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차림도 접시 하나 없이..." 더위에 숨진 베트남 청년의 쓸쓸한 마지막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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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경북 구미시 산동읍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베트남 국적의 23세 이주노동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조계종 사노위는 8일 밝힌 입장문에서 "초유의 불볕더위에 매일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가장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있는 이주노동자가 가장 큰 희생자가 되고 있다"며 "노동부는 지키지도 않는 권고 수준의 대책을 내놓지 말고, 무더위 노동현장에 대한 실질적인 안전대책을 즉각 발표해야 한다. 특히 이주노동자에 대한 별도의 실효성 있는 대책과 지침을 발표해야 한다"라고 정부의 폭염 대책를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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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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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에 따르면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구미 강동병원 장례식장은 찾아오는 이 없이 황량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서원 스님은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도하며 고인의 넋을 가렸다. |
| ⓒ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
살인적인 폭염 아래, 쪼그려 앉은 채 생을 마감한 고인은 그날 현장에서 일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관련 기사: "'체온 40.2' 구미 아파트 건설현장 23살 이주노동자, 온열질환 의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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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사노위는 9일 오후 6시께 sns에 글을 올리고 "빈소에는 (고인의) 베트남 친구 이외에 아무도 없었고, 액자 속 23살 앳된 고인의 얼굴이 맞이했다. 회사든 노동부 등 현재까지 조문한 이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빈소를 지킨 고인의 친구도 "친구의 죽음을 보면서 똑같은 사고를 당할까 두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
| ⓒ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페이스북 |
조계종 사노위는 해당 글에서 "빈소에는 (고인의) 베트남 친구 이외에 아무도 없었고, 액자 속 23살 앳된 고인의 얼굴이 맞이했다. 회사든 노동부 등 현재까지 조문한 이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빈소를 지킨 고인의 친구도 "친구의 죽음을 보면서 똑같은 사고를 당할까 두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많은 죽음의 장례식장을 다녀오곤 했지만 충격이었다. 위패도 없이 고인의 예를 갖추지 못했고 상차림도 접시 하나 없었다"며 "무엇보다 아무도 없는 장례식장이었다. 쓸쓸함과 충격, 분노가 일어남에 눈물이 핑 돌았다"고 현장을 전했다.
조계종 사노위에 따르면 고인은 본래 여름철 농사일을 하던 이주노동자였다. 최근 무더위 속 농작업이 힘들어 체중이 4kg나 빠졌고, 건설 현장으로 첫 출근한 날 결국 숨을 거뒀다는 설명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해당 현장은 평소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지만, 혹서기에는 사업주와 단체협약을 통해 새벽 6시부터 오후 1시까지 단축근무를 시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날, 내국인 노동자들은 모두 오후 1시에 퇴근했으나 이주노동자들 팀은 오후 4시까지 일했다고 한다.
조계종 사노위는 "대한민국 정부는 무관심했고, 회사는 이주노동자를 차별했고, 죽음으로 내몰았다. 빈소조차 찾아오지 않았다. 위험의 외주화, 위험의 이주화는 죽은 후에도 무관심과 차별이 가득 했다"고 지적했다.
"내국인 외국인 모두 더위에 죽는 일 없도록 정부는 당장 긴급조치 발표하라"
한편 조계종 사노위는 불볕더위에 신음하는 이주노동자를 위해 정부가 긴급조치를 발표할 것을 촉구했다.
조계종 사노위는 8일 밝힌 입장문에서 "초유의 불볕더위에 매일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가장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있는 이주노동자가 가장 큰 희생자가 되고 있다"며 "노동부는 지키지도 않는 권고 수준의 대책을 내놓지 말고, 무더위 노동현장에 대한 실질적인 안전대책을 즉각 발표해야 한다. 특히 이주노동자에 대한 별도의 실효성 있는 대책과 지침을 발표해야 한다"라고 정부의 폭염 대책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어 "어제도 인천 맨홀사고 50대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불법적인 하도급, 하청으로 인한 인재인 것이다. 위험의 외주화, 위험의 이주화를 중단해야 한다. 최소한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라며 "살인적인 더위에 대해 노동자의 생명은 차별이 없어야 한다. 내국인, 외국인 차별 없이 노동 현장에서 불볕더위로 죽는 일이 없도록 지금 당장 정부는 긴급조치를 발표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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