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 후 바로 '오징어 게임' 발탁... "간절함 봐주신 것 같다"
[이선필 기자]
|
|
|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김준희를 연기한 배우 조유리. |
| ⓒ 넷플릭스 |
배우 조유리는 팬들에겐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 출신의 가수로 더 잘 알려져 있다. 2018년 공식 데뷔 후 소속사의 폐업으로 그룹은 잠정 해체되고 솔로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2022년 웹드라마 <미미쿠스>로 연기자 데뷔를 알린다. 그리고 뒤이어 캐스팅된 게 바로 <오징어 게임> 시즌2와 3였다. 총 4차 오디션을 거쳐 준희 역으로 낙점됐을 당시 조유리는 "저의 간절함을 알아봐 주신 것만 같았다"고 당시 소회부터 전했다. 서울 삼청동에서 8일 오후에 만난 그로부터 자세한 이야길 들을 수 있었다.
행복했던 촬영 현장
오디션 당시 조유리는 다른 작품들에 연이어 고배를 마시던 중이었다. 조유리는 "그와중에 절 불러준 게 <오징어 게임> 뿐이었다"며 "오디션 때 이것마저 떨어지면 1년을 쉬어야 한다는 마음에 정말 간절했다. 그 독기 서린 눈빛이 준희랑 잘 맞아떨어져서 좋게 봐주신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혹시 참가자 역할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위로 제 머릴 잘랐고, 옷도 집에 있는 것 중 가장 칙칙한 걸 골라입었다. 초록색 옷을 입으려다 너무 티가 날 것 같아서 회색 옷을 입었다. 사실 연기 수업은 꾸준히 받고 있었다. 고등학생 때 연극부를 하기도 했고, 연기 재미를 그때 알긴 했다. 아이즈원 활동을 할 때도 갈증이 있었다. 나름 여성 캐릭터들 독백을 연습한다거나 대본을 구해 이리저리 연구해보기도 했다.
그렇게해서 합격한 직후 황동혁 감독님과 매일 준희에 대한 얘길 나눴다. 감독님께서 준희는 엄마가 될 준비가 안 된 인물로 말씀주셨다. 그리고 줄넘기 게임에서 명기를 벌레 보듯 봐달라고 주문하기도 하셨는데 바로 이해가 되더라. 아이를 낳는 장면에선 심적으로 힘든 게 많았다. 현장에 아이 인형이 있었지만 일부러 쳐다보지 않다가, 촬영 때 보기 시작했는데 기분이 너무 이상하더라. 바로 몰입이 됐다."
실제 모친과 지인을 통해 출산 및 육아 이야길 들으며 역할을 준비해갔다고 한다. 조유리는 "엄마는 출산한 지 너무 오래라 기억이 안 난다고 하셨고, 지인을 통해서 최근 출산하신 분에게 언제 모성애가 느껴지는지, 임신 중 나오는 행동들에 어떤 이유가 있는지 등을 물어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매번 두려움에 떨면서 게임장을 벗어나고 싶었던 준희는 의지와 상관없이 준결승전에 해당하는 경기까지 진출했다. 아무래도 자신을 배신한 명기, 그리고 자신의 아이를 맡기게 된 기훈(이정재)과 실제 호흡이 가장 중요했을 터. 조유리는 "촬영 직전까진 선배님들이 무서워 보이기도 했는데 너무 잘 챙겨주셔서 바로 적응할 수 있었다"며 설명을 이었다.
"명기와의 감정은 사실 술래잡기 이후 모든 정이 다 떨어진 상태였다. 그전까진 밉다가도 한편으론 아니기도 했거든. 사랑이란 감정이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잖나. 마음이 완전 닫힌 상태는 아님을 표현하려 했다. 왜 명기를 사랑했는지에 대해서도 감독님과 많이 얘길 했다. 잠깐 표현되긴 하지만 준희가 고아에 남은 가족도 없다. 그래서 작은 애정에도 마음이 확 열릴 수 있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게다가 명기가 잘 생겼잖나. 결핍이 많은 아이라 아이를 지우지 않은 채 살아왔을 거라 상상했다.
|
|
|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3 스틸컷 |
| ⓒ 넷플릭스 |
<아이돌 학교> <프로듀스 48> 등 조유리의 연예계 데뷔와 활동은 오디션의 연속이었다. "아이돌 가수라는 수식어는 전혀 부담이 없다. 사실이니까"라며 조유리는 "지금도 가수 활동을 하고 있고,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게 꼭 연기 활동에 걸림돌이 된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연예계 활동이라는 게 사실 매번 좋은 일만 있을 순 없기에 예전엔 사람들 반응에 상처받기도 했다면 이젠 내성이 좀 생긴 것 같다. 요즘은 즐겁게 즐기고 있다. 아이즈원 때를 생각하며 솔로 활동을 견디기도 했고, <오징어 게임> 때 경험이 또 이후 활동을 버티는 힘이 될 것 같다. 즐거움과 감사함이 그 원동력이다. 인간 조유리는 굳건하고 잘 포기하지 않는 게 강점이다. 예전엔 버티는 것밖에 못 하나 싶었는데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거란 말도 있잖나.
물론 오디션 자체는 매번 해도 적응하기 어렵긴 하다. 경쟁하고 살아남아야 하고 평가받는 게 힘들다. 인생은 정말 오디션의 연속이구나 싶기도 하다. 처음 오디션에 합격했을 땐 이제 다신 안 보겠다 생각했는데 언제부턴가 저란 사람이 오디션에 강하구나, 열심히 해보자라는 마음이 생겼다. 1차에서 계속 떨어졌으면 재능 없다고 생각했을 텐데 그래도 합격 단계 직전까진 가니까 포기하지 않게 됐다. 오디션 때 오히려 차분하거나 침착하기보다 솔직하게 날 보여주는 게 좋은 결과로 돌아오더라. 나름 성취감이 들기도 하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6시부로 < 에피소드 25 >라는 앨범을 발표하며 2년 만에 가수 활동을 재개한 그다. 조유리는 "연기하면서 앨범 발표 사이 기간이 좀 길어질 순 있지만 노래 또한 제가 좋아하기에 잘 병행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평소 산책할 때 박찬욱 감독 영화 <박쥐> <아가씨> OST 등부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는다고 한다. "연기도 가수 활동도 그렇고 사람들이 보고 싶고 듣고 싶어하는 존재이고 싶다"며 조유리는 나름 희망하는 목표를 내놓기도 했다.
"제가 도전을 좋아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겁내지 않고 재밌게 활동하고 싶다. 연기적으론 스릴러나 호러 장르를 좋아해서 도전해보고 싶다. <오징어 게임> 이후 더 다양한 연령층이 알아봐주셔서 뿌듯하다."
|
|
|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김준희를 연기한 배우 조유리. |
| ⓒ 넷플릭스 |
| 남은 이야기들 |
| 아이즈원 출신들이 주름잡는 워터밤? 인터뷰 자리에선 아이즈원 출신 권은비 등이 등장하며 주목받는 워터밤 축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해마다 워터밤 여신 수식어가 오고가는 가운데 같은 그룹 출신 조유리 또한 워터밤 축제에 등장하는 걸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조유리는 "가면 즐겁게 참여하겠지만, 워터밤 여신 수식어를 뺏을 자신은 절대 없다"며 "권은비 언니가 절 비롯해 멤버들을 너무 예뻐해준다. 최근에도 기사를 보고 역시 언니가 찢었구나 싶어서 곧 연락할 예정"이라 말했다. 영상 통화로 바다 보여준 팬, 콘서트 찾아줘서 울컥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과거 한 팬미팅에서 조유리에게 영상 통화로 아무 말없이 바다를 보여주며 잔잔한 감동을 안겼던 팬 이야기가 화제였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 조유리가 언급한 사연 때문이어었다. 조유리는 "최근 팬 콘서트에 그분이 와주셔서 울컥했다.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좋았는데 한편으론 조용히 좋아해주시고 싶었을 텐데, 제가 너무 주목받게 한 건 아닌지, 부담을 준 건 아닌지 미안함도 들었다"며 "팬 활동이라는 게 언제든 쉬었다가 다시 와주셔도 좋고, 다른 분을 좋아해주셔도 되는 건데 미안함이 있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케이팝 데몬 헌터스' 보면서 국뽕? 놓친 게 있습니다
- 새끼손가락 잃은 이 유튜버가 판타지 가구 만드는 이유
- 20년 전 예언한 가상화폐, 이민사태... 재개봉 놓칠 수 없는 영화
- 사랑스러운 괴물? 이 영화에는 대사만 없는 게 아니다
- "꿀벌, 다큐 아이템으로 최고 난이도... 아주 귀한 작업이었죠"
- 100% AI가 쓴 시나리오로 작업, 이 감독이 던진 도발적 질문
- 3세대 아이돌의 향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성공 비결
- "아직도 사람을 믿냐"... '오겜' 성기훈이 이걸 알았더라면
- 파격적인 '주4회 편성', 방송국의 운명을 건 모험
- 주간과 야간반의 차별? 이 청춘영화가 담은 동아시아의 현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