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 홍명보호, 동아시안컵 우승 좌절... 한일전 3연패 '굴욕'
[박시인 기자]
홍명보호가 일본과의 라이벌전에서 완패를 당했다. 한일전 역사상 최초의 3연패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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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최종 3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패배한 한국 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
| ⓒ 연합뉴스 |
홍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전방은 나상호-주민규-이동경, 미드필드는 이태석-서민우-김진규-김문환, 스리백은 김주성-박진섭-박승욱으로 구성됐으며,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두 팀 모두 후방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지공 형태의 빌드업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기회를 먼저 잡은건 한국이었다. 전반 6분 이태석이 상대의 패스를 가로채며 역습의 시발점을 만들었다. 이태석의 전진 패스가 측면 수비 뒷공간으로 투입되었고, 나상호가 왼쪽에서 중앙으로 끌고나오며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튕겨나갔다.
일본도 역습을 통해 결정적인 기회를 창출해 선제골로 이어갔다. 전반 8분 왼쪽에서 소마 유키가 크로스를 띄웠고, 박스 안에 있던 저메인 료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일본의 조직적이고 좁은 간격으로 형성된 수비를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숏패스 빌드업이 원활치 않으면서 롱패스 빈도가 늘어났는데 원톱 주민규가 공중볼 경합에서 열세를 보이며 소유권을 내주기 일쑤였다.
전반 18분에는 한국이 수비 진영에서 불안한 볼처리를 범하면서 안도 도야마에게 슈팅 기회를 허용했다. 이에 반해 일본은 전후방 가리지 않고 원활한 볼 순환과 질좋은 패스를 공급하며 한국보다 나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최악의 졸전을 펼친 한국은 전반전을 0-1로 뒤진 채 마감했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주민규 대신 이호재를 투입해 전방 스트라이커의 변화를 가져갔다. 점유율은 크게 올랐으나 공격의 날카로움은 여전히 미약했다. 후반 19분에는 나상호가 빠지고, 문선민이 들어갔다. 일본도 사토 류노스케, 호소야 마오를 넣었다.
홍 감독은 후반 30분 김진규 대신 강상윤을, 이동경 대신 장신 골잡이 오세훈을 넣는 극단적인 전술을 가동했다. 오세훈과 이호재의 투톱을 활용하겠다는 복안이었다. 후반 36분 왼쪽 터치 라인에서 이태석의 긴 크로스가 골문으로 향했지만 골키퍼가 손을 뻗어 쳐냈다.
후반 38분에는 김주성 대신 정승원이 투입됐다. 한국은 전방의 높이를 이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최대한 상대 진영으로 롱볼을 띄웠다. 후반 38분 기회가 아쉬웠다. 오세훈이 머리로 떨궈주고, 이호재의 바이시클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끝내 반전은 없었다. 한국은 끝내 일본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무득점에 그치며 0-1로 패했다.
동아시안컵 우승 좌절...일본전 역대 첫 3연패
이번 동아시안컵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본선행을 확정 지은 이후 처음으로 실전 경기를 치른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기였다.
여전히 대표팀의 척추는 유럽파가 담당하지만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의 절반 가량은 비유럽파로 채워야하는 게 현실이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닌 탓에 K리그, J리그 소속 선수들로 구성됐는데 비유럽파들에겐 홍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을 기회이기도 했다.
홍 감독은 지난 중국, 홍콩과의 2연전에서 선수 실험과 더불어 그동안 가동하지 않은 스리백 전술을 점검하면서도 2연승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김봉수, 이호재, 강상윤, 이승원, 모재현, 서민우, 조현택, 변준수, 서명관, 정승원, 두 명의 김태현 등 총 11명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마지막 일본전은 자존심이 걸린 라이벌전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상대 전적에서 한국이 42승 23무 16패로 크게 앞섰지만, 최근 10경기에서는 3승 3무 4패로 열세를 드러낸 바 있다.
특히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에 치른 2021년 3월 일본 원정 평가전과 2022년 7월 나고야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에 2경기 연속 0-3으로 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2강 체제가 뚜렷했다. 나란히 2연승으로 일본과 승점 동률인 상황에서 골득실이 뒤진 한국으로선 반드시 이겨야만 우승을 바라볼 수 있었다.
중국, 홍콩전의 선발 라인업 11명이 모두 바뀔만큼 과감함을 보인 홍 감독은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최정예 선수진을 구성했다. 주전급이 출전한 첫 경기 중국전과 비교하면 문선민, 김봉수 대신 나상호, 서민우를 선발로 내세운 게 큰 변화였다.
그러나 최악의 졸전이었다. 전술적으로는 물론이고, 개개인의 능력차와 피지컬까지 모두 한 수 아래였다. 뿐만 아니라 공이 있는 상황에서 숫자 싸움의 열세를 풀어낼 역량마저 부족했다. 후반에는 아래로 내려 앉은 일본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고, 공격 상황에서 세부 전술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벤투 감독 시절 일본전에서 대패했을 때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반복됐다. 모리야스 감독은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시도했고, 한국은 이를 전혀 풀어내지 못했다. 피지컬과 정신력의 우위로 일본을 극복했던 시절도 머나먼 이야기다. 현재의 일본 축구는 피지컬마저 강력하다.
한국 축구가 일본에 3연패를 당한 것은 광복 이후 역사상 최초다.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2025 EAFF E-1 챔피언십 3차전
(용인 미르스타디움, 2025년 7월 15일)
한국 0
일본 1 - 저메인 료(도움:소마 유키) 8'
선수명단
한국 3-4-3 : GK 조현우 - 박승욱, 박진섭, 김주성(83'정승원) - 김문환, 김진규(75'강상윤), 서민우, 이태석 - 이동경(75'오세훈), 주민규(46'이호재), 나상호(64'문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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