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수사, '정치 보복' 아닌 '정의 회복'이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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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임종득 의원실을 압수수색하자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 보복이며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
| ⓒ 남소연 |
'정치 보복'의 정의에 대해서는 윤석열이 확실하게 밝힌 게 있습니다. 윤석열은 20대 대선 경선 TV토론에서 "누구를 딱찍어놓고 그 사람 주변을 1년 열 두달 계속 다 뒤지고 그러면 그거는 정치 보복"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윤석열의 말이긴 하지만 일정 부분 사실에 부합하는 바가 있습니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누군가를 표적 삼아 혐의가 나올 때까지 탈탈 터는 행위를 일반적으로 '정치 보복'이라고 규정합니다.
윤석열의 기준에 따르더라도 특검의 국민의힘 의원 수사를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는 건 억지에 가깝습니다. 특검 수사는 의혹이 없는 사람을 임의로 선정한 게 아니라 명백한 혐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윤상현은 지난해 공개된 윤석열 녹음파일에서 드러났듯이 공천관리위원장 당시의 행적이 의심스럽고, 출금 조치된 김선교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의 핵심 관련자입니다. 임종득 의원은 채 상병 외압 의혹의 시발점인 'VIP 격노설'과 관련된 안보실의 인사입니다. 문제를 따진다면 진작부터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수사를 뭉갰던 검찰의 직무유기를 탓하는 게 합당합니다.
내란 수사도 정치 보복과는 거리가 멉니다. 국민의힘은 12·3 불법계엄 해제 의결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 등에 대한 수사망이 죄어오자 '야당 탄압'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너무나 당연한 과정입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시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집단적으로 불참했는데, 이에 대한 경위 조사는 내란 특검 수사 범주에 포함돼 있습니다. 이 사건 역시 비상계엄 선포 때부터 불거졌는데도 지금까지 수사가 진행되지 않다가 특검법이 발효되자 비로소 진실 규명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재명·문재인 수사가 전형적인 '정치 보복'
윤석열이 말한 '정치 보복'에 딱 떨어지는 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입니다. 윤석열 검찰은 이재명의 정치 생명을 끊기 위해 지난 몇 년 동안 표적을 찍어놓고 투망 수사를 해왔습니다. 무려 8개 사건에서 12개 혐의로 5차례나 기소를 했습니다. 윤석열의 '정치 보복' 발언은 대통령에 오른 뒤 '정적' 이재명을 죽이기 위한 표적수사와 기소를 하겠다는 예고였던 셈입니다.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잇단 수사도 '정치 보복'에 해당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문 전 대통령의 혜택을 받아 검찰총장이 되고 결국 대통령까지 된 윤석열이 '보복'을 한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지지층에 구애하기 위해 일방적인 전 정권 때리기에 나섰다는 점에서 정치적 노림수가 명확합니다. 전 사위 취업을 뇌물로 엮는 기상천외한 발상도 그렇지만 무죄가 난 월성원전 수사와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협박성 감사'로 드러나고 있는 감사원의 통계 조작 의혹 사건에서도 윤석열의 의도가 읽힙니다.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정치 보복 주장은 내란 세력의 '제 발 저리기' 측면이 강합니다. 내란 정당으로 몰려 정치판에서 퇴출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의 발로로 보입니다. 윤석열, 김건희의 국정농단을 옹호한 원죄를 모면하려는 술책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러니 당 내부에서조차 "국민적 의혹이 있는 부분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정치 보복 주장에 거리를 두는 견해가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정치 보복 운운하기 전에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해 환부를 깨끗이 도려내는 게 그나마 회생을 기약할 수 있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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