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참패·무더운 날씨, 북중미 월드컵 '숙제' 어떻게 풀까?

곽성호 2025. 7. 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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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막대한 상금 내세웠지만, 관중석 텅텅 비어... 북중미 월드컵에 필요한 것

[곽성호 기자]

 첼시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5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 국제축구연맹
개편 확대된 클럽 월드컵이 1달 간의 여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1년 앞으로 다가온 북중미 월드컵 대회에 많은 숙제를 안겨줬다.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매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미국 클럽 월드컵' 결승전서 상대적으로 열세한 전력이던 첼시가 '트레블' 위엄을 뽐내던 PSG를 상대로 3-0 완승을 챙기며, 우승 트로피를 입에 맞췄다. 이로써 첼시는 축구 역사상 모든 메이저 트로피를 획득한 첫 번째 클럽을 달성했다.

이렇게 확대 개편된 이후 첫 클럽 월드컵 무대가 종료됐는데, 국제축구연맹은 상당한 숙제를 안았다.

'텅텅 빈 관중석→가격 인하' 흥행 참패
 클럽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미국 매트라이프 스타디움
ⓒ 국제축구연맹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부분은 바로 흥행에 대한 문제다. 클럽 월드컵은 1년에 한 번씩 대륙 챔피언들을 한 장소에 모여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렀던 대회였다. 하지만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은 욕심을 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대항마를 만들고 싶어 했고, 4년에 한 번씩 32개 팀이 참가하는 포맷으로 변화한다고 예고했다.

클럽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휴식기가 짧아진다는 이유였다. 6월과 7월 중순까지 대회를 마치면, 곧바로 시즌 준비까지 채 한 달이 남지 않고 부상 우려가 상당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대한 상금으로 이 불만을 잠재웠다. 참가비용으로만 최소 358만 달러(약 52억 4000만 원)에서 3819만 달러(약 559억 5000만 원)를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인판티노 회장을 통해 확대 개편된 클럽 월드컵은 개막부터 저조한 인기를 보여줬다. PSG, 맨체스터 시티, 레알 마드리드 등과 같은 인기 팀의 경기가 아니라면, 7~8만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곳곳이 텅텅 빈 모습이 보였다. 상대적으로 미국과 세계 팬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낮은 아시아·아프리카 팀들의 경기장은 확연하게 티가 났다.

실제로 아시아·한국 대표로 참가한 울산의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와 맞대결에선 총 3412명이 경기장에 입장해 조별리그 최저 관중 수를 기록했다. 비교적 세계 인기를 끌고 있는 도르트문트(독일)전서도 8,239명으로 최저 관중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지 매체 < ESPN >은 "조별리그 48경기서 공식 수용된 인원의 약 56.7%가 채워졌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FIFA는 AP 통신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의 구체적인 수용 인원을 공개하지 않았다"라며 흥행 참패에 대한 부분을 꼬집었다. 축구가 아닌 '미식축구'가 익숙한 미국 땅에서 당연한 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시간 편성도 상당히 문제였다. 연맹은 인기와 세계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미국 현지 시각이 아닌, 유럽 팬들의 편의를 맞춰 편성했다.

그 결과 오후 12시, 오후 4시에 경기가 시작됐다. 그 결과 미국 현지 사람들이 직장, 학교에서 일과를 보내고 있을 때 경기가 열렸고, 이는 역대급 흥행 참패로 이어졌다. 시간에 이어 티켓 가격도 아쉬웠다. 연맹은 이번 대회에서 팬들의 수요를 측정하여, 가격을 매기는 '다이나믹 프라이싱'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도 일부 시행하는 제도로, 인기 경기에는 값이 올라가고 비교적 인기가 낮은 구단과의 맞대결은 가격이 내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경기장이 텅텅 비자, 연맹은 부랴부랴 가격을 인하하기 시작했고 대표적으로 첼시-플루미넨시의 4강전을 앞두고는 가격을 무려 97%나 내렸다.

결국 상당한 관심을 받아야 하는 이 경기의 가격은 473.9 달러(한화 65만 5천 원)에서 13.4 달러(한화 1만 8천 원)까지 내려갔다. 다른 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알힐랄-플루미넨시(8강), PSG-레알 마드리드, 첼시-파우메이라스 등과 같은 매치 업도 피할 수 없었다. 가격 인하도 마찬가지지만, 대회 이전 비싼 값을 치르고 티켓을 샀던 팬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영국 매체 <가디언>은 "관중 수요에 따라 가격을 실시간 조정하는 전략은 상업적으로 합리적일 수 있으나, 팬 심리와 브랜드 가치 하락 우려와 대회 운영 신뢰성 측면에서는 FIFA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라고 지적했다.

'무더운 날씨→망가진 잔디' 경기 질 저하 '우려'
 마멜로디 선다운스와 1차전 직전 뇌우로 경기가 중단됐던 울산HD
ⓒ 한국프로축구연맹
흥행과 관련된 지적이 이어진 가운데 미국의 무더운 날씨도 발목을 잡았다. 대회가 열린 6월과 7월은 미국 현지에서 가장 뜨거운 기간이다. 한낮 기온이 무려 30도를 훌쩍 넘기며, 다수 지역은 33~36도까지 치솟으며 체감 온도는 40도에 육박하기까지 한다.

현지 매체 CBS는 조별리그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달 25일 "역대 가장 광범위한 폭염 경보 사태 중 하나로, 중서부에서 북동부까지 주요 인구 중심지가 며칠 동안 심각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보도한 바가 있다.

또 미국 국립기상청은 폭염 위험도를 나타내는 극한 열 위험 지수가 최고 단계인 4등급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이 우려는 현실이 됐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낮에 선수들은 뙤약볕에서 경기를 치러야만 했고, 상당한 불만을 가져왔다. PSG 엔리케 감독은 조별리그 1차전 종료 후 "경기는 분명 기온의 영향을 받았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무더운 날씨로 인한 질 낮은 잔디 문제도 있다. 연맹과 미국 현지는 이번 대회와 북중미 월드컵을 위해서 기존 인조 잔디가 깔려있던 경기장을 천연 잔디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대회 결승전이 열렸던 매트라이프 스타디움에는 인조 잔디 대신 현지 날씨에 맞는 난지성 잔디를 이식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하지만, 매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뛴 선수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파우메이라스 소속으로 포르투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렀던 이스테방은 경기 종료 후 "공이 구르는 속도가 느려, 경기 속도를 유지하는 데 방해됐다"라며 비판했다. 이에 더해서 다른 경기장에서 뛴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역시 "이곳 잔디 상태는 너무 별로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국제축구연맹은 이번 클럽 월드컵 무대를 축구 인기를 높이는 기회와 함께 내년에 있을 북중미 월드컵 '예행' 연습으로 준비했다. 하지만 많은 숙제와 수정해야 할 부분을 남겼다. 미국 내에서 인프라와 대회를 진행할 능력은 충분해 보였지만, 흥행 참패·무더운 날씨·낙뢰로 인한 불만들이 속출했다.

과연 이런 문제점들에 대한 보완책을 1년 앞으로 다가온 북중미 월드컵 무대서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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