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을 제1야당으로 상대하는 이 대통령, 운 좋은 것 같아"
[이영광 기자]
이재명 정부가 지난 3일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임기 초인 만큼 국정 지지율도 60%를 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선 당시 높은 비호감도를 기록했던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통합 메시지를 던지며 기대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이에 지난 12일,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위원장과 개혁신당 최고위원을 지낸 정치평론가 조대원씨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정부 한 달 평가와 야권 상황에 대한 분석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
|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3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 ⓒ 연합뉴스 |
"무난하게 출발한 것 같아요. 윤석열 정부의 실패를 교훈 삼아 튀지 않게, 조용히 국정을 이끌려는 모습이 보여요.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아무리 잘해도 이미 마음을 닫은 반대 진영이 30% 정도는 되기 때문에, 지지율이 70%를 넘기긴 어려울 겁니다.
지난 11일 나온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취임 후 1~3주 차까지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이번 주 처음으로 하락했어요. 오차범위 내라 의미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저는 지지율 상승의 동력이 다한 시점이라고 봐요.
당분간 60%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50%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큽니다.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기존 지지층을 견고히 하면서 중도층을 놓치지 않는 균형 잡힌 국정 운영이 중요하다고 보여져요."
- 과거엔 비호감도가 높았던 이재명 대통령, 이미지가 바뀐 걸까요? 아니면 오해였던 걸까요?
"사람은 쉽게 안 바뀌어요. 정치인은 더 그렇고요. 이 대통령을 싫어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싫어해요. 중도층에서도 상당수가 대통령과 민주당이 싫다고 얘기를 해요. 제 생각엔 이재명 대통령 이미지가 좋아졌다기보다는, 중도층이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봐요.
지금은 집권 초반이라 '일단은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보여요. 특히 야당인 국민의힘이 최악의 상태다 보니,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 철회가 곧 국민의힘 지지처럼 비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느슨하게 지지하는 중도층이 꽤 있다고 봅니다."
- 취임 30일 기자회견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큰 기대가 없었고, 결과도 무난했습니다. 민주당은 보수 정권보다 형식적으로는 유연한 면이 있어요. 전임 윤석열 정부의 언론 대응 수준이 낮았던 탓에 이번 기자회견이 더 돋보였던 거지, 감동적이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내용도 평범했고요."
|
|
| ▲ 김민석 국무총리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유임에 항의하며 농성중인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회장 등 농민단체 대표들과 면담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차라리 이런 청문회는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통과될 게 뻔한데, 국민에게는 피로감만 주잖아요. 청문회 제도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정책 분야는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되, 개인 신상 문제는 국회 내부에서 처리하거나, 문제가 드러날 경우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낙마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장관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는데, 낙마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은 누구입니까?
"통과 여부가 문제라면, 사실 아무도 위험해 보이지 않아요. 결국 다 통과될 거니까요. 이재명 대통령도 여러 의혹이 있었지만 결국 대통령이 됐잖아요.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지만, '이 대통령보다는 김 총리 후보자가 낫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대통령과 총리의 도덕적 기준으로 봤을 때, 장관 후보자들 중 낙마할 만큼 위험해 보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 보여요."
- 윤석열 정부 내각에 있었던 송미령 장관 유임은 어떻게 보세요?
"이재명 대통령이 아주 절묘한 인사를 했다고 봐요. '과거의 전력을 묻지 않는다. 출신과 배경, 심지어 나를 비판했던 사람들까지 모두 포용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죠. 동시에 '우리는 점령군이 아니라 국민의 선택을 받은 새 정부로서 국정 운영의 연속성을 보장하며 나라를 잘 이끌겠다. 과거 정권처럼 점령군 행세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농림부 장관 인사 하나로 명확히 보여주면서, 상당한 선전 효과를 거둔 셈이에요."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국무회의에서 배제한 결정은 어떻게 보세요?
"보수 진영에서는 이진숙 위원장이 잘 버티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그 행보가 과거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과 닮았거든요. 전현희 전 위원장도 임기 보장을 내세워 끝까지 버텼잖아요.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은 '전현희가 더 문제가 많았지, 이진숙이 뭐가 문제냐'는 생각이 팽배해요.
반면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서는 이진숙 위원장을 '천하의 나쁜 사람'이라고 비판하며, 전현희 전 위원장은 '당연히 해야 할 투쟁을 했다'고 주장해요. 결국 서로 입장이 다르다는 거죠. 아마 이진숙 위원장도 '물러나지 말고, 차라리 탄압받고 나와라'라는 메시지를 자기 진영에서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
|
| ▲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권남용 등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도착해 하차를 기다리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정점'으로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 특검팀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8일 내란우두머리 등 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지 172일 만에 재구속 기로에 서게 됐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이걸 보면서 느낀 건, 권력으로 진실을 덮을 수는 있어도 영원히 덮을 수는 없다는 거예요. 이재명 정부도 이 점을 반면교사 삼아야 합니다. 의혹이 있다면 정권을 잡았을 때, 털고 가는 게 현명한 처사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됐습니다. 그건 어떻게 보셨나요?
"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연히 재구속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보통 구속 수사는 혐의를 부인하거나 증거 인멸을 시도할 때, 또는 도주의 우려가 있을 때 진행되잖아요. 윤 전 대통령은 도주의 우려는 없지만,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길 경우 여러 무리수를 두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빠르게 구속하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합당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 윤 전 대통령은 사과나 입장도 내지 않았는데요.
"제가 봤을 때 그럴 양심이나 염치가 애초에 없거나, 아니면 현재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 심리상태가 아닌 것 같아요."
-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했는데요. 이는 12.3 내란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때보다 낮은데 어떻게 보시나요?
"정확히 갤럽 조사에 19% 나왔는데, 저는 이게 끝이 아니라고 보고 있어요. 지금의 국민의힘은 10%도 안 나와야 하는 게 정상입니다. 민주당 당원을 탈당한 지인이 '김문수 후보 교체 시도 사건'을 보고 완전히 국민의힘에서 마음을 접었다고 하더군요. '민주당이 싫어서 이재명은 못 찍겠다'는 사람들조차 '국민의힘은 아니다'라는 혐오감을 갖게 만든 거죠. 이 정당은 이미 정상적인 정당의 기능을 상실했어요."
- 그렇다면 국민의힘 지지율, 더 떨어질까요?
"재창당 수준의 인적 청산이 없다면 더 떨어질 겁니다."
|
|
| ▲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 ⓒ 남소연 |
"국민이 원하는 건 '107명 의원 전원 사퇴' 수준입니다. 그런데 권성동·권영세 정리도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혁신이라니, 말이 안 되죠.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도대체 누구에게, 어떤 사과를 했다는 건지, 그냥 짜증나고 허탈했어요. 불과 얼마 전까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를 두둔했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아무렇지 않게 몇 마디 말로 면피하려 하는 모습은 정말 가증스럽기까지 합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큰 죄를 지은 사람이 국민 앞에 나서서 용서를 구한다고 한다면, 적어도 국민이 바라는 수준에서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죠.
그런데 '우리 당원은 특정인에게 칼 휘두를 권한을 주지 않았다'며 권성동, 권영세 의원도 정리하지 못한다고 하잖아요. 당원들만 중요하고, 국민은 아예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제는 국민 세금 없이 자기 당원들끼리 돈 내고 당 운영 하면서 더는 국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언더 친윤' 논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언더 친윤'이라는 게 '숨어서 친윤한다'는 뜻인가요? 그게 사실이면 제정신이 아니죠. 저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치인을 '여의도 조폭'이라고 불러요. 이들은 국가 발전을 저해하고 국민들의 삶을 좀먹는 존재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나라의 발전과 안정을 위해서라도 빨리 퇴출시켜야 합니다."
- 앞으로 정치 전망은 어떻게 보세요?
"정당 해산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107석이라는 의석수를 갖고 있으며, 여전히 TK와 강남을 기반으로 견고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에요. 만약 제가 이재명 대통령이라면, 영향력도 없고 생명력도 다한 정당을 한 번에 없애는 것보다는 잘 관리해서 어용 정당처럼 활용하는 것이 정권 차원에서는 더 유리할 거라 생각합니다.
비례대표를 포함하면,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90%가 영남과 강남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기득권 세력입니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전국적으로 존재감을 가진 정치인은 전혀 없어요. 얼마나 인물이 없으면, '양두구육'해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었다고 눈물로 자백했던 이준석 의원을 다시 데려와서 전당대회에 세우자고 하겠어요?
지위와 권력은 있지만, 영향력과 존재감이 없는 정치인들과 정치집단의 무력하고 초라한 모습을, 우리는 현재 국민의힘을 통해 지켜보고 있어요. 이런 제1야당을 상대로 정치하는 이재명 대통령은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방심하거나 극도로 오만해지지 않는다면, 꽤 오랜 시간 동안 순풍에 돛 단 듯, 무난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힘 지지' 엄마에게 쏘아붙인 한마디... 후회한 뒤 내가 한 일
- [속보] 윤석열 강제구인 나선 특검 "3시반까지 조사실 인치 협조공문"
- 해명 도중 울컥한 강선우...국민의힘 "저 봐라, 감정 잡는다"
- '가난 때문에 배움 포기 않도록 하겠다'던 이 대통령, 1년 뒤 성남에서 한 일
- 서울 대신 세 번이나 고통받은 섬의 '쑥대밭' 연대기
- 폭염경보인데 냉기로 가득한 지장재 고갯마루
- 세월호 진상규명 약속한 대통령님, 이것부터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김영환 충북지사, 오송참사 추모주간에 시의원들과 술자리 '물의'
- 위험사회로의 진입, 정부 대응만으론 부족하다
-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영화계 실망 "모욕감 느낄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