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서 먹은 갈치호박국, 식욕이 살아나네

김숙귀 2025. 7. 1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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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식욕마저 잃어가는 듯하다.

그래서 갈치호박국을 먹으러 통영에 갔다.

통영 중앙시장 안에는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여는 식당이 있다.

그리고 식당을 나서서 통영에 오면 늘 들르는 강구안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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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귀 기자]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식욕마저 잃어가는 듯하다. 그래서 갈치호박국을 먹으러 통영에 갔다. 통영 중앙시장 안에는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여는 식당이 있다. 멍게비빔밥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지만 여름에는 갈치호박국을 끓여낸다.
 통영에서 먹은 갈치호박국, 전혀 비리지 않고 깔끔하게 맛이 있어 밥 한 공기를 달게 먹었다.
ⓒ 김숙귀
식당에는 이른 시각때문인지 손님이 없다. 정갈한 반찬과 밥 한 공기 그리고 갈치호박국으로 차려진 상을 받으니 식욕이 살아나는 것 같다. 싱싱한 갈치 여러 토막과 호박을 넣고 끓인 국은 전혀 비리지 않고 깔끔하게 맛있었다. 나는 편하게 앉아 밥 한 공기를 달게 비웠다. 그리고 식당을 나서서 통영에 오면 늘 들르는 강구안으로 향했다.

이중섭의 그림속에서 튀어나온 커다란 물고기가 서 있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푸른 눈의 외국인 조각가들이 스테인리스 밥뚜껑으로 만든 작품이다. 이중섭의 소를 그려놓은' 이중섭 식당'이 보인다. 화가 이중섭의 자유로운 영혼을 보듬어준 강구안 골목에는 아직도 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오래도록 대를 이어 손님들에게 따뜻한 국밥을 끓여낸 원조 돼지국밥집도 있다. 국밥집 맞은 편에 공작소라는 간판을 붙인 대장간이 있다. 할아바지 한 분이 늘 불앞에서 낫이나 호미의 날을 두들기며 다듬는데 오늘은 국밥집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계신다.

몇 걸음 가니 빈 가게 유리창에 청마 유치환의 詩, '깃발'의 한 구절이 쓰여 있다. 골목 여기저기에 백석의 시도 붙어있다. 그의 시앞에 멈춰섰다. 추운 겨울날 집도 아내도 없이 어느 목수네 집에 '쥔을 붙이었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중에서) 그의 서러움을 생각하면 때로 가슴이 아프다.
 강구안 골목길 빈 가게 유리창에 쓰여져 있는 청마 유치환의 詩 , (깃발)의 한 구절
ⓒ 김숙귀
백석 뿐만 아니라. 박경리, 유치환. 김춘수, 김상옥, 전혁림, 윤이상 등, 많은 에술가들이 통영에 머물며 예술혼을 키웠다. 그들의 삶을 품고 있는 좁은 골목길을 거니노라면 어디에선가 화가 이중섭과 청마 유치환이 술잔을 기울이며 주고받는 정담이 들릴 것만 같다.
아직 한낮의 뜨거운 햇볕이 쏟아지기 전이라 오랜만에 동피랑으로 오른다. 동피랑은 통영의 색깔을 가장 아름답게 담고 있는 곳이다. 아기자기하게 그려놓은 벽화를 구경하며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 동포루 앞에 서서 평온한 강구안의 풍경을 바라본다.
 동피랑 골목길에 그려놓은 그림.
ⓒ 김숙귀
다시 문화마당으로 나왔다. 얼마전 새로 생긴 작은 카페에서 차가운 커피 한 잔을 받아들고 그늘이 있는 바닷가 의자에 앉아 사람들과 함께 숨쉬는 바다를 본다. 바다에는 고만고만한 배들이 정박해있다. 배 안에서 노부부가 그물을 손질하고 있다.
 동피랑 꼭대기에 있는 동포루 앞에서 바라본 강구안의 풍경
ⓒ 김숙귀
시인 정지용이 아름다워서 도저히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고 한 곳. 백석이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 한 곳. 소설가 박경리가 '김약국의 딸들'에서 '조선의 나폴리로 불렸다'고 한 곳. 미식과 예술의 도시인 통영을 나도 사랑한다. 다음 달에 열리는 한산대첩축제때 다시 통영에 오리라.
 강구안 문화마당에 서있는 동백이. 통영의 市鳥(시조)인 갈매기와 市花(시화)인 동백꽃으로 만든 통영의 캐릭터.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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