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의 사소한 취향] ‘혼모노’가 나타났다

오랜만에 누군가의 팬이 되었다. 엠넷에서 방송 중인 댄스 경연 프로그램 ‘월드 오브 스우파(스트릿우먼파이터)’의 ‘오사카 오조 갱’ 크루 멤버 쿄카(사진)님이다.
어릴 적부터 일본에서 ‘힙합 신동’으로 배틀을 휩쓸었고, 2016년 일본인 최초로 힙합세계대회인 ‘저스트 데뷰’에서 우승한 인물. ‘누구의 백댄서는 싫다’며 춤 장인의 길을 걷고 있는 “일본 언더그라운드 힙합신의 수호자”다. ‘춘장립(짙은 색 입술 메이크업)’을 한 그가 1화 약자 지목배틀에서 슬슬 몸을 풀며 무대에 선 순간, 베스트셀러 소설 제목을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혼모노(진짜)다. 혼모노가 나타났다!’
5개국 6개 댄스팀이 모인 ‘월드 오브 스우파’는 앞선 시즌들과 다른 재미가 있다. 세계는 넓고 고수는 많다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에, 비슷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호주와 뉴질랜드 댄서들의 기싸움, 상업 댄스에 특화된 도쿄와 장인 정신을 지키는 오사카 지역 춤꾼들의 자존심 대결 등이 흥미진진했다. 무엇보다 놀란 건 세계 정상급 댄서인 이들이 ‘K팝 댄스’와 한국 문화에 대해 보여준 지극한 호감과 동경이었다.
넷플릭스 화제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만든 매기 강 감독이 외신 인터뷰에서 ‘코리아니즘’이란 말을 했다. 춤과 노래, 음식, 전통문화를 망라한 한국적 요소가 전세계에 매력적인 콘텐트로 받아들여지는 현상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이 말이 너무 ‘국뽕’스러워 민망하다는 분들은 조회수 1551만회를 기록 중인 ‘월드 오브 스우파’ 한국인 크루 ‘범접(BUMSUP)’의 ‘메가크루미션’ 영상을 꼭 찾아보시길. 갓과 부채가 이렇게 힙할 수 있다니, 인정&감탄하게 될 것이다.
이영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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