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제로 쓰러져 가는 현장을 멈추기 위한 인천공항 노동자들의 투쟁

유청희 2025. 7. 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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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성영일 운송지회장, 이동진 운송사무장, 인천공항지역지부 오명훈 조직부장 인터뷰

[유청희]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한국을 떠나고 돌아오는 사람들의 생기로 가득한 인천국제공항. 24시간 멈추지 않는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시간은 공항 운영에 맞춰 연속 야간노동을 하는 교대제로 구성된다.

올해 3월 15일, 29세 노동자가 야간 근무 중 사망했다. 같은 달 19일과 20일 두 노동자가 또 쓰러졌다. 수 년째 현행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로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합의 후에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연속 야간노동으로 동료 노동자가 쓰러지는 현장을 멈추기 위해, 지난 6월 17일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교대제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6월 23일, 셔틀 트레인 유지·보수 업무를 하는 이동진 운송지회 사무장과 탑승교 유지·보수 업무를 하는 성영일 운송지회 지회장, 그리고 인천공항지역지부 오명훈 조직부장까지, 공항노동자 세 사람을 만났다. 4조 2교대제로 변경해야, 인력 충원이 있어야 노동자들이 쓰러지지 않고 일하며 살 수 있다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왼쪽부터 인천공항지역지부 오명훈 조직부장, 성영일 운송지회 지회장, 이동진 운송지회 사무장
ⓒ 유청희
24시간 돌아가는 공항, 빼앗긴 노동자 건강권

운송지회에는 수하물, 셔틀트레인 유지·보수, 자기부상열차, 승강(엘리베이터), 탑승교 유지·보수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이 중 하나라도 멈추는 날에는 공항 업무 전체가 멈출 수밖에 없다. 셔틀트레인 유지·보수 노동자들은 공항 내 수속과 탑승 구역을 왕복하며 승객들을 나르는 무인 경전철의 원활한 운행을 위해 상시 대응한다.

탑승교 유지·보수 노동자들은 공항 탑승구에서 기내까지 이어주는 탑승교를 수리하고 점검한다. 24시간 출동에 대비해 대기하고 문제가 생기면 출동하는데, 주간에는 장비 교체 같은 시설 개선 업무를 하고, 탑승교 접·이현 때 장애가 발생하면 즉시 출동해 문제를 해결한다. (비행기와 탑승교를 연결하고 분리하는 업무는 다른 자회사 노동자들의 업무다.)

이동진 (아래 '이') : "무인 운행이지만 운행 중에 갑자기 서버리면 승객들 발이 묶이니까 직원들이 탑승합니다. 한 명씩 타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수동 운전을 해요. 그리고 열차를 교체 투입합니다. 교체된 열차는 야간에 정비하고요. 큰 고장이면 밤에 쉬지 못하고 계속 정비하기도 해요. 열차 네 대가 24시간 운행하는데, 2대는 운행, 1대 비상대기, 1대는 정비하면서 이게 반복되죠. 1개 조가 18명이고 전체 54명이 1터미널, 2터미널, 탑승동에 나뉘어 일합니다."

교대제 노동을 하는 인천공항 노동자들의 노동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비행기 운항 때문에 공항이 24시간 굴러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지금보다 야간노동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 인천국제공항은 2017년부터 제2여객터미널 확장을 시작해 2024년 12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개항 직후부터 이용객이 급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설 유지·보수 업무는 개항 이후부터 이미 늘어나 있다. 공사는 승객이 급증한 것은 아니기에 인력 충원이 필요 없다고 말한다. 지금 노동조합에서 요구하는 4조 2교대 외에도 건강한 노동환경 조성을 위한 노동시간은 어떻게 바꿔볼 수 있을까?

성영일(아래 '성')
: "비행기가 다닐 때는 시설물 점검을 못 하니까 유지·보수는 비행기 운항이 없는 야간 위주로 해요. 주간에는 운행하다가 고장이 나면 장애 처리하고 야간에는 고치고 점검하면서 24시간 굴러갑니다. 비행기를 야간에는 최소한만 일하고 주간으로 되도록 돌리는 게 좋은데, 최대한 비행기를 많이 받아야 하니까 어렵습니다."

: "인력이 가장 큰 문제예요. 저희가 요구하는 4조 2교대로 바꾸려면, 그러니까 야간노동을 줄이려면 인력증원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최소한만 채용해요. 적절하게 인력 채용이 되지 않으니까 한 명이 쉬게 되면 나머지가 메꿔야 하고, 악순환이 반복되죠."

: "탑승교 업무의 경우, 1터미널만 운영할 때 인원이 52명이었어요. 지금은 2터미널까지 운영하니 탑승교가 늘어나 업무량이 2배가 됐거든요. 일이 두 배면 사람도 104명이 돼야 하는데 인원은 79명밖에 되지 않아요. 공사에서는 승객이 분산될 거고, 2터미널 확장 운영 전이니까 영향이 적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설비를 오픈하면 승객 유무와 상관없이 일하게 되거든요. 그리고 맨 처음 개항했던 활주로와 터미널은 개항한 지 24년, 그다음 단계로 확장했던 시설은 이제 17년이 되어서 설비도 낡았고 수리도 잦아요. 그만큼 인력도 더 필요한데 고려하지 않아요."

퇴근 9시간 만에 출근한 후 연속 야간노동까지

최근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노동자들은 연속 야간노동을 해야 하는 날에는 아침 9시에 퇴근해 저녁 6시에 출근해야 하는 노동 현실을 알렸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들은 실제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퇴근하지 못하고 공항 휴게실에서 쉬다가 다시 출근한다고 한다. 피로가 풀릴 시간도 공간도 보장되지 않는 날, 노동자들의 상태는 어떠한지 물어보았다.

: "현재 '주주야야(비휴)' 교대제를 하는데요. 다들 야간 근무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낮에 자고 출근을 하는 식인데, 야간 둘째 날 특히 힘들어해요. 밤에 깨어있는 것 자체가 부담을 주고, 또 야간 업무를 하면서 긴장해야 하는 것도 있고요. 그렇게 무리하다 보니까 3월에 한 명은 출근 전에 뇌출혈로 쓰러지고, 다음날 또 한 명이 쓰러진 일이 있었습니다."

: "그러다 보니 사고가 상당히 빈번하게 일어나요. 토목 업무를 하거나, 중량물을 옮기다가 손가락이 껴서 절단되기도 해요."

: "야간노동을 연이틀 할 때는 집이 멀면 집에 안 가고 공항 안에서 지내요. 푹 잘 수가 없으니까 이틀 동안 깨어있게 돼요. 회사는 야간근무에 휴게시간을 주고 있다고 하는데, 자는 게 자는 게 아니에요. 생체 리듬이 완전히 깨집니다. 직원 휴게실에 누워도 소음 때문에 편히 잘 수가 없어요. 휴게실이 보통 지하에 있는데, 햇볕도 들지 않고 습한데다 소음까지 있거든요."

2025년 2월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와 3개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의 산업재해 현황을 비교했을 때, 인력은 자회사가 2배 많은데 산업재해는 11배나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속 야간노동을 하는 자회사 노동자들의 열악함이 산업재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뇌출혈로 인한 병가 후 복귀한 한 노동자는, 인력 부족으로 복귀한 지 일주일 만에 야간에 연장근무까지 해야 했다.

: "모회사는 사무직이 대부분이고 자회사는 대다수가 현장직인데요. 공항공사는 4조2교대 하고 있어요. 저희는 인력도 부족한데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공항공사에서 평가하고, 임금을 하락시킵니다. 오직 비용만 생각하니까 자회사 노동자들이 더 아프고 다칠 수밖에 없죠."

: "저희가 2018년에 용역업체 소속에서 자회사로 바뀌었는데요. 공항공사에서 하는 모든 복지는 사내 복지기금에서 운영하게 되어있어요. 사실 자회사에 예산이 투입되는 것과 정직원 복지 예산이 직접 연결되는 게 아닌데 마치 자회사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정규직 복지가 줄어드는 것처럼 말하는 게 있습니다. 전에는 용역업체를 쥐어짜면 비용이 줄어들었는데 이제 자회사에는 그렇게 못 하니까 공사에서는 손해난다고 하면서요.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에 제로섬 게임처럼 되어버리는 거죠."

"이렇게 일하다가 도미노처럼 쓰러질 것 같아요"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조합원들이 쓰러지는 현실을 막기 위해 과로로 인한 뇌심혈관계질환에 대한 산업재해 신청을 하면서 현실을 알리고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교섭에서 실질 권한이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4조2교대 이행을 끌어내는 것 역시 앞으로 할 일이다. 노동자들이 더 쓰러지기 전에, 세계 최고 공항이라는 자랑에 걸맞게 노동자 건강권 보장 또한 함께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 "2020년에 노·사·전(전문가) 논의해서 4조 2교대 협의를 했어요. 자회사 운영 관련한 논의를 한 거죠. 그런데 공항공사에서는 모른 척하고 있는 겁니다. 23년에 '25년 1월부터 전면 4조 2교대 시행' 합의를 했어요. 계속 지연시키고 있다가 교섭노조가 바뀌면서 무산돼 버렸어요."

"노동조합은 공사를 상대로 투쟁하고 있어요. 실질 권한이 공사에 있기에 자회사에 기대하는 게 없죠. 지부에서 요구하는 것은 4조 2교대제인데 그게 가능하려면,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인력 증원이 무엇보다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증원 계획은 말하지 않고 현재 인원을 쪼개서 조를 짜라고 하고 있어요. 이렇게 교대제로 일을 하다가 어느 순간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것은 아닌지, 저희는 너무 불안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노동안전보건 월간지 <일터> 7월호에도 게재됩니다. 이 글의 필자인 유청희 님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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