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DC, 히어로 명가 자부심 '슈퍼맨'으로 되찾을까?
[김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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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슈퍼맨' |
|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DC의 위기를 마블 영웅이 해결한다?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말이 2025년 할리우드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9일 국내 개봉된 새 영화 <슈퍼맨>이 그 결과물로 탄생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슈퍼맨>은 <배트맨> 시리즈와 더불어 DC 코믹스를 대표하는 간판 히어로로 그 동안 여러 차례 영화, TV 시리즈물로 만들어졌다.
1978년 리처드 도너 감독('오멘', '리쎌 웨폰')에 의해 현대화 된 첫 번째 실사 영화가 등장한 후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한 축은 히어로 코믹스에 기반을 둔 작품이 담당했다. 일련의 '배트맨'시리즈와 더불어 DC·워너브러더스의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지만 21세기 이후 '슈퍼맨' 캐릭터는 좀처럼 영화화 과정에서 수 없는 진통을 겪었다. 그 사이 라이벌 업체 마블과의 경쟁에서 DC·워너는 늘 열세를 면치 못했다.
<어벤져스>의 인기에 자극 받아 <저스티스 리그>가 나왔지만 모욕에 가까운 혹평 속에 더 이상의 프랜차이즈 확장을 이루지 못했고, 기존 DC 유니버스 실사화 계획은 전면 수정됐다. 위기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해결사로 마블의 인기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연출했던 제임스 건 감독이 DC 스튜디오 사장으로 영입했고 그 결과물로 극장판 영화의 리부팅을 알리는 신작 <슈퍼맨>이 등장했다. 과연 <슈퍼맨>은 잃어버린 히어로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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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슈퍼맨' |
|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엄청난 부를 기반으로 루터 코프라는 군수 물자 회사를 운영하는 그는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도 영향력을 끼칠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울트리맨, 엔지니어 등 이른바 '메타 휴먼'을 앞세워 슈퍼맨과의 혈전을 치르는 루터에게 슈퍼맨은 방해물이었다.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루터의 계략으로 인해 슈퍼맨은 영웅에서 한순간에 지구 정복을 꿈꾸는 악당으로 낙인찍혔다. 급기야는 비밀 감옥에 갇히는 신세로 전락한다. 자신의 능력을 전혀 발휘할 수 없는 치명적 수단인 크립토나이트가 있는 이곳에서 슈퍼맨은 그대로 주저앉고 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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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슈퍼맨' |
|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영화 속 영웅, 특히 신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슈퍼맨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방향 설정을 제임스 건 감독이 택한 셈이다. 자신의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렉스 루터의 특징을 십분 발휘한 극의 전개는 이번 <슈퍼맨> 리부팅을 통해 그동안 DC·워너가 범한 이도 저도 아닌 히어로물 생산이라는 과오를 털어내고 새로운 형태의 히어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일종의 자신감으로 보인다.
제임스 건 감독은 마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와 DC 이적 후 제작한 OTT 시리즈물 <피스메이커>를 통해 코믹함을 강조한 독특한 히어로 실사물을 완성했다. 그는 DC 유니버스 속 캐릭터들의 무게감 대신 다소 가볍고 경쾌한 움직임의 작품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맘껏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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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슈퍼맨' |
|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신나는 펑크록 BGM과 맞물린 슈퍼맨과 더불어 실사판 작품에는 처음 등장하는 '슈퍼독' 클립토는 사실상 주연급 맹활약을 펼치면서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이들과 더불어 향후 DC 유니버스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일명 '저스티스 갱'의 일원들인 그린 랜턴, 미스터 테리픽, 호크걸 등의 신규 캐릭터들은 양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이들은 향후 OTT 시리즈에서 비중있는 재출연을 예고한다.
기존 DC 표 영화들의 약점인 "쓸데 없이 무게 잡다 시간만 다보낸다"라는 비아냥을 털어내도 좋을 만큼 <슈퍼맨>은 이전 작품과의 차별화 및 라이벌 업체(마블)의 장점을 대거 흡수한다. 그렇게 자신들만의 업그레이드를 이뤄내고 있다.
물론 약점도 있다. 별다른 설명 없이 다양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다보니 DC코믹스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일부 관객은 "저게 다 뭐지?"라며 의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맨>은 아주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적어도 관람료 내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체험을 선사하는 여름철 시원한 청량음료 역할은 톡톡히 수행한다. 제임스 건이라는 마블의 DNA를 대거 수용한 이번 DC·워너의 과감한 선택은 비교적 무난한 출발에 돌입했다.
참고로 쿠키 영상은 2개인데, 향후 시리즈와는 크게 관계 없다. 대신 극의 말미에 등장하는 슈퍼맨의 사촌 <슈퍼걸>(2026년 개봉), TV 토크쇼 속 카메오로 모습을 드러낸 <피스메이커>(8월 시즌2 공개 예정) 등 DC의 또 다른 캐릭터들은 색다른 기대감을 안겨준다. 이밖에 <가오갤> 배우들의 목소리 카메오 출연도 제법 흥미롭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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