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다' '난해하다' 반응 나온 민주주의전당, 대체 왜

윤성효 2025. 7. 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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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단, 김영만 상임고문과 8일 답사... "고쳐야 한다, 토론 필요"

[윤성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들이 8일 오후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고문과 함께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을 둘러봤다.
ⓒ 윤성효
"화가 난다."
"난해하다."
"마음이 아프다."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컨텐츠가 부족하다."
"전반적으로 고쳐야 한다."

8일 오후 문화재 '김주열열사 시신인양지' 옆에 들어선 경남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아래 민주전당)을 둘러본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들이 보인 반응이다. 김묘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은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고문의 설명을 들으며 민주전당 전시물을 살폈다.

현장 방문에는 김묘정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우완·김경희·백승규·전홍표·최은하·오은옥·이원주·진형익·김상현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먼저 3.15의거기념탑부터 참배한 뒤 민주전당을 찾았다.

민주전당은 6월 10일 임시운영에 들어갔고, 6월 29일 개관식을 열려고 했으나 이승만·박정희 독재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했고 전시물이 부실하다는 등 여러 지적을 받으면서 개관 행사를 연기했다.

민주전당은 문을 닫지 않고 임시운영을 계속했고, 열린사회희망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문화예술인들은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민주당 시의원들이 단체로 처음으로 현장 조사를 벌인 것이다.

▲ '화난다' '난해하다'반응 나온 민주주의전당, 도대체 왜?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들이 8일 오후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고문과 함께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을 둘러봤다 ⓒ 윤성효

"어린이들이 여기서 무슨 영감을 얻겠느냐"

어린이들을 위해 외래어를 사용해 민주주의를 표현해 놓은 전시공간을 찾은 의원들은 "난해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어린이들이 여기서 무슨 영감을 얻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평등'을 여러 개의 시계로 표현해 놓은 공간에 대해 김영만 고문은 "시간은 돈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같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자연법칙으로 평등을 나타낸 것이다"라며 "민주에서 평등은 그런 게 아니고 신분이나 인종 차별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인종이 손을 잡고 있는 그림을 비롯해 얼마든지 전시할 게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의 바다'라는 전시에 대해, 김 고문은 "박정희 시대 경제발전을 자랑하기 위한 것이다. 박정희가 아무리 좋은 일을 했다고 하더라고 여기에 있을 게 아니라 그런 것은 박정희기념관에서 해야 한다. 이곳은 민주주의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얼마 전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피해를 입은 유족들이 이곳에 와서 둘러왔다. 마산 앞 바다에 괭이바다가 있다. 1950년에 확인된 숫자만 717명이 수장됐다. 그들은 재판도 없이 바다에 빠져 죽었고, 그게 모두 이승만 때 이루어졌다"라며 "그런데 '바다'를 표현하면서 그런 내용은 하나도 없다. 유족들은 '비극의 바다'다"라고 했다.

이어 "저는 김주열 열사와 옛 마산상고 입학동기다. 민주전당에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떠오른 바다가 없다. 그렇다면 '성장의 바다'가 아니라 '통곡의 바다'가 돼야 하는 거 아니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잘못이다. 모조리 다 없애고 뜯어고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들이 8일 오후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고문과 함께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을 둘러봤다.
ⓒ 윤성효
이승만·박정희 관련해 그는 "이승만 12년, 박정희 18년 독재를 했다. 이승만은 독재 12년 말기에 3.15부정선거 하나로 세상이 뒤집어 진 게 아니다. 12년간 해온 독재통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학정, 만행이 있었다. 그런데 민주전당 연표에는 그런 내용은 없고 이승만의 '취임'과 '하야'뿐이다"라며 "박정희도 마찬가지다. 민주화 운동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독재자가 있었기 때문인데, 여기서는 그런 걸 알 수 없다"라고 했다.

파도 소리만 들리는 바다 영상을 본 오은옥 의원은 "마치 바다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으니 다 잊으라고 하는 것 같다"라고, 진형익 의원은 "가만히 들어 보니 나중에 <가고파> 노래가 나올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김영만 고문은 "문화예술인들이 여기에 와서 영상을 보며 서서 기다리다 나중에 '아침이슬' 정도는 나오겠지 생각했는데 나오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3.15의거에 영향을 미친 대구 2.28민주운동 설명판을 본 김영만 고문은 "2.28을 설명하려면 적어도 한 면 정도는 되어야 하고 대접도 해주어야 하며 사진 배치도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사진 한 장 없다"라며 "당시 대구에서 3·15처럼 시위가 일어나지 않았던 건 그날 경찰이 대응을 잘 했기 때문이다. 학생한네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고, 몇 명 잡았다가 풀어주었다. 사고가 나지 않았다. 대구에서도 사고가 났다면 마산처럼 큰 시위로 번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만 고문은 "이곳에 독재자가 없다는 것은 독재자 이미지를 순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의도적이다. 민주화운동이라면 동전의 양면처럼 당연히 나와야 하는 게 독재자다. 어느 누군가의 힘에 의해 독재자가 빠져버린 것"이라고 했다.

'산업화'라는 마산 시가지 모형에 대해, 김 고문은 "여기에 보면 마산수출자유지역 등 표현이 돼 있다. 마산이 박정희 경제성장정책으로 1970년대 큰 도시가 됐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면서 "한 마디로 박정희 업적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보는 사람들은 그냥 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김 고문은 "박정희는 유신체제 속에 여러 차례 긴급조치를 발동했고, 마지막으로 나온 게 9호였다. 그때는 사람들이 숨도 못 쉴 정도였다"라며 "그때 어떤 말이 유행했느냐 하면 '전국토의 감옥화, 전국민의 죄수화'였다. 그런 한 줄 정도는 이곳에 표현이 돼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덧붙였다.

김영만 고문은 "지금 민주전당의 전시 형태를 보면, 우리 지역의 친독재·친내란 세력들의 생각을 담은 것 같다. 이승만은 '건국의 아버지', 박정희는 '경제성장의 아버지'라고 여기는 사람들의 생각이 여기에 많이 개입됐다"라며 "그런데 민주당 시의원들이 뭐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당이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곳은 민주주의를 기리는 공간이다. 친일청산반민족행위기록관이라고 한다면 여기에 친일한 사람이 들어 올 수 있느냐. 어디에 감히"라며 "어떤 궤변을 늘어 놓더라도 들어주지 말아야 한다. 이곳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 나와 있는 대로 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묘정 "잘못된 부분, 하나하나 바로 잡아나가야"

김묘정 원내대표는 "들어와서 보니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아프다.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라며 "처음에는 민주전당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 하나하나 바로 잡아나갈 수 있도록 창원시와 협의를 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전홍표 의원은 "안타깝다. 전시 내용이 부족하다"라며 "민주당 창원시장 시절에 기획하고 했던 것인데 국민의힘 소속 전임 시장 때 완공됐다. 재정립을 해야 한다. 깝깝한 마음은 있지만 같이 해나가겠다. 민주전당 관련 토론회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원주 의원은 "전시된 사진과 영상을 보니 많이 아쉽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이우완 의원은 "전시 내용이 부실하다. 이곳에서는 민주주의 관련해서 어떤 정신이나 교육을 얻기가 어렵다.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백승규 의원은 "허성무 전 시장(현 국회의원) 때 시작했던 것인데 전시물은 홍남표 전 시장 때 주도적으로 됐다. 그동안 우리가 소홀했다"라며 "전면적으로 고쳐야 한다. 모든 게 안 맞다"라고 말했다.

진형익 의원은 "솔직히 말하면, 화가 났다. 겉으로는 민주주의를 말하지만, 실제 내용에서는 독재에 대한 언급도 없고, 저항의 역사도 지워져 있었다"라며 "민주주의는 저절로 주어진 게 아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피 흘리며 쟁취한 결과다. 그런데 이 전시는 그 본질을 외면하고, 마치 민주주의가 '중립적 상태'처럼 전시되고 있었는데, 운영은 중단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들이 8일 오후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고문과 함께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을 둘러봤다.
ⓒ 윤성효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들이 8일 오후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고문과 함께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을 둘러봤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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