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핵심기능 뺏는 법안 논란... 사천 '빈 껍데기' 되나

뉴스사천 강무성 2025. 7. 1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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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의원 등 12명, 지난달 30일 '우주기본법안' 발의... 우주청 "사전 의견 조회 없어 몰랐다"

[뉴스사천 강무성]

 우주항공청의 핵심 기능을 별도 기관으로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우주항공청 산하 기관을 설립하는 내용임에도 우주항공청에는 사전 의견조회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뉴스사천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우주항공청의 핵심 기능을 별도 기관으로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우주항공청 산하 기관을 설립하는 내용임에도 우주항공청에는 사전 의견조회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지난달 30일 '우주기본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국가 차원의 우주개발과 우주산업 진흥, 우주안전 확보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 내용 중 논란이 되는 것은 '우주개발총괄기구' 부분이다. 이 법안 9조에는 우주항공청 산하에 '우주개발총괄기구'라는 재단법인을 신설하도록 규정했다. 이 기구는 우주정책 수립·시행 지원, 연구개발 사업 수행, 과학기술 인프라 구축·운영 등 현재 우주항공청이 담당하는 핵심 업무를 떠맡게 된다.
 우주항공청의 핵심 기능을 별도 기관으로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우주항공청 산하 기관을 설립하는 내용임에도 우주항공청에는 사전 의견조회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뉴스사천
 우주항공청의 핵심 기능을 별도 기관으로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우주항공청 산하 기관을 설립하는 내용임에도 우주항공청에는 사전 의견조회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뉴스사천
문제는 이 기구의 구체적 소재지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안 제9조는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에서 설립등기를 함으로써 성립한다"고만 규정했을 뿐이다. 항공우주연구원이나 천문연구원과 별개의 재단법인이어서 반드시 우주항공청 소재지인 사천에 있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지방자치단체 출연금 지급 근거를 마련해 지역간 과도한 유치경쟁을 부추길 가능성이다. 법안 제10조 제3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요청에 따라 우주개발총괄기구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조직을 설립·운영할 경우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의 범위에서 출연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법안에 참여한 12명의 의원 중 6명은 과방위 소속이다. 법안은 6월 30일 발의됐으나, 사전에 경남도, 우주항공청 등과 의견 조회는 없었다. 의원실 차원의 보도자료 배포 등도 없어 관련 단체나, 기관 등에서도 법안 발의 사실을 몰랐다는 반응이다.

기존 항공우주연구원이나 천문연구원과도 별개로 운영돼 우주 분야 연구개발 체계가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도 여러 기관이 분산된 상황에서 또 다른 기관을 신설하는 것은 자원 분산과 업무 중복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사천시 사남면 소재 우주항공청
ⓒ 사천시
우주항공청이 경남 사천에 개청한 것은 수도권 집중을 탈피해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려는 정부 정책의 결과였다. 그런데 이번 법안으로 실질적인 우주개발 업무가 다시 다른 지역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이러한 정책 취지에 정면 배치된다.

사천 지역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우주항공 분야에서 사천의 위상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천시 우주항공과는 "경남도, 우주항공청 등과 함께 관련 내용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주된 사무소 소재지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힘의 논리로 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라며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늘에서 본 경남우주항공국가산업단지 사천지구. 우주항공청 신청사는 사천 국가산단 내에 본청사를 건립할 계획이다. (사진=사천시)
ⓒ 뉴스사천
우주항공청 관계자는 10일 뉴스사천과의 통화에서 "6월 30일 입법 발의된 걸로 알고 있지만, 저희 쪽에 공식적으로 검토 의견이나 협의 요청이 아직 오지 않았다"며 "법안 관련 검토 의견 요청이 접수되면 일정 조항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내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주개발총괄기구 업무 분장을 보니 사실상 제2의 우주항공청을 만들겠다는 의도"라며 "만약 이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우주항공청은 빈껍데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해 정동영 의원실은 뉴스사천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특별한 구상이 있는 게 아니고, 필요성에 관해 한번 공론을 시작해 봤으면 좋겠다는 의도"라고 해명했다. 이어 "우주진흥법은 있지만 모법이 되는 기본법이 없어서 만든 것"이라며 "기본법이라는 것은 선언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핵심 기능 분리와 소재지 관련 우려에 관해서는 "전혀 그런 의도는 없다"며 "해당 상임위에서 여러 부처들이나 이해관계자들,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서 수정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사천시와 경남도는 관련 내용 파악과 함께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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