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함께 음악을 만들어갈 때 더 큰 재미 느껴"
[한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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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은 양주시립합창단 피아니스트가 정기연주회가 열린 지난 1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
| ⓒ 한기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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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창단원과 함께 요하네스 브람스의 <사랑의왈츠> 18곡 전곡을 연주한 지휘자 지현정과 두 명의 피아니스트. |
| ⓒ 양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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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블릿PC에 나타난 악보를 들여다보고 있는 김수은 피아니스트. 공연 전 거의 언제나 그날 연주할 곡을 암보한다. |
| ⓒ 김수은 |
"밤새 작곡가의 악보를 두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의 해석을 공유하며 음악적 구조를 분석하는 과정이 제게는 너무도 흥미롭고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합창단, 성악가와 함께하는 반주 작업은 예술적 성취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 그 성취감이 독주와는 또 다른 특별한 감동을 줍니다."
'합창단 피아노 반주자'라는 역할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 역할을 수행하면서 종종 어떤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까. 반주자는 지휘자와 함께 음악의 흐름과 템포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단원들의 목소리를 화성과 리듬으로 백업한다.
김수은은 "무대 위에서 지휘자와 단원들이 저를 필요로 한다는 느낌, 그 안에서 음악의 흐름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성취감이 피아노 반주자가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종종 '불협화의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지휘자, 단원들과 호흡이 맞지 않으면 신경은 예민해진다. 감정과 에너지를 섬세하게 나눠야 하는 일이라 균열은 상당한 갈등과 고통을 수반한다.
시립합창단이 양주라는 지역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지닌다고 그는 생각할까. 주민에게 다양한 레퍼토리의 음악을 들려줘야 하는 것이 합창단의 책무일 것이다. 전문성과 대중성의 적절한 배분과 조화가 필요하다. 지휘자가 늘 탐구해야 할 영역이면서, 반주자 역시 늘 직면하는 고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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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은 피아니스트는 템포가 단순히 빠르기의 문제가 아니라 곡 전체의 구조와 감정, 하모니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
| ⓒ 양주시 |
'템포'가 중요하다는 그의 설명은 당연하면서도 신선하게 느껴졌다. 지휘자는 손의 움직임으로 템포를 지시하며, 반주자와 합창단은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여 일사불란하게 반응해야 한다. 템포는 단순히 빠르기의 문제가 아니라 곡 전체의 구조와 감정, 일체감, 하모니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그는 강조했다.
공연을 준비할 때 지휘자와 의견이 다를 경우 과연 반주자는 그 차이를 어떻게 조율해야 할까.
"반주자로서 저는 지휘자의 디렉션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스스로를 '하얀 도화지'라고 생각해요. 그가 칠하는 색깔에 저는 늘 동의합니다. 그건 반주자의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주할 때, 장르별로 섬세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을 것이다. 그는 어떤 장르든 가장 중요한 건 '작곡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전부터 현대 음악까지, 악보에 담긴 작곡자의 메시지를 최대한 충실히 재현하려고 노력합니다. 대중음악이나 편곡이 많이 가미된 곡들 역시 원작자와 편곡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정기연주회 레퍼토리 브람스 '사랑의 왈츠' 합창에서는 네 손 반주가 사용된다. 김수은과 객원으로 초대된 배진선이 네 손 반주를 맡았다. 브람스가 네 손 반주를 이 곡에 적용한 이유는 당대 가정용 음악의 유행 풍조와도 관련이 깊다. 원래 이 곡은 남녀 혼성 4중창으로 작곡되었다. 네 손 반주는 혼성 4중창과도 잘 어울리는 주법이다. 김수은은 네 손 반주의 '음악적 효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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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정기연주회에서 양주시립합창단은 춤과 노래로 객석을 가득 메운 양주시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
| ⓒ 양주시 |
반주자로서 기억에 남는 '위기의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그는 "야외 연주는 늘 변수가 많아서 긴장 속에서 연주하게 된다"고 말했다. 바람에 악보가 넘어간 적도 있고, 너무 더운 날씨 때문에 악보를 보여주는 태블릿이 꺼져버린 적도 있었다.
그리고 건반 위로 벌레가 기어다녔던 야외 공연의 기억도 있다. 공연 전 대부분의 곡을 외워두기 때문에,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연주를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양주시립합창단의 특성과 강점을 물었더니 그는 '젊음'이라고 말했다.
"음악도 젊고, 생각도 젊고, 어떤 시립합창단보다 단원의 평균 연령도 젊어요. 그래서 고전 합창음악부터 팝, 재즈, 국악, 뮤지컬까지 다양한 장르를 유연하게 소화해낼 수 있습니다. 연습 분위기 역시 수평적이고 자유로워요. 각자의 음악성을 대담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게 우리 합창단의 매력이자 강점이죠."
덧붙이는 글 | 글쓴이 한기홍은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공채 24기)에 입사했다. 이후 월간중앙에서 오랜 기간 기자로 일했다. 사회팀장, 정치팀장을 거쳐 선임기자로 다양한 분야 인물 인터뷰 기사와 탐사보도에 참여했다.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여러 현상을 세계사적 흐름과 견줘보며, 여러 인물 간의 조화와 긴장관계를 들여다보고 싶은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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