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박효신의 팬텀, 음악의 힘을 이야기하다
[안지훈 기자]
박효신의 팬텀이 돌아왔다.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삼아 만들어진 뮤지컬 <팬텀>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초·재연을 흥행으로 이끈 박효신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이번 10주년 공연은 <팬텀>의 그랜드 피날레 공연이기도 하다.
그동안 류정한, 카이, 박은태, 전동석 등 굵직한 배우들이 '팬텀' 역을 거쳐간 만큼 <팬텀>의 주인공 자리는 상징성이 크다. 박효신은 그 명성에 걸맞는 연기와 실력을 어김없이 보여준다. 박효신을 단순히 노래 잘하는 아티스트 정도로 이야기해선 그가 선보이는 팬텀을 다 설명하지 못한다. 박효신의 노래는 짙은 호소력을 가졌고, 연기는 놀랄 만큼 섬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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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팬텀> 공연 사진 |
| ⓒ EMK뮤지컬컴퍼니 |
극의 배경은 프랑스 파리, 모두가 꿈꾸는 아름다운 도시다. 서곡 이후 크리스틴이 거리에서 악보를 팔며 파리에 관해 노래하는 것으로 <팬텀>은 시작된다(넘버 '파리의 멜로디'). "하늘 정원 위를 날아 풀잎에 속삭이는 파리만의 멜로디"라는 가사는 <팬텀>이 그려내는 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선언하는 듯하다.
하지만 모두에게 아름다운 곳이란 없다. 파리의 오페라 극장은 크리스틴의 꿈이 상징적으로 표현되는 공간이지만, 극장 지하에는 꿈과는 거리가 먼 팬텀이 살고 있다. 그의 이름은 에릭으로, 흉측한 외모 탓에 극장 지하에 숨어 지내야 하는 운명이다. 사람들에게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두려움이 기행이나 악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확히 알 수 없는 존재인 에릭을 유령 또는 팬텀이라고 부른다.
그렇다고 극장 지하에 에릭 혼자 살고 있는 건 아니다. 얼굴도 알 수 없고, 이름도 알 수 없는 많은 이들이 에릭 옆을 맴돈다. 그들도 에릭과 마찬가지로 파리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에릭, 그리고 극장 지하라는 공간을 통해 파리에 존재하는 절망이 표현된다. 그렇게 극중 파리는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도시가 된다.
보통 희망과 절망은 대립 구도를 이룬다. 이런 유의 작품에서 흔히 희망은 꿈과 연결되고, 절망은 현실과 연결된다. 희망과 절망, 꿈과 현실 간의 경계는 명확하게 그어진다. 하지만 <팬텀>은 다르다. 에릭의 꿈은 "천사의 노랫소리"로 표현되는 아름다운 음악을 즐기는 것이고, 크리스틴의 꿈은 무대에서 마음껏 노래하는 것이다. 마침 크리스틴은 재능과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고, 에릭은 크리스틴을 훌륭한 가수로 이끌 음악적 감각을 지녔다.
둘의 만남은 꿈과 현실을 연결하고, 희망과 절망의 대립 구도를 깨뜨린다. 둘은 서로를 통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다. 이제 <팬텀>의 무대에는 꿈과 현실이 뒤섞이게 되는데, 이때 에릭과 크리스틴이 부르는 넘버 '내 고향'은 관객들로부터 큰 환호와 박수를 받는 <팬텀>의 대표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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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팬텀> 공연 사진 |
| ⓒ EMK뮤지컬컴퍼니 |
"오 너는 음악, 꿈 같은 음악, 그대는 내 인생." (넘버 '넌 나의 음악')
이전까지 둘의 삶에는 '나'만 존재했지만 이제 '너', 즉 서로의 존재가 삶에 들어온다. 음악은 둘을 잇는 매개체다. <팬텀>은 '음악의 힘'을 전면에 내세우는데, 그 울림이 깊다. 오페라 극장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팬텀>을 구성하는 넘버들은 클래식한 매력을 뽐낸다.
뮤지컬 <팬텀>에는 오페라뿐 아니라 발레도 곁들여진다. 오페라 극장의 전 극장장 '카리에르'와 그의 연인이었던 '벨라도바'의 사랑이 발레를 통해 표현된다. 이를 위해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를 지낸 김주원 발레리나를 비롯해 황혜민·최예원 발레리나, 정영재·김희현·김태석 발레리노가 출연한다.
이는 원작을 공유하는 다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의 두드러지는 차이점이기도 하다. <오페라의 유령>과 비교했을 때 <팬텀>은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더 조명하고, 에릭의 과거를 비중 있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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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팬텀> 공연 사진 |
| ⓒ EMK뮤지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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