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킬링필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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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 1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킬링필드' 중 한 곳인 뚜얼슬렝 대학살 박물관 내 심문 장소의 모습 |
| ⓒ 박정연 |
유네스코는 7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캄보디아의 쯔엉아엑 대량학살 센터와 뚜얼슬렝 대학살 박물관, M-13 교도소 등 3곳을 새롭게 세계유산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대학살 참극의 현장, 세계의 기억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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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명 '킬링필드'로 불리는 집단처형 매장지인 '쯔엉 아엑' 의 당시 참혹했던 학살 장면을 그린 미술 작품. |
| ⓒ Toul Sleng Muse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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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뚜얼슬렝 대학살 박물관을 방문중인 캄보디아 학생들 1970년대 크메르루즈 정권이 자행한 대량학살의 현장인 일명 ‘킬링필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
| ⓒ 박정연 |
또 다른 등재 유적지인 M-13 교도소는 현재 캄보디아 캄퐁 츠낭주에 위치해 있으며, 폴 포트가 정권 장악 이전부터 반체제 인사들을 수감하고 고문했던 비밀 구금시설이다. 이곳 역시 학살의 전초기지로 평가된다.
크메르루즈의 만행과 영화 '킬링필드'
1975년부터 1979년까지 4년간 집권한 크메르루즈 정권은 약 170~200만 명의 자국민을 학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념적 순수성을 이유로 지식인, 도시 주민, 소수민족, 심지어 어린아이까지 제거 대상이 됐으며, 이로 인해 캄보디아 인구의 약 4분의 1이 사망했다.
당시의 참상은 앞서 언급한 1984년 개봉 영화 <킬링필드(The Killing Fields)>를 통해 전 세계에 충격적으로 전해졌다.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뉴욕타임스 기자 시드니 샌버그(Sydney Schanberg)와 그의 동료였던 캄보디아인 통역사 디스 프란(Dith Pran)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미국 기자인 샌버그는 1975년 4월 17일 프놈펜 함락 직전까지 현지에 남아 상황을 취재했으며, 정권이 바뀐 뒤 디스 프란은 크메르루주 치하에서 강제노동과 굶주림, 처형 위협에 시달리다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디스 프란의 고통과 생존, 그리고 두 사람의 우정은 전 세계 관객들에게 캄보디아 학살의 참상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
역사적 재판,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한편, 학살을 주도한 크메르루즈 최고지도자 폴 포트는 1998년 4월 정글 은신처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해 끝내 재판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그를 비롯한 주요 지도부에 대한 정의 실현은 국제사회의 오랜 숙제로 남아 있었다.
2006년, 유엔과 캄보디아 정부가 공동으로 설립한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ECCC)'는 전범 책임자들을 법정에 세우기 시작했다. 이 재판소는 인류에 대한 범죄, 전쟁범죄, 집단학살죄를 다뤘으며, 앞서 언급한 뚜얼슬렝 교도소장 두잇 외에도 2014년에는 크메르루즈 정권 2인자로 알려진 누온 체아와 종신형을 선고했다. 이후 누온 체아는 2019년 수감 중 사망했다. 크메르루주 정권의 외무부 장관이자 폴 포트의 동서였던 이엥 사리(Ieng Sary) 역시 2007년 기소되어 재판을 받던 중 2013년 수감 중 사망했다. 그는 정권 시절 해외 반체제 인사 색출 및 숙청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부인이자 전 사회복지장관인 이엥 티어릿(Ieng Thirith)도 기소되었으나, 알츠하이머 진단으로 인해 2012년 기소가 취소된 후 병으로 사망했다. 마지막으로, 당시 크메르루즈 국가주석이었던 키우 삼판(Khieu Samphan)은 현재 93세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크메르루주 내 최고위급 지도부 중 한 명으로, 집단학살 등 반인도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평화와 추모의 상징으로 기억되길...
올해는 크메르루즈 정권이 집권한 지 50년이 되는 해다. 캄보디아 정부는 대학살의 기억을 국제사회에 공유하고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등재 결정 직후 발표한 영상 메시지에서 "역사의 가장 어두운 시기에서도 우리는 인류의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힘을 얻을 수 있다"며 "이번 세계유산 등재가 평화의 소중함을 기억하게 하는 상징이 되길 바라며, 캄보디아 국민들이 나이, 배경, 직업, 사회적 지위에 관계없이 매년 7월 11일 '캄보디아 추모 유적지'에서 크메르 루즈 정권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꽃을 바치고 경의를 표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훈 마넷 총리는 '억압의 중심지에서 평화와 성찰의 장소'가 된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된 것을 기념하여 캄보디아 정부 부처 및 전국 지방 기관장들에게 7월 13일 오전 7시(현지시각) 전국에서 동시에 징과 북을 칠 것을 지시했다.
캄보디아는 이미 앙코르 유적지, 프레아 비히어 사원, 삼보 프레이 쿡 사원, 코 께르 고대 유적지 등 4개의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캄보디아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케이스는 근대 및 비고전적 고고학 유적지로는 처음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된 사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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