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데크만 깔아대는지"... 서산시 추천 관광지의 실상

김선영 2025. 7. 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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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관광정책팀 추천 '가볼 만한 장소' 4곳, 방치된 시설과 부족한 인프라로 관광객 외면

[김선영 기자]

충남 지역의 풀뿌리 언론사 연대모임인 충남지역언론연합의 공동기사를 위한 사전 취재를 진행하기 위해 서산시 관광정책팀에 '여름에 가볼 만한 서산의 명소' 네 곳을 추천받아 직접 방문했다. 하지만 여름철 관광 수요를 고려해 제안된 범머리길, 웅도, 황금산, 삼길포는 기대와 달리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기대보다 실망, 서산시 관광지 실태
 범머리길 입구
ⓒ 김선영
 범머리길 산책로가 끊어진 길. 도로에 나와 마주친 닭똥 더미
ⓒ 김선영
첫 번째로 방문한 가로림만 범머리길. 입구에 설치된 두 마리의 조형 호랑이가 반겨주었지만, 그 뒤에는 실망이 기다리고 있었다. 좁고 굽은 시골길을 따라 10분 남짓 걷다 보면 도로와 맞닿은 산책로에 이르게 된다. 부서지고 흔들리는 계단과 길목에 쌓인 닭똥더미에서 나는 악취는 첫 인상부터 불쾌감을 자아냈다.

시 관계자는 "최근 담당 직원이 정비했다"고 설명했지만, 현장 상태는 그와 거리가 멀었다. 산책로는 중간중간 사유지로 끊어져 있고 도로와 교차하며 이어졌다. 풀은 성인 허리까지 자라 있었고, 그늘 하나 없는 구간은 걷기에도 불편하고 위험해 보였다.

인근 주민은 "요즘 이 길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길이 '추천 관광지'로 소개된 현실은 홍보와 실제 콘텐츠 사이 큰 간극을 드러냈다.
 공사 중인 웅도 데크길
ⓒ 김선영
 끊어진 데크길
ⓒ 김선영
다음으로 웅도를 찾았다. 웅도는 "물이 빠지면 마치 유배지 같다"는 한 주민의 말처럼 고요함을 넘어 적막감이 감돌았다. 다리는 확장 공사 중이었고,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데크길은 공사로 중단된 상태였다. 현지 주민들은 "펜션용 별장으로는 적합할 수 있지만, 관광객이 일부러 찾아올 곳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금산 입구 식당
ⓒ 김선영
황금산은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관광버스 수십 대가 몰릴 만큼 인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그 방문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삼길포 역시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우럭 축제 등 지역 행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본적인 관광 편의시설조차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특히 무더위를 피할 최소한의 그늘도 마련되지 않아, 관광객 편의를 위한 배려가 부족해 보였다.
데크에 집착한 행정
 웅도 데크길
ⓒ 김선영
 범머리길 산책로
ⓒ 김선영
시민들 사이에선 이른바 '데크 행정'에 대한 피로감이 확산되고 있다. 성연 테크노밸리 인근의 데크길은 산책 수요가 있어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있지만, 그 외 대부분의 데크길은 사실상 '텅 빈 길'로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성연천을 따라 성연면 행정복지센터 방향으로 이어지는 구간, 풍전저수지, 잠홍저수지 데크길 등도은 평소에는 인적이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홍저수지 데크 조성에는 86억 원이 책정돼 있다. 최근 조성된 중앙호수공원의 '해뜨는 서산 데크'(어울광장) 역시 시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돼 논란을 일으켰다.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과 함께 "또 다른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시민은 "사람도 안 다니는 길에 왜 자꾸 데크만 깔아대는지 모르겠다"며 "해뜨는 서산이 아니라 데크 서산 같다"고 일갈했다.

서산시는 국제 크루즈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크루즈 관광객이 머무를 만한 콘텐츠나 체험시설, 숙박 인프라는 여전히 빈약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한 시민은 "볼 것도, 머물 곳도 없는데 무슨 국제 관광이냐"며 "자녀와 함께 머물 만한 숙소도 마땅치 않고, 젊은 세대를 위한 콘텐츠도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의 눈은 속일 수 없다
 삼길포 회 뜨는 서산
ⓒ 김선영
서산에는 연중 크고 작은 축제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젊은 층이나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실질적인 콘텐츠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재료 소진으로 행사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조기 종료된 적도 있었다"는 증언처럼,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시민들은 "진짜 필요한 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관광 인프라"라며 "거미줄 치고 방치된 시설들이 한둘이 아니다. 유지·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또 다른 시설을 만드는 건 시민 세금 낭비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서산이 진정한 관광 도시가 되기 위해선 외형보다 내실이 우선돼야 한다"며 "시민과 함께 만들지 않은 정책은 시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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