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위기 소통 3원칙 '신뢰·공감·행동'
[진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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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대형 재난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실행한 대국민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핵심은 '신뢰 형성', '공감 유도', '행동 촉구'라는 3대 요소를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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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각국의 정부가 대처해 온 재난 대응 사례들을 살펴보는 것은 앞으로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재난 상황에서 어떻게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재난을 극복해야 하는가를 판단하고 계획할 수 있는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용어 가운데 하나가 ESG다. 'ESG'는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약자로서, 조직이 생존과 성장 발전을 위해 지켜야 하는 기본적 책임(responsibility)을 뜻한다. ESG는 지구상의 일반기업, 일반조직체, 정부가 영위하고 있는 모든 활동에서 그들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최상의 기준으로 설정하고 지켜나가야 할 행동철학이며 행동윤리이다.
종교학자이자 철학자인 마틴 루터는 '희망은 행동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그동안 겪어 온 재난과 위기사례는 재난위기대응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희망이며 행동의 지침이 되는 것이다. 재난위기 및 정부의 대응 사례로서, 환경 재난이었던 동일본 대지진에 대해 살펴보면서 교훈을 얻고자 한다.
동일본 대지진(東日本大地震)은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에 일본 도호쿠 지방을 강타한 일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 가운데 하나다. 강력한 지진뿐만 아니라, 대규모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까지 발생하며,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동일본 지진의 진원지는 일본 혼슈 동북부 해역 앞바다다. 지진 규모는 일본의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M9.0이었다. 쓰나미 해일의 최대 높이는 미야기현 일부 지역을 기준으로 40.5m로, 13층 아파트 높이의 파도가 동북부 해안지역을 휩쓸고 지나갔다. 이 재난으로 사망·실종된 사람이 약 2만2000명이 넘었고, 피난민 수는 47만 명 이상이었다. 경제적 피해는 약 235조엔(약 2000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위기 커뮤니케이션 핵심 전략, '신뢰 형성', '공감 유도', '행동 촉구'
이러한 재난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실행한 대국민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핵심은 '신뢰 형성', '공감 유도', '행동 촉구'라는 3대 요소를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것이었다. 일본 정부는 국민들에게 개인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협조를 요청했고, 정부 주도로 국가재난에 총력을 기울여 대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의 대국민 메시지는 간결하고 정중했다. 모든 메시지는 과학적 근거를 원칙으로 전달했고,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등장시킴으로서 신뢰를 구축했다. 당시 내각 관방장관이었던 에다노 유키오(野男)는 연일 기자회견을 통해 재난 상황을 설명했으며, 국민들에게 침착한 대응을 요청했다.
재난대응 ESG란 무엇인가? 첫째는 환경(Environment) 재난대응으로, 재생 에너지의 적극적 전환과 기후 위기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실행이다. 둘째는 사회(Social) 재난대응으로,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정보 공개, 그리고 재난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정책수립 및 실행이다.
셋째는 지배구조(Governance) 재난대응으로, 정책의 투명성, 위기관리 체계 수립, 그리고 리더의 책임경영이다. 즉, ESG 재난대응은 재난에 대한 단순한 물리적 복구가 아니라, ESG 기반의 지속가능한 회복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ESG 관점에서 일본 정부의 미래 재난 대응은 어떠했나?
첫째, 환경 측면에서의 재난대응으로서, 독립적인 원자력규제위원회(NRA)를 설치해 원자력 발전 안전 기준을 국제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고정가격매입제도(FIT)'를 도입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민간투자 확대를 유도했다. 에너지 믹스 정책의 조정으로, 재생에너지중심으로 전환하고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최대 5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둘째, 사회(Social) 측면에서의 재난대응으로,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중장기 복구 계획을 마련했다. 정보공개 및 시민참여 강화 차원으로 방사능, 환경오염 관련 정보를 국민에게 실시간 제공하는 시스템을 강화했다. 재난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정책 차원에서 고령자·장애인 등의 재난 대응을 위한 특별 지침을 마련했다.
셋째, 지배구조(Governance) 측면에서의 재난대응으로, 위기관리 체계를 개편하는 차원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권한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위기관리 매뉴얼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전면 개정했다. 기업의 ESG 재난대응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보고서 발표를 의무화했다.
한국 정부도 'ESG 재난 대응' 정책 마련해야
한국 정부도 아래와 같은 원칙을 갖고 'ESG 재난 대응'을 위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
첫째, 환경(Environment) 차원에서 탄소 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촉진해야 한다. 탄소중립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부가 중장기 로드맵(NDC)을 현실성 있게 설계하고 이행해야 한다. 한국은 원자력발전 비중이 높은 국가이므로, 원자력에 대한 안전 재점검과 국민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독립적인 안전기구(원자력안전위원회)를 통한 감시를 강화하고, 정보공개를 확대해 사회적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사회(Social) 차원에서 시민참여형 위기대응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재난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야 한다.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하는 재난 매뉴얼을 개발해야 한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도 일본처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장애인 대피 지도 등의 맞춤형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지역사회 기반의 재난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지배구조(Governance) 차원에서 ESG 통합형 위기관리 및 정책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하는 ESG 통합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ESG를 단순한 경영 트렌드가 아닌, 공공정책 및 규제 프레임워크로 통합해야 한다. 중앙과 지방의 협력적 재난대응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사전 예방적인 리스크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일본은 동일본 지진 이후 시나리오 기반의 위기대응 훈련을 정례화하고 있다. 한국도 과학 기반의 리스크 시나리오 체계를 정례화해야 한다.
위기 관리자로서, ESG 재난위기에서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최우선 핵심 원칙으로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재난위기가 발생하기 전부터 리스크를 예측하고 재난대응을 위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둘째, 투명성과 일관성이 필요하다. 정보 공개의 속도와 정확성이 정책 신뢰도를 결정한다. 메시지 전달의 골든타임을 확보해야 한다. 투명성 차원에서 팩트 기반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짜 뉴스나 루머를 선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셋째, 다채널 커뮤니케이션으로서, 언론, SNS, 공식 웹사이트, 오프라인 브리핑 등 다각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넷째, 공감과 시민참여를 유도하는 차원에서 공감 기반 커뮤니케이션과 시민참여형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공식 메시지 창구(재난안전본부 앱 등)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재난대응 메시지는 모든 부처와 기관에서 하나의 통일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다섯째, 실행 전략으로서, ESG와 같은 복합 이슈의 경우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기업, 시민단체, 주민 등)의 의견을 사전에 수렴하는 정책조정 플랫폼을 운영해야 한다. 여섯째, 갈등 상황에서는 중립적인 제3자(전문가 패널 등)를 통한 정책 설명회 및 이해관계자 간 협의체를 운영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진용주는 오리콤에서 본부장을 역임했다. 계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기업가센터 교수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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