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기본, 난소암도 잡아낸다… ‘스마트 생리대’를 아시나요

김예경 기자 2025. 7. 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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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만 착용해도 만성 염증, 난소암 등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 연구팀은 생리혈 속 단백질을 감지해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 생리대'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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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만 착용해도 만성 염증, 난소암 등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어드밴스드 사이언스
생리대만 착용해도 만성 염증, 난소암 등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 연구팀은 생리혈 속 단백질을 감지해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 생리대’를 개발했다. 겉보기에는 일반 생리대와 다르지 않다. 스마트 생리대 안에는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는 2x2cm의 얇은 실리콘 판이 삽입됐고, 장치 안에는 ‘시험지’가 들어 있다. 생리혈이 시험지에 닿으면, 안에 있는 단백질의 양에 따라 색이 변한다. 특정 단백질이 많으면 색이 더 진해지고 적으면 연하게 나타나는 방식이다. 실제로는 선이나 동그라미 형태로 15분 안에 결과가 나타난다.

연구팀은 “시험지가 세 가지 질병과 관련한 단백질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로 ‘C-반응성 단백질’이다. 몸속 염증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로, 감기나 만성 염증 질환이 있을 때 수치가 올라간다. 두 번째는 ‘암배아 항원’이다. 암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혹은 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판단하는 데 활용되는 단백질이다. 마지막으로 ‘암 항원-125’는 난소암을 선별하는 데 사용된다. 생리 주기에 따라 수치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높은 수치가 나타나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시험지에 나타나는 색은 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더 정밀한 분석을 위해 연구팀은 ‘AI 이미지 분석 앱’도 함께 개발했다. 사용자가 시험지를 사진으로 찍으면 앱이 색의 농도와 모양을 인식해 단백질 수치를 자동으로 판독한다. 앱은 단순히 색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생리혈 속 단백질 농도와 기존 의료 기준인 정맥혈 수치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신뢰도 높은 결과를 제공한다.

연구에 참가자들은 이 장치가 내장된 생리대를 착용한 뒤 “기존 생리대와 착용감이 똑같다”고 했다. 실제로 이들이 제공한 생리혈과 정맥혈을 비교 분석한 결과 세 가지 단백질 모두 정맥혈 농도와 매우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연구팀은 “생리혈도 기존 채혈 검사처럼 신뢰할 수 있는 진단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장치는 시험지에 생리혈이 묻는 방식까지도 정밀하게 설계돼 있다. 너무 많은 피가 묻지 않도록 유입량을 조절하는 ‘마이크로 구조’가 적용돼 있어 얼룩지거나 번지는 현상이 없고, 정확한 판독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현재까지는 건강한 여성들의 생리혈을 중심으로 실험이 이뤄졌지만, 앞으로 1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실사용 환경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며 “생리 주기에 따른 단백질 수치 변화나 개인차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장치의 실효성을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생리혈을 직접 몸에 닿게 하는 장치인 만큼 생체 적합성과 규제 승인 요건도 함께 검토 중이다. 연구를 이끈 잉게 헤르만 교수는 “생리혈은 여성의 몸 상태를 반영하는 중요한 신호다”며 “기술이 조기 진단과 여성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지난 5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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