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영웅] 32년 차 베테랑 역무원이 마지막 당직날 2시간 동안 한 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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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역무원이 승강장을 질주합니다.
잠시 뒤 열차 안에서 응급환자를 부축해 내린 뒤 의자에 앉힙니다.
서울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근무하는 32년 차 베테랑 역무원 박재구 부역장은 박선영 대리와 함께 급히 승강장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승객은 금세 정신을 차렸고, 역무원들의 따뜻한 보살핌 덕분에 다시 출근길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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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역무원이 승강장을 질주합니다. 잠시 뒤 열차 안에서 응급환자를 부축해 내린 뒤 의자에 앉힙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쪼그리고 앉은 채 정신을 잃은 환자를 깨웁니다.


지난 5월 26일 월요일 오전 7시쯤. 서울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근무하는 32년 차 베테랑 역무원 박재구 부역장은 박선영 대리와 함께 급히 승강장으로 향했습니다.

“7시 17분에 하선(하행선) 5-4 열차 내에서 응급환자가 있다는... 저희 여직원하고 저하고 이제 출동을 했어요. 그랬더니 여성 승객이 누워 있더라고요”

박 대리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여성을 부축해 열차에서 내린 뒤 여성의 상태를 살피는 사이 박 부역장은 다른 승객들을 위해 지체 없이 열차를 출발시켰습니다. 그러고는 여성 승객에게 다가갔습니다.

“물어보니까 빈혈이 있다고 그러고 어지럽다고 해서 저희 역무실 가서 쉴 데가 있다 했는데 괜찮다고...”

잠깐 누워서 쉬며 괜찮다는 승객을 위해 박 대리가 가까이서 지켜보며 상태를 살폈는데, 정작 선임인 박 부역장은 가까이 다가가지도 않고 먼 발치에서 지켜만 봅니다.

“요즘에는 여자 승객들을 약간 터치나 부축하거나 이런 것들이 좀 조심스러워요”

그러니까 젊은 여성 승객이 불편해할까 봐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서 지켜봤던 겁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휴대폰을 손에 꼭 쥔 채 말이죠. 다행히 승객은 금세 정신을 차렸고, 역무원들의 따뜻한 보살핌 덕분에 다시 출근길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해요.

이날 위급상황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2시간쯤 뒤인 오전 9시엔 중년 여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쉽사리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119에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했죠. 그 때 역무원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구급대원들의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휠체어를 태워 대합실까지 이송했습니다.

“한 30년 하다 보니까 시간을 좀 단축시키려고 하는 그런 요령이랄까... 일단 환자 상태가 제일 중요하고, 119 불렀는지 체크하는 게 급선무죠, (아무리 경험이 많더라도) 의료 지식이 이런 게 한정돼 있잖아요. 119가 최대한 빨리 오게 할 수 있는 그 루트들이 있잖아요 (18:50) 그런걸 좀 안내를 하거나((환자를) 옮기면 119를 1, 2분이라도 빨리 접촉할 수가 있어요”

놀라운 건 이날이 32년간 근무한 박 부역장의 마지막 당직 근무였다는 사실입니다.

오는 12월 정년퇴직을 앞둔 그는 이번 달부터 남은 휴가를 써야 해서 밤새 역무실을 지키는 일은 더는 없다고 해요. 32년, 긴 시간을 역무실에서 근무하며 하루에 응급환자를 두 명이나 구한 건 이날이 처음이라고 하죠. 떠나면서도 현장에 남을 후배와 승객들 안전을 걱정했는데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열차와 승강장 사이가 넓어 가지고 발 빠짐 사고, 그런 사고가 실제로 몇번 있었고, 그런게 두렵고, 직원들이 힘들어해요”

지하철을 타면 흔히 듣는 이 말을 퇴직을 앞둔 베테랑 역무원에게서 들으니 새삼 고마워지네요. 이런 진심 덕분에 지하철이 조금이나마 더 안전해지는 거겠죠.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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