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복 수사 단서 못찾자 전형적 별건 확대... 서원대로 불똥
[민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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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지검 현관문 |
| ⓒ 연합뉴스 |
결국 전년도 5월 최병한 검사가 내사에 착수해 3월 종결한 사건을 되살린 검찰은 윤석위 사장을 구속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언론의 비판 보도에 대한 보복 수사'라는 비난에 직면했고, 이를 모면할 명분을 찾는 것이 시급했다. '보복 수사'라는 근거는 너무 분명했다. 수사 개시 시점, 충청리뷰 주주들에 대한 전방위 수사,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광고주 전수 수사 등. 이로 인해 검찰의 비판 언론에 대한 보복 수사 비난은 지역 시민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점점 확산됐다. 전국 언론의 취재 보도도 이어지며 사회 이슈로 커져 갔다.
11월 들어 검찰의 충청리뷰에 대한 직접적 수사는 잠잠해졌다. 더 이상 수사할 대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수사 방향이 윤석위 대표와 연관된 서원대학교 김정기 총장을 향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시민운동 등을 통해 윤 대표가 김 총장과 친분을 쌓아온 데다 윤 대표 구속의 빌미가 된 것이 서원대가 발주한 공사였기 때문이다.
윤 대표가 구속된 지 한 달도 채 안 돼 소문이 사실이 됐다. 수사 개시 명분을 세워줄 혐의를 찾지 못한 검찰은 서원대 도서관 공사의 원도급 업체인 서울 LG건설 직원들을 소환, 윤 대표의 개인 회사인 (주)이건이 부분 하도급을 받은 경위에 대해 수사를 확대했다.
검찰의 전형적인 별건 수사 방식이다. 윤석위 대표 구속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서원대학교 수사로 향하는 서막이었다. LG건설·금호건설 관계자 3명을 구속했다.
결국 검찰은 11월 12일 도서관 신축공사 과정에서 담합 입찰 등을 지시한 혐의로 김 총장을 전격 구속했다. 김 총장은 LG건설에 공사를 준 뒤, 충청리뷰 발행인이자 이건건설 윤 대표에게 12억 원 상당의 토목 공사를 주도록 입찰 담합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학교 사상 가장 큰 공사여서 도급 순위 20위 안 업체 가운데 부실 기업을 제외한 5곳을 선정해 입찰, 공사를 잘 마무리 하도록 하라는 지시였을 뿐 "이라며 부인했지만 소용없었다.
검찰은 윤 대표와 김 총장의 잇단 구속이 별개의 사건이라고 밝혔지만 충청리뷰의 비판 기사에 대한 보복 수사의 연장선이라는 항간의 의혹은 지울 수 없었다. 이미 이 학교 모 교수의 진정으로 총장과 관련자들의 계좌 추적 수사까지 벌여 혐의점을 찾지 못했던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금품 수수 등 비리가 드러나지 않은 마당에 대학 입시를 앞둔 현직 대학 총장을 구속하는 수사는 특정 목적을 배제하고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한겨레신문은 이에 대해 <검찰 왜 이러나>란 사설을 통해 비난했다.
검찰이 (충청리뷰 대표)윤씨의 건설 회사가 참여한 서원대 도서관 신축 공사와 관련해 김정기 총장마저 입찰담합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한 사실을 보면 충청리뷰에 대한 보복수사 비난을 피하기 위한 가능성이 크다. 검찰이 주장하는 입찰 담합을 지시한 수준의 혐의만으로 현직 대학 총장을 구속한 것은 표적 수사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검찰이 언론의 비판에 보복을 가하기 위해 과잉수사를 하고, 보복수사 의혹을 피하기 위해 대학총장마저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면, 그것은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피의자를 고문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짓이다. 검찰권은 국민의 신뢰속에서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2002년 11월15일자 한겨레신문 사설,<검찰 왜 이러나>중)
김정기 총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무리했다는 사실은 1년여간 진행된 재판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엉성한 공소사실로 인해 의도된 끼워 맞추기 수사라는 냄새가 짙게 풍겨 일찌감치 무죄 가능성이 점쳐졌다.
앞서 검찰은 금품 수수 가능성도 언론에 흘리며 몇 차례에 걸쳐 김정기 총장을 비롯한 가족 및 측근들에 대한 계좌 추적을 광범위하게 벌이기도 했다.
검찰이 충청리뷰와 싸우는 과정에서 윤 대표의 혐의를 추가함으로써 충청리뷰에 대한 수사 비난을 차단하려는 방편을 찾다가 시작하게 된 무리한 수사였다. 윤석위 사장을 도덕적으로 더 몰아넣으려 한 것이고 그래서 윤 사장도 업무상 배임이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결론은 무죄였다. 1심 무죄 판결 이후 오기 어린 검찰의 상고심 모두 한결 같았다. 재판부는 "공사 입찰 자체가 존재했다고 보기 어렵고, 하도급 조건으로 공사를 발주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판시했다. 이는 청주지검이 충청리뷰 수사에 대한 들끓는 비난 여론을 막아보기 위해 그 연관성을 찾으려 무리하게 현직 대학 총장까지 구속했다는 세간의 믿음을 법적 확인한 것 뿐이었다.
보복 수사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대학 총장을 표적으로 삼은 무고한 검찰 수사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어야 했는지는 간과 되었다는 사실이다. 서원대 도서관 신축 공사를 한 건설사 관계자, 서원대 담당 과장 등이 구속됐고, 관련 직원 20여 명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신입생 입시를 앞둔 서원대의 유무형 피해는 오죽했겠는가. 최고 지성 현직 대학 총장으로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던 김 총장이 판사의 질문에 답변하다 "참담할 뿐입니다. 정말 참담할 뿐입니다"를 연발하며 주저 앉던 모습은 지금도 '어이없는 법화(法禍)'의 장면으로 잊히지 않는다. 무죄 선고가 뭘 보상해주나? 검찰은 어떤 사과도 책임도 지지 않았다.
"기소당하면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아도 인생이 절단난다."
평생 검사로 살아왔고 검찰총장까지 지낸 윤석열이 대선 후보시절인 2021년 10월 국민의힘 서울캠퍼스 개강 총회에서 한 말이다. 검찰권이 지니는 공적 무게감과 날선 양날의 칼 같은 위험성을 토로한 것이다. 이 위험성을 제거하는 것은 의도하거나 잘못된 수사와 기소가 함부로 일어나지 않도록 검찰 권한을 축소하는 개혁을 이루는 일이다.
김 총장은 1, 2심 무죄에도 검찰이 스스로 예견하면서도 상고를 감행하는 것을 보고 언론에 기고한 <검찰총장에게 드리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엉뚱하게도 용기있고 정의로운 이 지역 주간지의 기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충청리뷰>는 청주지검의 인신구속 양산과 군림하는 검사들의 작태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발끈한 검찰이 신문 발행인을 포함하여 광고주까지 뒤졌으나 이렇다 할 성과가 없자 발행인이 저희 학교 미래창조관 토목공사에 참여한 점을 포착해, 그 수사의 방향을 검은 돈의 거래라는 건설비리 쪽으로 틀어버렸습니다.
먹지 않은 돈이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검찰은 찾고 뒤지고 족쳤습니다. 유능하고 정직한 과장이 구속되었고, 검찰에 불려간 20여 명의 직원 가운데 실어증 환자가 생겼는가 하면, 어느 부모는 자식의 행방불명을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저는 뇌물수수에서 배임혐의로 축소되었습니다. 원서접수 기간만 구속을 피해 달라는 호소가 거절되었을 때, 교육자의 양심을 걸고 검은 돈과 무관함을 역설하는 저를 깡패 두목으로 비유할 때, 검사들의 그 모습이 왜 그리 왜소해 보였을까요.
검찰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존재다.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기관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놈이 없는 세상인데,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겁나는 것이다. 검찰의 충청리뷰에 대한 보복 수사가 대학 총장 구속까지 이어지자 지역 사회에 짙은 두려움을 드리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산학연 코리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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