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쥐락펴락' 내란특검 빌드업 20일
[선대식, 박종현 기자]

내란 특검은 최대 20일이 보장되는 준비기간 중 단 5일만 사용한 뒤, 지난달 18일 전격적으로 김용현 전 장관 추가 기소를 하면서 수사를 개시했다. 이후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받아내며 석방을 막아낸 내란 핵심 인물이 모두 네 명(김용현, 여인형, 문상호, 노상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 구속영장을 전격적으로 청구하면서 재구속 기로에 서게 했다.
내란 특검의 숨 가빴던 수사 개시 20일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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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란 특검 조사 마치고 귀가하는 윤석열 표정은?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특검사무실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및 외환 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
| ⓒ 유성호 |
이들 내란 중요임무조사 혐의자들에 대한 조치가 상황에 쫓긴 속도전이었다면,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 윤석열씨에 대한 조치는 의도된 속도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수사 개시 6일 만인 6월 24일 1차 체포영장 저지 혐의 등을 적용해 윤석열씨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내란 특검이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때(6월 23일)를 기준으로 하면, 체포영장 청구에 걸린 시간은 단 하루였다.
박지영 특검보는 당시 브리핑에서 "(윤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2회에 걸쳐 불응하고, 특검이 수사를 개시한 6월 18일 이후인 19일에도 출석에 불응하면서 소환에도 응하지 않을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면서 "특검의 수사 기한에 제한이 있고 여러 사안 조사가 예상되는 바, 끌려다니지 않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튿날(6월 25일) 법원은 윤씨가 조사에 응하기로 했다는 사유로 체포영장을 기각했지만, 내란 특검은 곧바로 윤씨 쪽에 사흘 뒤(28일) 내란 특검에 출석하라고 통지했다. 윤씨는 지하주차장으로 출입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으나, 특검의 불가 방침에 결국 윤씨는 28일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
무조건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1차 소환 조사 당시 윤씨가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의 조사를 거부하자, 특검은 "조사 거부는 출석 거부"라고 강조하면서도 곧바로 다른 사안에 대한 조사로 변경하는 융통성을 발휘했다. 2차 출석 날짜를 두고 기싸움을 벌일 때에도 윤씨가 끝내 7월 1일 출석에 응하지 않자 내란 특검은 출석 불응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후, 윤씨가 원했던 7월 5일로 다시 소환일을 잡았다.
법조계에서는 이 과정 전체를 구속영장 청구를 위한 빌드업(명분 축적)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검찰 출신 오선희 변호사는 "구속 여부는 판사가 결정한다. 이를 위해 빌드업이 필요하고, 내란 특검의 모습은 정석에 가까웠다"면서 "조사 거부, 출석 거부로 (윤씨는) 점수를 잃었고, 점수를 딴 것은 내란 특검이었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6일 법원에 제출한 구속영장청구서에는 윤씨가 수사와 재판 절차에서 비협조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고, 형사사법시스템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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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영 내란 특검보가 2일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윤씨 체포영장이 기각되자, 내란 특검은 윤씨와 관련자들을 직접 소환 조사한 뒤 윤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그동안 인권보다는 수사를 앞세우다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씨 앞에서 갑작스레 인권을 강조했던 검찰의 모습과 한참 다른 것이다.
지난 3월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윤석열씨 구속 취소를 결정했다. 구속 기간이 9시간 45분 초과된 상태에서 윤씨를 구속 기소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구속기간 계산 방법은 지금까지의 실무와는 달랐다. 검찰이 즉시항고를 통해 이를 다퉈야 한다는 지적이 컸다.
하지만 심우정 검찰총장은 수사팀의 반대에도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윤씨 석방 지휘를 했다. 심 총장은 "적법 절차와 인권 보장은 취임 이후에 계속 강조해 온 검찰의 기본적인 사명"이라면서 "기소 이후에 피고인의 신병에 관한 판단 권한은 법원에 있다. 법원의 결정을 존중했다"고도 했다.
내란 사건의 중대성·특수성,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윤씨를 재구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검찰은 윤씨 구속과 관련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윤씨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차례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내란 특검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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