이른바 '한강벨트'를 필두로 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빚으로 쌓아올린 바벨탑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시장참가자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우는 사자와 같이 먹잇감을 찾아 헤매는 전통 미디어들의 배를 채워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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