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3주차' 맞이한 여자배구 대표팀, VNL 생존할까

양형석 2025. 7. 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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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9일 시작되는 3주차에서 폴란드-일본-불가리아-프랑스와 격돌

[양형석 기자]

한국 여자배구가 내년 VNL 잔류를 위한 운명의 3주차를 맞는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9일부터 일본 지바현에서 열리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경기에 참가한다. 9일 세계랭킹 3위 폴란드를 상대하는 한국은 10일 세계 랭킹 5위 일본을 만난 후 하루 휴식을 취하고 12일 불가리아(20위),13일 프랑스(17위)를 상대한다. 한국은 3주차 4경기에서 최소 1승 이상 따내야 VNL 잔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1주차에서 4전 전패로 승점 1점만 따냈던 한국은 2주차 첫 경기에서 캐나다를 제물로 대회 첫 승을 따냈고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도 승점 1점을 추가하며 2주차까지 18개 참가팀 중 17위에 올라있다. 캐나다(2승6패)와 태국(1승7패),세르비아(8패) 등 하위권 팀들과 강등을 피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3주차 경기에서 한국은 좋은 경기를 보여주며 내년에도 VNL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대회 치르면서 점점 나이지는 경기력
 1주차 4경기에서 평균 9.25득점을 기록했던 강소휘는 2주차 3경기에서 평균 19.67점을 폭발했다.
ⓒ 국제배구연맹
2021년부터 작년까지 VNL 30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던 한국은 작년 5월20일 태국을 상대로 30연패의 늪에서 탈출했고 약 3주 후에는 프랑스를 꺾으며 대회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물론 한국 여자배구의 경쟁력은 '배구여제' 김연경이 있던 시절과 비교하기 힘들지만 세사르 에르난데스 감독 시절의 암흑기를 지나 모랄레스 감독 체제에서 경기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작년 10월부터 6개월에 걸친 V리그 장기레이스와 태국과의 올스타 슈퍼매치 일정까지 소화한 한국은 2025 VNL 1주차 일정에서 독일과 이탈리아,미국 같은 강호들을 상대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8일 체코와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을 벌이며 간신히 승점 1점을 따낸 것을 제외하면 30연패를 당했던 시절로 회귀한 듯한 경기력이었다. 이대로라면 내년 챌린지컵 강등은 피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모랄레스호는 세계랭킹 10위 안팎의 팀들이 모여 있어 더 험난한 일정이 될 거라 예상됐던 튀르키예에서의 2주차 일정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한국은 6월18일 2주차 첫 경기에서 세계랭킹 10위 캐나다를 세트스코어 3-2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틀 후 벨기에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는 1-3으로 패했지만 2세트 25-20으로 승리한 데 이어 3세트에서도 29-31로 접전을 벌이며 크게 선전했다.

22일 세계랭킹 3위이자 홈팀 튀르키예를 상대로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며 체력을 비축한 한국은 같은 날 밤 세계랭킹 9위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에서 또 한 번 풀세트 접전을 벌이며 선전했다. 비록 3세트까지 2-1로 앞서다가 내리 두 세트를 연속으로 내주며 역전패를 당한 것은 아쉬움이 남지만 한국은 승점 1점도 쉽지 않을 거라던 2주차 4경기에서 대회 첫 승과 함께 귀중한 승점 3점을 추가했다.

한국이 2주차에서 얻은 최고의 수확은 강소휘(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육서영(IBK기업은행 알토스)으로 이어지는 아웃사이드히터 콤비를 발굴했다는 점이다. 강소휘와 육서영은 2주차 튀르키예전에서 휴식 차 결장하며 3경기 밖에 소화하지 않았지만 각각 59득점과 49득점을 올리며 한국의 공격을 양분했다. 마땅한 아포짓 스파이커가 없는 한국에서 이선우(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분전도 돋보였다.

한국과 인연이 있는 4개 팀을 차례로 상대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을 이끌었던 라바리니 감독은 9일 3주차 첫 경기에서 폴란드 감독으로 한국을 상대한다.
ⓒ 국재배구연맹
한국은 브라질에서 열린 1주차에서 4전 전패를 기록하고 8일의 휴식을 가진 후 튀르키예에서 열린 2주차에서 1승3패로 경기력이 한층 나아졌다. 브라질 리우네자네이루와 한국의 시차는 12시간이지만 튀르키예 이스탄불과 한국의 시차는 6시간이다. 그리고 한국은 2주차 일정을 끝낸 후 2주의 휴식과 재정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3주차 경기는 한국과 시차가 없는 일본 치바현에서 열린다.

한국은 3주차에 폴란드와 일본, 불가리아, 프랑스를 차례로 만난다. 이번 대회에서는 폴란드가 7승1패로 2위, 일본이 6승2패로 5위, 프랑스가 3승5패로 11위, 똑 같은 3승5패의 불가리아가 승점에서 뒤져 13위에 올라있다. 4주차에서 한국과 맞붙는 네 나라의 전력과 이번 대회 성적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 폴란드,일본과의 경기에서 감각을 끌어올리고 불가리아, 프랑스전에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4주차에 맞붙은 4개 팀은 모두 한국과 크고 작은 인연이 있다. 이번 대회 2위에 올라 있는 폴란드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끈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지휘하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사령탑 앞에서 '체력비축'을 핑계로 무기력한 경기를 보여주는 것은 라바리니 감독에게 큰 실례다. 한국의 마지막 상대 프랑스는 작년 VNL에서 한국의 2번째 승리 제물이었다.

한국의 두 번째 상대는 일본이다. 현재 세계랭킹과 전력 차이는 크지만 한일전을 허투루 임한다면 배구팬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맞붙은 12개국 중에서 한국과 체격 조건이 가장 비슷한 팀이다. 한국의 3주차 3번째 상대 불가리아에는 지난 시즌 도로공사에서 활약했던 메렐린 니콜로바가 있다. 다만 니콜로바는 2주차까지 명단에 포함되지 못해 한국전 출전도 불투명하다.

현재 한국 여자배구의 전력은 VNL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기를 치르기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혹자는 차라리 챌린지컵에서 비슷한 전력의 상대들과 경쟁하는 것이 여자배구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이 힘들어진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팀을 상대할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과연 한국은 3주차 4경기를 통해 내년에도 VNL 무대에 잔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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