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일하던 23살 이주노동자 사망 ... "죽음의 외주화 그만"
[윤성효 기자]
"'죽음의 이주화'는 그만, 더 이상 이주노동자 목숨 빼앗지 마라."
최근 경북 구미에서 폭염 속에 일하던 베트남 국적의 23살 이주노동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가운데, 이주민연대 단체들이 이같이 외쳤다. 경남이주센터는 14개국 교민회로 구성된 경남이주민연대와 함께 10일 긴급성명을 낸 것이다.
이들은 "이주노동자가 또 죽었다. 사람 평균 체온보다 기온이 높았던 날, 스물세 살 베트남 이주노동자의 심장이 멎어 있었을 때 체온은 40도가 넘었다고 한다"라며 "그러나 폭염 아래 일하던 이주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건 실상 무더위만이 아니었다"라고 했다.
이어 "숨져갈 당시 그의 곁에는 동료 한국인 노동자들이 없었다. 혹서기 단축근무 규정에 따라 한국인 노동자들이 일찌감치 퇴근한 빈 자리에 이주노동자들만 남아있었다. 규정이 공평하게 적용되기만 했어도 막을 수 있는 비극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주노동자의 중대재해를 언급한 이들은 "죽음에서조차 공평하지 않은 이주노동자 차별 구조의 매듭을 지금이라도 단호하게 끊어내지 않으면 안된다"라며 "이재명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실천 의지를 보이고 있고 김민석 국무총리도 취임하자마자 무더위쉼터를 점검하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들의 취업이 집중적인 5인 미만 고용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적용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의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 전체 이주민 고용 사업장 근로감독을 강화하여 산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특히 근래 크게 증가하고 있는 단기간 계절 노동자, 조선소 이주노동자가 산재에 취약하지 않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무엇보다 취약한 처지일수록 산재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한, 정부 관리 밖에 있는 40만 미등록 이주노동자야말로 산재에 가장 취약한 이들임을 강조한다. 산재 발생이나 은폐가 가장 쉽게 이루어지는 곳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일터이다"라며 "정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단속 같은 행정력으로는 더 이상 대처하기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고, 과거 노무현 정부가 미등록 외국 국적 동포에게 시행했던 합법화 선례를 참조하여 특단의 조처가 있기를 고대한다"라고 했다.
경남이주민연대 등 단체는 "이주민을 값싸게 부릴 수 있는 노동력으로 치부하지 않고 이민 국가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대우하기 위해서는 큰 틀에서 새롭게 정책을 짜야 한다"라며 "이주민 정책 컨트롤 타워로서 '이민사회통합처(청)' 설립이 요구된다"라고 했다.
이재명정부에 대해,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 피해자이고, 사상 처음으로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의 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배출한 정부를 맞았다"라며 "세상에서 가장 취약한 이주노동자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한국인 대신 죽는 이주노동자의 극심한 차별을 바로잡는 것, 새 정부가 긴급히 해야 할 일이다"라고 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들은 5일에 한 명꼴로 일하다 목숨을 잃고 있다. 한국인이 떠난 자리에서 노동'력'으로만 취급받다 죽음에 내몰리는 이주노동자들이 더는 없도록 온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라고 했다.
경남이주민연대 등 단체는 "이주노동자 사업장 안전 실태를 긴급점검하라", "은폐된 산재 피해 이주노동자를 발굴하라", "부처별로 각각 운영하는 외국인력제도를 일원화하라", "산재에 가장 취약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구제하라.",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정하여 재해 사각지대를 없애라", "이주민 정책 컨트롤 타워로서 이민사회통합처(청)을 신설하라"라고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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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이주민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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