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공무원 성추행 의혹 악성민원인 "공간이 좁아 스칠 수 있어"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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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는 8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고성군 면사무소 악성민원인과 관련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 ⓒ 윤성효 |
사회단체 회장, 공무원한테 개인 심부름이나 갑질 제기 파문 https://omn.kr/2deed
"공무원들을 개인 비서처럼 부리고, 새벽에 카카오톡을 보내고,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고, 장애공무원에게 '아픈 것도 죄다' 등의 말로 모욕감을 주며, 자신의 개인 업무 지시를 거절하는 공무원에게 욕설을 하는 등 악성민원을 넘어 한 개인의 범죄행위는 수십년째 이어졌다. 하지만, 해당 악성민원인은 처벌되지 않은 채 고성군을 활보하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김은형), 공무원노조 경남본부(본부장 강수동)는 8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 고성군의 악성민원인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라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강력히 처벌하라"고 했다.
이들은 지난 5월 고성군에서 벌어진 악성민원 관련 언론 보도 이후, 한 달가량 진상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는 김병훈 민주노총 경남본부 노안국장과 김상민 공무원노조 고성군지부장이 피해 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고, 김두나·김태형·이환춘 변호사가 법률자문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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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노조는 경남 고성군 한 면에서 벌어진 악성민원을 비판하는 내용의 펼침막을 거리에 내걸었다. |
| ⓒ 윤성효 |
ㄱ씨 개인 업무를 공무원에게 맡겼다고도 주장했다. 면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업무용 컴퓨터에 ㄱ씨 이름의 폴더를 만들어 두고, 그가 요구하는 업무를 수행해 왔다고 증언했다. 그가 요구하는 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업무에 상당한 방해와 욕설, 협박을 일삼아 다른 민원인 또는 동료들에게 어려움이 발생해 피해공무원들은 어쩔 수 없이 ㄱ씨 개인 업무를 수행했다는 것이다.
"수십 차례 문자와 카톡으로 개인 업무 지시"
공무원 ㄴ씨는 "새벽에도 문자를 보내 업무가 진행되는지를 확인했다"라며 "2021년 8월 27일 이전에 ㄱ씨가 발송한 카카오톡 메시지의 경우, 기간 만료로 인해 확인되지 않으나 수십 차례 문자와 카톡으로 개인 업무를 지시한 사실이 있다"라고 전했다.
ㄱ씨가 공무원에게 근무시간 이외에 지시한 업무는 '축제 업무 분장표 문서 작성', '대의원 명단 작성 후 송부', '발전협의회 회장 이취임식 시나리오 작성', '보도자료 작성' 등이다.
공무원 ㄷ씨는 "면에 처음 업무를 맡는 공무원에게 자신의 지위 등을 노골적으로 이야기 한 사실이 있고, 한 공무원에게 '자신에게 잘 보여야지 승진과 인사가 잘 된다'며 자신이 공무원의 승진에 영향력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했다"라면서 "개인 자료 작성을 요구하거나 반복적 수정을 요구했으며, 퇴근 이후에도 업무를 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성추행·성희롱 피해를 입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공무원 ㄹ씨는 "ㄱ씨는 신체적 접촉을 계속해 마주칠 경우 거리를 두고 있다"라면서 "팔이나 어깨를 고의적으로 접촉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라고 진술했다. 공무원 ㅁ씨 역시 고의적 신체 접촉과 불쾌한 언행 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장애공무원을 모욕했다는 주장 또한 제기됐다. 공무원 ㅂ씨는 "2022년 4~5월경 팔과 다리가 불편한 공무원에게 욕설을 한 사실이 있다. 장애인 전형으로 채용된 공무원에게 '아프면 일 잘해야지'라며 비아냥거려 해당 공무원이 '아픈 것도 죕니까'라고 몇 번이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ㄱ씨는 '아픈 것도 죄다'라며 모욕을 줬다"라고 했다.
이밖에 민주노총은 경남본부는 "ㄱ씨는 면사무소 공무원들에게 매년 1회 정기적으로 식사를 함께 해야 한다며 점심을 샀고, 회식 자리가 불편했지만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강제적으로 참석하고 있었다"라면서 "면담에 참여했던 공무원 4명 모두 회식의 성격에 대해 '참여 강요' 등이라 진술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공무원노조는 이환춘 변호사를 대리로 내세워 ㄱ씨를 공무집행방해죄, 강요죄, 협박, 스토킹처벌법, 성희롱, 성추행,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고발하기로 했다.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고성군에서 발생한 악성민원이 사실임을 확인했다"라며 "약 1개월간에 걸쳐 진행한 진상조사 과정은 수십년간 고성군 공무원들이 느꼈을 정신적 폭력의 참담함을 기록하는 과정이었다"라고 했다.
이들은 "악성민원이 당연시 여겨지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 이미 경남 노동자와 시민사회에서는 고성군에서 발생한 악성민원에 분노해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1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라고전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고성군에서 발생한 악성민원 범죄행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요구한다"라며 "공무원을 포함한 고객 응대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이 악성민원인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사업주의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ㄱ씨는 지난 5월 14일 공무원노조 고성군지부를 방문해 사과문을 제출했고, 이후 단체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ㄱ씨는 사과문에서 "저로 인해 불쾌했거나 혹시 피해를 보신 분이 계신다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모든 것이 제 불찰이다. 정중히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이어 '감사 요청'을 취소했다고 밝히며 직원에게 했던 욕설 문서작업 요구 등을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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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고성군 한 면사무소 공무원에게 개인 업무 지시를 하고 성추행과 욕설, 반말 등을 해왔다는 의혹에 휩싸인 한 단체 회장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고성군지부에 낸 사과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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