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고치는 동안 '국조리 금지'한 중학교... 이런 문화 만들어가야"

윤성효 2025. 7.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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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학교급식소 폭염 대책 마련 촉구... "공문 내용 시행여부 지도·점검 해야"

[윤성효 기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4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중앙현관 앞에서 "폭염 속 인력부족, 과도한 노동, 급식노동자 다 죽는다. 급식노동자 인력충원, 교육청의 적극적인 폭염대응"을 촉구했다.
ⓒ 윤성효
"이러다가 과로로 다 죽겠다. 급식소 인력 충원하라. 각 학교는 여름철 폭염 대책 지금 당장 시행하라."

학교 급식노동자들의 외침이다. 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는 조리종사자들이 폭염으로 쓰러지는 속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지부장 박쌍순)가 14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중앙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촉구한 것이다.

노조는 최근 경남 거창에 있는 한 고등학교(공립) 급식소에서 벌어진 상황을 공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해당 학교는 기숙형이어서 하루 세 번 급식을 하는데, 지난 7일 전후 급식소 종사자들이 구토와 어지럼증 증상을 보이며 병원에 후송됐다. 일부는 아직도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모두 4명의 노동자가 온열질환 증상을 보였다. 10일 대체인력이 1명 투입됐고, 다른 1명은 업무에 복귀했다. 나머지 2명은 입원치료 중이다. 결원이 있는데도 학교는 정상 급식을 강행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조리실무사들이 여러 증상을 보이자 처음에 교육지원청은 세척시 락스 사용으로 인한 기화 현상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당일 락스 사용은 닭고기 담았던 통을 세척할 때만 소량 사용했고 1명만 해당 작업을 했다. 이후 학교 측은 가스 누출로 의심하고 점검했으나 이상이 없었고, 나중에 폭염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 학교에서 조식은 100명, 중식은 350명, 석식은 200명이 먹고 있으며, 영양사 1명과 조리사 1명, 조리실무사 5명이 정원이다. 조리사 1명은 기간제이고, 조리실무사는 무기계약직 2명과 대체 2명이다. 정원으로 따지면 1명이 부족하다.

노조는 "애초에 결원 상태로 운영한 것도 문제인데, 추가로 결원이 발생한 상태에서 급식을 운영했다. 조식조와 중석식조는 일주일마다 교대하나, 교대할 인원이 2명이 되지 않아 1명은 2~3주 연속적으로 조식부터 석식까지 12시간 근무하게 되는 상황이 된다. 즉 과도한 노동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심지어 4명이 동시에 질환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한 후에도 대체인력으로 2명이 결원된 상태로 계속 급식을 운영하고 있다"라면서 "원래 정원인 5명의 조리실무사 인원을 채워서 운영한 적은 한 번도 없으며, 한 명 결원 상태에다 기간제 대체인력이 절반을 차지하는 구조상 과도한 노동과 무리한 상황이 발생한다. 배식시간을 맞추기 위해 바빠서 급식종사자들은 식사를 제때 못하는 경우 비일비재하였고 퇴근 후에도 지쳐 쓰러지므로 저녁식사도 거르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거창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거창은 학교마다 조리사 등 급식소 종사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고,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많다. 해당 고등학교도 충원을 했다가도 3식을 하다 보니 노동강도 등으로 인해 그만두는 사례가 있었다"라며 "3식하는 학교에 대한 추가 수당 지원 등 대책이 필요한데, 도교육청과 협의해 나가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제대로 못 쉬고 고강도 압축 노동... 쓰러지지 않는 게 다행"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4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중앙현관 앞에서 "폭염 속 인력부족, 과도한 노동, 급식노동자 다 죽는다. 급식노동자 인력충원, 교육청의 적극적인 폭염대응"을 촉구했다.
ⓒ 윤성효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교 현장 사례들을 소개한 정은영 창원지회장은 "지금 급식소 내 온도는 40도가 넘고 습도는 80% 넘는 가운데 급식노동자는 목숨을 내어놓고 일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정 지회장은 "조합원에게 안부 전화를 해 '잘 지내시죠?'라고 물어보면 '환기개선 공사를 해 확실히 쾌적해요. 하지만 너무 더우니 석식 준비 하다보면 어지럽고 식은 땀이 난다'고 한다. 가만히 있어도 더워서 힘든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10시간을 고강도 압축 노동을 하니 쓰러지지 않는 게 다행이라 생각된다"라고 전했다.

그는 "창원의 한 학교는 환기개선공사를 했는데 식기세척기 근처에 에어컨이 없다. 식판을 받는데 어지럽고 구토를 할 것 같아 식기 세척기를 세우고 선생님을 불러 온도를 재어 보니 섭씨 38도에 습도 95%로 측정됐다"라며 "학교측에서는 이러다 사람 큰일 난다고 당장 업체 부르고 견적내 에어컨 공사를 하겠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자를 존중하는 학교가 있는 반면, 아직도 노동자의 안전을 뒷전으로 생각하는 학교가 많다"라며 일화를 들려줬다.

"한 학교는 점심 급식이 끝나고 식당 탁자를 닦고 바닥을 걸레질 하는데, 학교 관리자가 와서 앞으로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는 에어컨을 켜지 말라'고 끄고 갔단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무더위 시간대인데, 제대로 쉬는 시간도 없이 중식을 마무리하고 석식을 준비해야 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나. 과연 행정실, 교장실도 에어컨 끄고 일하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지만 곧 석식 준비를 해야 하므로 확인을 못했다고 한다."

정 지회장은 "아직도 노동자의 안전을 이야기할 때 돈을 먼저 계산하는 학교가 많다. 이대로 가다가는 더 이상 일 할 급식노동자가 없어 학교급식은 무너질 것"이라며 "지금 당장 고강도 장시간 노동 대책, 학교현장 폭염 대책을 제대로 실시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현재 학교 급식소는 '깔딱고개'로 넘어간다"

노조는 회견문을 통해 "현재 학교 급식소는 깔딱고개를 넘어가고 있다. 급식노동자들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숨이 턱에 차오른다"라고 했다.

이어 "학부모 민원과 학생들의 짚 높은 급식 요구로 인해 반찬 가지 수는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 급식 인력은 충원되지 않으니 적은 인력으로 죽기 살기로 일을 하고 있다. 이런 사태는 일어날 수밖에 없고, 특히 2식, 3식 학교에 시급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6월 중순 교육청의 폭염대책 공문이 학교 현장에 내려갔지만 공문을 내린 것으로 끝내선 안 된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시행하고 있는지 철저하고 꼼꼼하게 지도 점검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지역 한 중학교에서는 급식소 에어컨이 고장나서 고치는 기간 동안 국조리 금지, 대체식으로 변경, 식판 대신 일회용 접시 사용 등으로 즉시 급식방법을 변경했다. 정말 바람직한 조치였다"라며 "학부모들에게도 적극 안내해 공감대를 조성했다. 폭염에 아이들 밥을 책임지는 노동자의 고귀한 노동도 생각할 수 있는 문화를 교육공동체 모두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4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중앙현관 앞에서 "폭염 속 인력부족, 과도한 노동, 급식노동자 다 죽는다. 급식노동자 인력충원, 교육청의 적극적인 폭염대응"을 촉구했다. 박쌍순 지부장이 서미향 경남도교육감 비서실장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 윤성효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4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중앙현관 앞에서 "폭염 속 인력부족, 과도한 노동, 급식노동자 다 죽는다. 급식노동자 인력충원, 교육청의 적극적인 폭염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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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4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중앙현관 앞에서 "폭염 속 인력부족, 과도한 노동, 급식노동자 다 죽는다. 급식노동자 인력충원, 교육청의 적극적인 폭염대응"을 촉구했다.
ⓒ 윤성효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4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중앙현관 앞에서 "폭염 속 인력부족, 과도한 노동, 급식노동자 다 죽는다. 급식노동자 인력충원, 교육청의 적극적인 폭염대응"을 촉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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