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주판알을 튕길까, 튀길까, 퉁길까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며 ‘똘똘한 한 채’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언제 어느 곳의 어떤 아파트를 매수해야 할지 주판알을 튕겨 보고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집 두 채를 정리해 한 채로 갈아타려고 주판알을 튀기고 있다” 등과 같이 말하는 이가 많다.
‘어떤 일에 대해 이해득실을 계산하다’라는 의미를 나타낼 때 이처럼 ‘주판알을 튕기다’ ‘주판알을 튀기다’라고 표현한다. 혹은 “주판알을 퉁겨 보니 지금이 매수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등에서와 같이 ‘주판알을 퉁기다’라고 쓰는 이도 많다.
주판을 놓는 걸 나타낼 땐 ‘튕기다’와 ‘튀기다’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퉁기다’는 이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어 주판을 놓는다는 뜻으로는 쓸 수 없다.
‘주판알을 퉁기다’라고 잘못 쓰는 이유는 ‘튕기다’와 ‘퉁기다’가 비슷한 의미로 쓰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만 좀 튕기고/퉁기고 제발 만나 줘”에서처럼 다른 사람의 요구나 의견을 거절할 때나, “가야금을 튕기는/퉁기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등에서와 같이 현악기의 현을 당겼다 놓아 소리가 나게 하다는 의미를 나타낼 땐 ‘튕기다’와 ‘퉁기다’가 모두 가능하다.
그러나 “콘크리트 벽에 박으려던 못이 튕겨 나왔다” “지게를 받쳐 놓은 작대기를 퉁기자 지게가 넘어졌다”에서처럼 ‘튕기다’는 다른 물체에 의해 힘을 받아 움직이게 되는 성질을 지니고 있으며, ‘퉁기다’는 동작을 하는 주체의 의지가 담겨 있을 때 쓴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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