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애니메이션의 이유있는 흥행 [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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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중에서 북미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으로 기록된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개봉 첫 주부터 미국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한 영화는 영국 문학의 거장 찰스 디킨스가 자녀들을 위해 쓴 '예수의 생애'를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기술적 완성도와 미학적 실험, 서사의 감동이 조화를 이루는 '킹 오브 킹스'는 향후 한국 애니메이션이 세계 무대에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해 주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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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중에서 북미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으로 기록된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개봉 첫 주부터 미국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한 영화는 영국 문학의 거장 찰스 디킨스가 자녀들을 위해 쓴 ‘예수의 생애’를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이병헌 분)는 개구쟁이 막내아들 월터에게 예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결심한다. 아버지의 생생한 설명에 몰입한 월터는 어느새 2,000여년 전 예수가 태어난 순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그는 예수의 놀라운 기적과 한없는 사랑을 가까이에서 목격하며 점차 그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러나 행복한 순간도 잠시, 예수에게 닥친 시련과 그것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지켜보며 월터는 아버지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심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영화는 기독교 서사를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을 통해 새롭게 풀어낸다. 그동안 실사영화에서 예수의 삶을 다룬 작품은 다수 있었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킹 오브 킹스’는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가 있는 액자식 구성 방식을 활용해 종교적 서사를 애니메이션에 접목시켰다. 과거와 현재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기독교 서사를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을 통해 새롭게 풀어낸 것이다. 영화는 전통적인 기독교 교육 콘텐츠가 지니기 쉬운 교훈적 틀을 넘어서 교육적이면서도 동시에 예술적인 성취를 달성하게 한다.
시적 미장센과 감정 중심의 연출 방식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영화는 격렬한 사건이나 갈등보다 조용한 감정선, 섬세한 화면 구성, 인물의 내면 변화에 집중한다. 이러한 연출은 장성호 감독 특유의 시적 애니메이션 미학을 반영하며 종교적 서사를 보편적인 인간적 감성으로 확장시키는 힘을 지닌다. 또한 신앙 이야기를 단순한 교리 전달이 아닌 감정적 체험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어린 주인공 월터의 시선을 따라가는 관객들은 예수의 삶에 정서적으로 몰입하게 된다. 월터는 처음에는 수동적인 관찰자에 불과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수의 삶과 죽음, 부활을 직접 목격하며 신앙적으로는 물론 정서적으로 깊이 연결된다. 감독의 이러한 연출은 관객들이 주인공과 함께 체험하고 감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 영화가 전하는 신앙, 인간성, 용서, 사랑의 메시지는 기독교 신자뿐만 아니라 비종교인에게도 보편적인 울림을 준다.

화려한 배우들의 목소리 라인업과 음악 또한 주목할 만하다. 북미 개봉 당시에는 케네스 브래너, 우마 서먼, 벤 킹즐리, 피어스 브로스넌, 포리스트 휘터커 등 세계적인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국내 더빙에는 이병헌, 이하늬, 진선규, 양동근, 권해효 등 유명 배우들이 참여해 듣는 즐거움을 더했다. 또한 ‘최종병기 활’, ‘명량’, ‘1987’ 등 국내 70여 편의 영화 음악을 맡아온 김태성 음악감독이 참여해, 따뜻한 이야기에 걸맞은 감동적인 선율을 완성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저성장의 함정에 빠져 있다. 시장규모 또한 크게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킹 오브 킹스’의 흥행 성공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에 신선한 충격을 준다. 단순한 콘텐츠를 신앙과 예술, 감성과 기술 등이 결합된 새로운 K-애니메이션으로 확장시킬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술적 완성도와 미학적 실험, 서사의 감동이 조화를 이루는 ‘킹 오브 킹스’는 향후 한국 애니메이션이 세계 무대에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해 주는 신호다.

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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