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 중개 완전히 중단해야" 스웨덴에서 나온 권고, 그 이유는
[김성수 기자]
복지국가 스웨덴의 충격적인 고백
지난 6월 1일 스웨덴 입양위원회가 발표한 해외입양 조사보고서가 해외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70년간 지속된 스웨덴의 해외입양 활동을 전면 조사한 이 보고서는 "불법입양과 비윤리적 관행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고 결론지으며, 2028년 말까지 해외입양 중개활동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보고서는 스웨덴 입양위원회의 권고사항이다. 하지만 이 권고사항에 대한 수용 투표는 나중에 스웨덴 의회에서 할 것이다. 한국계 스웨덴 입양인이자 스웨덴 한인입양인 세계 코디네이터 한나 소피아 융 요한손 박사는 스웨덴 의회에서 아마도 올해 말에 이 권고사항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자에게 밝혔다. 이 권고는 이미 "알려진" 아동, 즉 친인척 등 성인과 아동 사이에 이미 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입양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대모, 대부, 이웃 등 국내아동을 입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지국가의 모델로 여겨지는 스웨덴에서 나온 이 권고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다. 아동의 권리보다 입양 수요를 우선시해온 해외입양 제도의 근본적 문제를 인정하고, 국가 차원에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를 하자는 의지의 표현이다.
70년간 지속된 조직적 불법행위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매 10년마다 스웨덴 해외입양에서 아동매매 사례가 확인됐다. 생부모의 자발적이고 충분한 정보에 입각한 동의 없이 아동들이 입양되는 경우가 있었고, 입양 서류의 위조와 오류도 발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스웨덴 당국과 관련 기관들이 이러한 불법행위를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스웨덴 당사자들은 불법행위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고, 원산국의 입양 활동 능력과 자신들의 윤리적 중개 능력에 대해 과도한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제도적 결함과 구조적 문제
또, 보고서는 스웨덴의 해외입양 제도는 처음부터 불법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대신 기존 입양 활동에 맞춰 조정되고 입양을 촉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비영리 조직들이 입양 중개를 담당하는 구조는 가능한 한 많은 아동을 중개하려는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2005년까지 국가입양위원회가 입양 촉진과 감독을 동시에 담당했던 것도 효과적인 통제를 저해했다.
감독기관은 적절한 도구와 조건을 갖추지 못했고, 자신들의 감독권한을 좁게 해석하여 원산국에서의 입양기관 활동을 조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회복지위원회와 법원은 적절한 절차와 아동 최선의 이익을 보장할 중요한 책임이 있었지만, 입양기관을 적법한 절차의 보장자로 과도하게 신뢰했다는 비판이다.
수요 중심 입양의 한계
보고서는 현재의 해외입양 중개 활동이 "아동의 권리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명시했다. 입양 가능한 아동에 대한 수요가 보충성 원칙과 충돌할 수 있고, 불법행위에 대한 인센티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스웨덴은 높은 입양비와 기부금을 요구하는 국가들과 협력했고, 독재국가, 광범위한 빈곤과 부패가 만연한 국가, 입양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국가에서도 아동을 입양해왔다. 이는 불법행위의 위험성을 더욱 높였다.
미래를 위한 대안, 지원 중심으로의 전환
스웨덴 입양위원회는 스웨덴 정부에게 "해외입양 중개 활동 중단과 함께 해외입양인과 그 가족들에 대한 포괄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할 것"을 권고했다.
스웨덴 입양위원회의 주요 권고내용은 다음과 같다:
해외입양인과 입양문제를 위한 국가 자원센터 설립
출생국 여행을 위한 재정 지원 (기준액의 25%까지)
국가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 검토
해외입양인의 뿌리 찾기와 상담 서비스 제공
불법행위 의심 사례에 대한 지원
한국에 던지는 메시지
스웨덴 입양위원회의 권고는 한국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은 세계 최대의 아동 송출국 중 하나였으며, 현재도 해외입양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웨덴 보고서가 지적하는 구조적 문제들 - 수요중심의 해외입양, 부족한 감독, 원산국의 취약한 아동보호 시스템 - 은 한국이 해외입양 송출국으로서 경험했던 문제들과 맞닿아 있다.
스웨덴 입양위원회가 "아동의 최선의 이익"이라는 원칙을 진정으로 구현하기 위해 해외입양 중개 포기를 권고한 것처럼 한국도 해외입양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때가 왔다.
이는 아동의 권리를 진정으로 보호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다. 친족 입양 등 진정한 필요에 의한 입양은 더욱 엄격한 통제 하에 계속 허용하되, 상업적 입양 중개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해외입양이 아동복지 정책이 아니라 불임 부부를 위한 해결책으로 기능해왔음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용기 있는 선택이 던지는 질문
이 같은 스웨덴의 논의는 한국사회에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는 아동의 권리를 진정으로 보호하고 있는가? 해외입양이 정말 아동 최선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70년간의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제도를 전면 개편하고자 하는 스웨덴의 용기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에게도 자신들의 해외입양 정책을 돌아보게 만든다. 한국 역시 이 질문 앞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진정한 아동복지는 아동을 다른 나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아동이 자신의 가족과 공동체 안에서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스웨덴의 질문은 이 근본적인 진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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