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권한 확대 없이 ‘북극항로’ 준비? 이사비만 날릴 수도[해수부 이전③]

장정욱 2025. 7. 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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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이전 장소 결정…본격 이사 준비
북극항로 시대 제대로 준비하려면
권한·역할·기능 확대, 인력·예산 늘려야
2차관 필요…“핵심 역할 못하면 필패”
해양수산부 전경. ⓒ데일리안 DB

북극항로 시대 준비를 위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이 가시화하고 있다. 해수부는 10일 부산 이전 후 사용할 임시청사 예정지도 ‘부산진역’ 인근으로 발표했다. 연내 이전 계획이 구체화하는 가운데 앞으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역할’과 ‘기능’의 확대다.

해수부 부산 이전은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 북극항로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본과 중국은 이미 준비하고 있다. 우리도 준비해야 하는데, 준비를 잘 안 하고 있다”며 “(북극항로 시대가) 바로 눈앞에 왔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10년, 15년 후에 그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할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자 또한 지난달 인사청문회 사무실 출근길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께서 미국, 중국과 비교해 북극항로 시대 준비가 늦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세계 각국이 북극항로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장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이런 북극항로 준비를 넘어서 선도하기 위해서는 속도를 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말씀하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말대로 부산이 북극항로 시대를 준비하기 최적지라면 지리적 강점을 살리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권한, 역할 등을 반드시 뒷받침해야 한다.

기반 시설부터 갖춰야 한다. 북극항로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부산항은 물론, 울산, 포항 등 여타 지역 항만에도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이들을 ‘북극항로 국가전략항만’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가전략항만에 극지 전용 터미널, 통합 해상 관제 시스템 등 필요한 시설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항만 배후에는 관련 산업 클러스터(집적단지)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극지 관련 기술과 에너지, 정보기술통신(ICT), 물류 기업을 한데 모은 클러스터를 항만 배후단지와 연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부산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흩어진 해양·조선·플랜트 기능 모아야

가장 중요한 것은 해수부 기능과 조직의 확대다. 우선 현재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해양 관련 기능을 모아야 한다. 현재 산업부 소관인 조선 산업이나 해양 플랜트가 대표적이다. 특히 조선 분야는 해운과 조선, 항만의 유기적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수부 안에 둬야 한다. 해양물류(국토교통부), 해양레저(문화체육관광부)도 마찬가지다.

북극항로 전담 조직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북극항로 개척 관련 정책 수립·이행을 전담할 힘 있는 조직이 중요하다. 하나의 ‘과’나 ‘팀’ 단위가 아닌 최소 ‘국’ 이상의 조직이다.

이 밖에도 해사법원 설립 등 해상 관련 분쟁을 대비한 전문 기관도 설립해야 한다. 해상사고나 관련 분쟁은 기술적 요인뿐 아니라 국제법, 보험, 선주와 용선자 간 계약 등을 총체적으로 다뤄야 한다. 특히 다른 국가와의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해양 관련 전문 법원이 중요하다.

정영석 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는 “이번에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기게 되면 이렇게 그냥 공간 개념으로 해수부보다는 해양경제부나 해양산업부로 해서 순수한 경제 부처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2차관도 추진해야 한다. 북극항로 준비를 위해 해수부 위상과 기능을 복원하고 조선 산업, 해양플랜트, 해양에너지 등을 통합하려면 현재 1차관만으로는 어렵다.

이재명 정부 초대 해양수산비서관인 이영호 전 국회의원은 “해양수산은 한마디로 국가에 돈을 벌어다 주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해수부 발전을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해수부 2차관 신설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해수부 2차관 신설에 대해서는 이미 (대통령께) 요구를 해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직을 키우고 역할을 확대하려면 예산도 대폭 늘려야 한다. 현재 해수부 1년 예산은 6조 7816억원이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을 반영하더라도 7조원이 안 된다. 대한민국 전체 예산의 1% 수준이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자 또한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하는 핵심 부처이자 대한민국 성장엔진을 하나 더 장착하는 핵심 부처로서 해수부가 기능과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단순히 지금 모습 그대로 해수부가 옮겨가기보다는 기능과 역할,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 후보자는 “차후에 북극항로 선도하는 대한민국 컨트롤 타워로서 해수부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수부 구성원이 대한민국 성장동력의 하나다,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긍심,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기능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속도 내는 부산행, 주거·교육 등 정주 여건 마련이 더 문제 [해수부 이전④]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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