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저임금 사실상 1만2300원, 동아시아서 가장 높다
최저임금 현주소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1만320원)이 올해 대비 2.9% 오르며 역대 정부 1년차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저임금 절대치는 동아시아(한국·중국·일본·대만)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13일 최저임금위원회의 ‘2024 주요 국가의 최저임금제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최저임금은 9860원으로 동아시아 국가 중 1위다. 그 뒤로 일본(전국 가중평균 1004엔, 약 9394원), 대만(183대만달러, 약 8634원), 중국(상해시 24위안, 약 4615원) 순이었다. 올해 수치를 봐도 한국(1만30원)이 일본(1055엔, 약 9871원)을 따돌리고 1위를 지켰다.

다만 일본의 경우 최저임금이 지역별로 차등화돼 있다. 현재 도쿄(1163엔, 약 1만882원)의 최저임금은 한국보다 높지만, 한국의 주휴수당 제도를 감안하면 여전히 한국보다 낮다. 주휴수당 제도란, 주 40시간 근무 시 주 8시간의 유급 휴일을 주는 것이다. 이를 포함해 계산한 한국의 내년 실질 최저임금은 1만2300원가량(주 40시간 근무 근로자 기준)으로 불어난다.
전세계로 넓혀 보면 한국의 내년 명목 최저임금(1만320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2022년 기준 7.4달러, 약 1만208원,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집계)와 비슷한 수준이다. 영국(지난해 11.44파운드, 약 2만1285원)이나 호주(2023년 7월~지난해 6월 23.23호주달러, 약 2만1068원) 등 서구권보다 크게 낮다. 그러나 주휴수당을 고려한 한국의 실질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OECD 평균에서 상위권(11위)으로 올라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주휴수당을 법으로 강제하는 국가는 한국을 제외하면 튀르키예가 유일하다.
한 재계단체 관계자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저임금으로 비교해봐도 한국은 상위권”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중위 소득 대비 명목 최저임금 수준은 62.2%(2022년 기준)로 OECD 국가 중 8위를 기록했다. 수출 시장에서 경쟁하는 미국(28.0%)이나 일본(46.2%), 독일(54.22%) 등보다 높다.
높은 최저임금은 소득 불평등 해소와 노동자 생활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인상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는 건 문제다. 2017년부터 2026년까지 누적 인상률이 60%에 육박한다. 일본의 지난해까지 10년간 누적 상승률이 28.7%(연평균 2.56%)에 불과한 것과 대조된다. 문재인 정부 때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올린 탓에 현재 수준 자체가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전국 소상공인 10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7.7%가 “내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신규 채용을 축소하겠다”고 응답했다. 52.9%는 “기존 인력을 감원하겠다”고, 43.3%는 “기존 인력의 근로시간을 단축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최저임금이 최저 생계비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며 “지난해 기준 비혼 단신 가구의 생계비는 263만원인데, 내년 최저임금을 월 단위로 환산한 금액은 215만6680원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앞으로 전문가들이 고용 지표 등 경제 사정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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