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사건' 재심 본격 시작... "김재규, 내란 목적 없었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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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9년 11월 7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권총을 든 채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
| ⓒ 80보도사진연감 <한겨레21> |
"1980년 (재판) 당시 오빠(김재규)는 최후진술에서 10.26 혁명의 목표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국민들의 크나큰 희생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지난 45년 동안 오빠가 남긴 이 말을 굳게 믿어왔다. 오빠가 막지 않았다면 우리 국민 100만 명 이상이 희생됐을 거라 믿는다. 그래서 저는 평생 김재규의 동생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다."
어느새 86세가 된 동생은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이번 재심은 사법부 최악의 역사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전 부장의 무죄를 호소했다.
16일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 부장판사)는 내란 목적 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1980년 5월 사형당한 김 전 부장의 재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그가 사형당한 지 45년 만이자 유족이 2020년 재심을 청구한 지 5년 만이다.
김 전 부장 측은 이날 재심 첫 공판에서 당시 군사재판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으며, 내란 목적도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재판정에는 함세웅 신부와 이부영 동아투위 위원장 등 종교계 및 시민사회 원로를 포함해 일반 시민들도 참석해 재판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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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변호인단 |
| ⓒ 김종훈 |
그러면서 조 변호사는 ▲1979년 10월 27일 선포된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 ▲김 전 부장이 민간인 신분이었는데도 군 수사기관이 수사한 점 ▲군법회의에 회부된 절차의 부당성 ▲내란 목적이 없었다는 점 ▲유죄를 입증할 직접적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구체적인 항소 이유로 제시했다.
특히 조 변호사는 "내란 목적이 존재했다는 검찰의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 최근 윤석열 재판을 통해 내란죄는 국헌문란 목적으로 다수가 폭동을 일으켜야 성립되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김 전 부장은 (10.26을 일으킨) 첫째 이유가 자유민주주의 회복하는 것, 두 번째가 많은 국민의 희생 막는 것, 셋째가 우리나라 적화를 방지하는 것, 넷째가 미국과의 나쁜 관계를 회복하는 것, 다섯 번째가 국제적으로 독재국가 나쁜 이미지 명예 회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헌문란과 고의가 부재하다. 사전사후 계획도 부재하다. 피고인은 내란 목적이 없다."
조 변호사는 "박정희 개인에 대한 살인 사건일 수 있지만 피고인은 박정희를 살해해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목적으로 했다"라며 "(전두환) 신군부는 정권 탈취를 위해 내란 프레임 씌우고 사건을 왜곡했다"라고 부연했다.
이날 변호인단은 증거 능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상희 변호사는 당시 원심에서 사용된 진술조서, 피고인·참고인 신문조서, 공판조서 등 대부분의 자료가 위법하게 수집됐고, 자백 중심으로 조작된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재심 과정에서 보안사령부가 비공식적으로 녹음한 당시 공판 테이프, 국선변호인이었던 안동일 변호사의 증언 등도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금 단계에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을 9월 5일 오후로 정하고, 1979년 10.27 비상계엄 이후 12.12 군사반란까지 이어지는 당시 시국 자료와 북한과의 긴장 상황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검찰과 변호인단 양측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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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무덤은 경기도 광주시 외곽 공원묘지에 있다. |
| ⓒ 김종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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