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우주공주' 감독 "여자가 만든, 여자를 위한 영화 원했죠" [D:인터뷰]

이예주 2025. 7. 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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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 상영작 중 가장 많은 이들의 환영을 받은 작품 중 하나가 '레즈우주공주'다.

제목부터 어딘가 독특한 이 작품은 호주 감독이자 연인인 엠마 허프 홉스와 릴라 바르게세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로, 내성적인 우주 공주 사이라가 백인 이성애자 악당에게 납치된 전 애인 키키를 구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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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런 퀴어 영화를 볼 기회가 흔치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기뻐요!"

ⓒBIFAN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 상영작 중 가장 많은 이들의 환영을 받은 작품 중 하나가 '레즈우주공주'다. 제목부터 어딘가 독특한 이 작품은 호주 감독이자 연인인 엠마 허프 홉스와 릴라 바르게세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로, 내성적인 우주 공주 사이라가 백인 이성애자 악당에게 납치된 전 애인 키키를 구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독특한 시놉시스로 인해 작품 공개 전부터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세 번의 상영 스케줄 티켓을 모두 매진시키며 호평을 얻었다.

최근 부천시청에서 만난 두 감독은 어느날 불현듯 떠오른 영화 제목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샤워를 하던 중 안개 속에서 제목이 떠올랐어요. 릴라에게 '나 생각났어! 이 제목으로 이야기를 해보자'고 말했죠." (엠마)

"사실 바보같다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렇지만 이 이야기 안에서 우스꽝스러워도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진심 가득한 이야기들이 있다면 어떨까 생각을 했죠. 자신을 사랑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담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릴라)

시놉시스 뿐 아니라 장르도 톡톡 튄다. 애니메이션 작품인데, 뮤지컬적 요소가 담겼고 코미디까지 있다. SF 요소는 말할 것도 없다.

"제가 애니메이터고 릴라는 뮤지션이자 코미디 글을 쓰는 사람이다보니 저희의 스킬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 같아요. 영화를 만들 때도 애니메이션과 프로덕션 디자인은 제가 하고 음악과 코미디는 릴라가 맡았죠. 또 제가 SF 애니메이션을 평소에 굉장히 좋아해서 넣기도 했고, 성인이 보는 애니메이션은 보통 남자가 만든, 또 남자들을 위한 이야기가 많다고 느껴서 여자들을 위한, 여자들이 만든 작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엠마)

"사실 스토리를 쓸 때 큰 생각을 하진 않았어요. 아주 깊게 고심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기보단 우리가 지금 세상에서는 퀴어로 정의되고 있지만, 퀴어로 정의되지 않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릴라)

이들의 말처럼, '레즈우주공주'는 다소 진지할 수 있는 주제를 힘을 빼고 코믹하게 풀어내며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완성됐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 작품 곳곳에 '가장 따뜻한 색 블루', '트와일라잇' 등 인기 영화의 오마주 요소가 더해져 찾아보는 재미를 더했다. 릴라는 관객의 즐거움을 우선시했다고 전했다.

"재미있는 퀴어 이야기이길 바랬어요. 83분 동안 각자의 사정에서 빠져나와서 이 영화를 탈출구처럼 즐기길 바랬죠. 비극적이고 슬픈 퀴어 이야기 대신 힘을 북돋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릴라)

퀴어라는 외피를 썼지만, 막상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톺아보면 결국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만한 보편적인 정서를 담은 작품이기도 하다.

"사실 퀴어 이야기인 것처럼 보여도 각각의 이야기를 보면 우리가 모두 공감할 만한, 현실에서 힘들게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다들 공감하고 웃었으면 좋겠어요. 또 부수적인 작용이 있다면 보시는 분들이 퀴어이든 아니든 '난 얼마나 나 스스로에게 너그럽고 친절한가'를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엠마)

"퀴어 콘텐츠라고 해서 우리만의 공간에서 우리끼리 이야기하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었어요. 저희가 VFX 작업을 할 수 있게 사무실을 내줬던 분도 이성애자 백인 남성이에요. 프로듀서도 그렇고요. 그런만큼 퀴어 콘텐츠를 꼭 퀴어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영화는 모든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고요." (릴라)

남성 제작진 중심의 영화 업계에서, 이토록 튀는 '레즈우주공주'가 일으킬 유쾌한 반향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같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성공하는 과정이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이상향을 좇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이면서도 긍정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느끼고요. 그래서 저희 영화를 아직 보지 못했지만, 앞으로 볼 관객 분들이 있다면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보단 그냥 재밌게, 편하게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웃긴 영화니까요!" (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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