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협력사에 "전기차 부품 줄여라"… 캐즘에 관세 덮쳤다

편은지 2025. 7. 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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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최근 국내 1차 협력사에 전기차 부품 공급을 줄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의 1차 벤더사로서 오랜 시간 부품을 납품해온 A 업체의 관계자는 "(현대차로부터) 전기차 부품 공급 물량을 줄여달라는 통보를 5월 쯤 받았다. 보통 납품 주문을 받은 물량이 바로 생산에 반영되지는 않기 때문에 하반기 전기차 내수 판매와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듯 하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전기차 부품 수급을 줄이는 것은 국내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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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올 5월 전기차 부품 1차 협력사에 물량 축소 통보
올해 전기차 생산 라인 4차례 휴업… 캐즘 짙어진 내수 시장
美 관세에 전기차 보조금 폐지까지… 하반기 '첩첩산중'
부품업계 줄타격 본격화… 현대차그룹 의존도 80% 이상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최근 국내 1차 협력사에 전기차 부품 공급을 줄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정체기)이 길어지면서 내수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자 부품 물량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국 자동차 관세와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인해 전기차 수출까지 어려워진 만큼 부품 협력사의 타격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5월 1차 벤더사 수곳에 전기차 부품 공급을 최소 30% 이상 줄이라고 통보했다. 현대차그룹의 1차 벤더사로서 오랜 시간 부품을 납품해온 A 업체의 관계자는 "(현대차로부터) 전기차 부품 공급 물량을 줄여달라는 통보를 5월 쯤 받았다. 보통 납품 주문을 받은 물량이 바로 생산에 반영되지는 않기 때문에 하반기 전기차 내수 판매와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듯 하다"라고 말했다.

1차 협력사의 공급물량 축소는 곧 2차, 3차, 4차 협력사의 물량 축소로 이어진다. 완성차 업체에 대해 '을'의 입장일 수 밖에 없는 부품사들로선 현대차의 물량 축소로 인한 타격을 그대로 흡수하는 구조다.

현대차가 전기차 부품 수급을 줄이는 것은 국내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아이오닉 5의 상반기 국내 판매량은 6869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6% 감소했다. 정부가 올해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예년보다 보조금을 한 달 빨리 책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코나 일렉트릭 등 전기차 주요 모델을 생산하는 울산 1공장 2라인을 올해만 4차례 멈춰 세우기도 했다. 통상 여름 휴가로 인해 7~8월 주말 특근이 이뤄지지만, 이 생산라인에서는 올해 특근도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4월 3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현대차는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던 물량을 줄이고 미국 현지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실제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관세 부과가 본격화한 4월을 기점으로 아이오닉 5 생산을 대폭 늘렸다. 해당 공장에서 1월 1623대 수준이었던 아이오닉 5 생산량은 4월 기준 8074대까지 늘었다.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10월부터는 전기차 세제혜택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미국으로의 전기차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최근 미국 의회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9월 말 종료하는 내용을 담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통과시켰다.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면 현지 전기차 판매량 축소는 불가피하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전기차를 수출하려면 현대차의 미국 내 판매량이 미국 현지 공장 생산 물량을 넘어서야 하는 만큼, 사실상 올 하반기부터는 전기차 수출이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전기차 캐즘에 수출까지 어려워지면서 업계에서는 국내 부품업계의 타격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에 80%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데다, 중견·중소업체로 이뤄진 국내 대부분 협력사들로서는자생을 위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관세로 수출이 줄어든다고 해서 현대차, 기아가 죽지는 않는다. 하지만 부품업체들은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줄도산할 우려가 충분한 상황"이라며 "부품업체들의 양극화가 점점 심해질 것이다. 규모가 큰 업체는 투자를 하지만, 작은 업체는 투자금 마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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