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합의추대? 해프닝으로 끝난 국힘 대구시당위원장 선출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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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1일 오후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이 대구시당위원장 후보를 사퇴하고 이인선 의원이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한 후 대구시당에서 서로 악수를 하고 있다. |
| ⓒ 조정훈 |
국민의힘 대구지역 국회의원 12명 중 김승수·권영진·이인선 의원을 제외한 9명은 주호영 국회부의장 사무실에 모여 강대식 시당위원장의 후임으로 이인선 의원을 합의 추대하기로 결론을 모았다.
하지만 선수와 나이순에 따른 '합의 추대' 관례를 깨고 권영진 의원(대구 달서구을)이 지난 9일 오전 출마를 선언하고 후보 등록을 마쳤다.
권 의원은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구시당부터 혁신해야 한다"며 시당위원장에 당선되면 중앙당이 만들지 못한 '대선백서'를 만들고 반성문도 쓰겠다고 했다.
또 여야 협치를 실현하고 지역 시민사회와 정책간담회도 정례화하는 한편, 당원 원탁회의를 정례화하고 지방선거의 모든 공천과정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등 대구의 정치 풍토를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을)도 같은 날 오후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당위원장 출마를 선언한 후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인선 의원은 "권영진 의원이 지역 정치의 신뢰와 협의 구조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출마를 강행했다"며 "(대구시당위원장이) 특정인의 정치적 욕심을 실현하는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당시 신천지 사태 초기 대응 실패 및 초유의 백신 사기 사건, 서문시장 화재와 재난관리 혼선, 통합신공항 이전 갈등을 둘러싼 혼란, 지역의 아파트 공급 과잉으로 인한 주택시장 불안정 조성 등 권 시장이 대구시장 재임 8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두 의원 간 경선이 과열될 조짐이 보이자, 윤재옥 의원이 두 의원을 만나 경선이 아닌 추대 방식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지역 정서를 전달했고, 권영진 의원은 결국 후보를 사퇴했다.
대구시당은 지난 12일 강대식 시당위원장을 비롯해 김기웅·이인선 의원, 조재구 남구청장, 김대권 수성구청장,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운영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인선 의원을 신임 대구시당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권영진 "대구 지역사회, 아직 경선 받아들일 준비 안 돼"
권영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대구시당위원장 경선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더라"라며 "대구 지역사회가 아직 경쟁이나 경선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사퇴 이유를 전했다.
권 의원은 "당이 어려운 시기에 자리다툼을 하는 모양새가 안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가지고 다툼하는 거 아니냐는 오해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시당위원장이든 당직을 임명하는 권리는 당원들에게 돌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중앙당이 혁신을 못하면 우리 지방당부터 혁신을 이루어 위로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보는 대구는 아직도 도전과 경쟁을 두려워하고 갈등과 분열로 갈 것이라고 우려하는 분위기가 굉장히 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소수가 밀실에서 (시당위원장을) 결정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졌고 그 울림은 있었다"며 "계속 출마를 고집한다면 내가 생각했던 선의의 목표보다 내부적으로 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후보 사퇴를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국민의힘 시당위원장을 기존처럼 추대 형식으로 선출하자, 지역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소영 대구대 교수는 "국민의힘이 혁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전혀 혁신과 관계 없는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대구에서 안정적인 지역구를 가지고 있는 의원들이 혁신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국회의원 몇 명이 내부적으로 협상이나 협의를 통해 자리를 정하고 배분하는 걸로 충분하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 같다"면서 "다음 총선에서도 자신들의 지역구가 흔들리지 않고 지켜질 것인가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의 핵심 세력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왔던 것 때문에 당원들이 자신들을 견제하고 감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당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당원들이 힘을 발휘하고 거기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반응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희망이 없을 것이고 결국 버림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도 "국민의힘이 쇄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대구의 중진들은 경선을 했을 때 후유증이라든가 대구경북 정치권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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