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뒷모습 사진, 과거엔 금기였죠" 그가 남해군을 기록하는 법
[남해시대 전병권]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전속사진사 위성환 작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탱고사진 찍듯 대통령을 찍는 사진사"라는 표현으로 화제가 된 위성환 작가는 대통령을 단순히 찍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존재하는 공간과 그 감정을 담아내는 새로운 정치사진 문법을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베르사유 보자르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한 위성환 작가는 10여년간 로마, 파리 등 유럽을 떠돌며 탱고를 추는 이들의 사진을 찍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사진을 단순한 기록 수단이 아닌 관계의 언어로, 공간의 감정을 다뤄온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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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군 홍보미디어팀 하철환 사진가. 하철환 사진가는 정현태, 박영일 전 군수를 비롯해 장충남 현 군수까지 군수를 전담으로 찍어오고 있고, 남해군정 전반을 촬영하고 기록하는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전병권 기자) |
| ⓒ 남해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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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충남 군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군수의 뒷모습에 주민들이 집중하고 있는 얼굴을 포착했다. |
| ⓒ 남해시대 |
원래 그는 사진가가 아니었다. "우연한 계기로 카메라를 들게 되었는데 다들 제 사진을 좋아해주었어요. 그때부터였을까요, 제 손에는 항상 카메라가 쥐어져 있었어요."
남해군청에서 청사 관리 업무를 맡고 있던 시절, 하철환 사진가는 근무 외 시간에도 카메라를 손에 놓지 않았다. 남해 산과 바다, 마을을 돌며 사진을 찍었고, 이를 블로그와 인터넷에 꾸준히 올렸다. "제 사진들이 입소문을 타고 당시 정현태 군수 눈까지 들었나 봅니다. 그때 발탁이 되어서 홍보팀으로 가서 촬영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는 2011년 11월~2015년 4월, 2019년 9월~2025년 현재까지 10년 가까이 군정 사진을 찍어오고 있다.
하철환 사진가의 방식은 독특하다. 그 공간에 머물며 기다린다. 누가 오고, 무엇이 지나가는지, 빛이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조용히 살피다가 문득 찾아오는 장면 하나를 고요하게 붙잡는다.
뻔하지 않은 구도를 추구하는 이유
그는 왜 군수를 중심으로 찍기보다 그 너머와 주위를 찍을까?
하철환 사진가는 "사실 오래 전에는 군수의 뒷모습 사진은 거의 금기시 했어요. 하지만 단지 군수의 정면을 찍으면 군수의 모습만 표현이 돼요.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그 모습도 기록이고 역사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 시간과 그 공간의 모든 장면과 느낌을 담고 싶었고, 군수를 바라보는 우리 군민들의 모습만으로도 그곳의 분위기를 충분히 알 수 있기에 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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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조면 조도 방문 당시, 주민들과 군수가 서로 인사하는 장면. 프레임 속 저 멀리 숨어 있는 또 다른 주민 세 명의 손 인사가 감정을 배가시킨다. |
| ⓒ 남해시대 |
하철환 사진가가 이 사진을 아끼는 이유는 사진이 단순한 순간 포착을 넘어, 현장에서 인지되지 않았던 어르신들의 반응과 감정을 드러내는 도구로 기능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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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박 내부 회의 장면. 장충남(왼쪽 앉은 사람) 군수를 가까이에서 찍지 않았다. 공간과 인물의 거리감, 업무의 구체성과 긴장감을 함께 담아낸 장면이다. |
| ⓒ 남해시대 |
하철환 사진가 사진에는 일관된 철학이 있다. 장면은 조리개나 셔터스피드의 결과물이기 전에 감정의 결과물이어야 한다는 믿음이다. "좋은 사진은 목적을 달성하고 상상하게 하며 다른 사진들보다 시선이 오래 머무는, 잠시나마 이 사진으로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매일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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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충남 군수가 수첩에 필기하는 모습이다. 군수의 기록에 집중한 시선이다. |
| ⓒ 남해시대 |
하철환 사진가의 작품은 '흔한 시골 관공서 사진사의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최대 사진 커뮤니티인 SLR클럽에 2022, 2023년 게시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진들을 본 회원들은 "대통령실 사진보다 낫다", "관공서 사진이 예술과 기록의 경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단순한 호평을 넘어, 지방행정 기록사진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며, 공공기록의 가능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조명한 의미 있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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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충남 군수가 '2022 코로나 위기관리 대상' 수상 배경 앞에 서 있다. 이 또한 뒷모습이다. |
| ⓒ 남해시대 |
사진이 단지 정보 전달의 수단이던 시절, 하철환 사진가는 아날로그 사진 자료의 유실을 경험했다. "아날로그 시절의 기록의 유실된 모습을 본 후 제대로 된 기록을 남겨보자 하는 마음에 가능한 한 많은 사진을 남기려고 마음 먹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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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충남 군수가 청년 행사 중 귀 기울이는 손짓을 하고 있다. 보기 드문 모습이다. |
| ⓒ 남해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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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찰 내부에서 고개 숙인 군수. 프레임 밖을 의식하지 않는 진심의 태도를 공간 전체로 표현했다. |
| ⓒ 남해시대 |
행정의 공식적 얼굴을 넘어서기 위해 필요한 건 사진가의 철학 못지않게 그를 믿고 맡기는 리더의 신뢰다. 그 신뢰가 있었기에 하철환 사진가는 '뻔하지 않은 구도'로 남해군정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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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인들의 표정에서 장충남 군수의 메시지를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고 있다. |
| ⓒ 남해시대 |
하철환 사진가에게 남해는 단순한 출사지가 아니다. "사실 군정 사진을 촬영하기 전 제 사진 주제는 남해의 모든 것이었어요. 아름다운 나의 고향 남해도 제대로 다 못 찍었는데 타지에 가서 사진을 찍고 공을 들일 필요가 있는가 하면서 남해 밖으로 나가면 사진 촬영을 거의 하지 않았죠."
그는 경차를 타고 남해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밤낮을 누볐다. "아직도 저는 아름다운 우리 남해를 다 담지 못했고 늙어서 카메라를 들지 못할 때까지 남해를 찍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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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충남 군수가 한 어르신의 가정을 방문했다. 군수가 절하는 장면이지만 초점은 절을 받는 어르신에게 향해 있다. |
| ⓒ 남해시대 |
하철환 사진가는 오늘도 조용히 카메라를 든다. 심각한 회의실에서, 마을 행사장의 흙먼지 속에서, 흥겨운 축제장에서, 때로는 바다 위에서, 공사장에서, 어르신들의 웃음 속에서, 그는 장면을 기다린다. 하철환 사진가가 남기는 건 단순한 사진이 아닌 남해군이 살아낸 시간을 기억하게 하는 존재의 자리다.
그의 사진 속에서 남해군정은 더 이상 권력의 기록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권력과 일상 사이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관계의 기록이다. 이것이 하철환 사진가가 남해군청에서 써내려가고 있는 새로운 사진 문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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