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일까? 배일까? 생트로페 호텔의 화려한 부활

‘라티튜드 43(Latitude 43)’ 은 건축가 조르주-앙리 핑구송(Georges-Henri Pingusson)이 1930년대에 생트로페의 역사적 호텔을 개조해 지은 휴양용 콘도미니엄이었다. 최근 150m2 규모의 이 건물을 디자인 스튜디오 ‘디모레밀라노’ 공동 창립자인 에밀리아노 살치와 브리트 모란이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했다. 핑구송이 대서양 횡단선의 선체와 갑판을 연상시키는 창문과 선이 특징인 건물을 기능적이고 미학적인 방식으로 개조했다면, 거의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살치와 모란은 당시의 코드를 해석해 건축물이 본래의 화려함을 되찾고 현대적 정신을 가미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재창조해 냈다.


100개의 객실, 수영장, 카지노, 라운지 댄스홀을 갖춘 전위적 호텔이었던 건물은 해양 소나무와 바나나나무로 이뤄진 거대한 공원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굴뚝까지 가지고 있었다. 소유주인 젊은 부부는 독특한 입지를 지닌 이곳에 우아하면서도 기능적인 여름 주택을 마련해 완전한 휴식을 취하면서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다. 자연 채광을 개선하고, 개방적이고 따뜻한 환경을 조성하고, 내구성 있는 소재를 사용해 달라는 부부의 요청은 바다가 보이는 이 집과 맞아떨어졌다.

살치와 모란은 “가장 적합한 솔루션과 마감재를 적용하기 위해 세심한 연구를 거쳤고, 클라이언트와 긴밀하게 협력해 프로젝트를 개발했어요. 실용적인 요구와 건물의 정체성, 역사에 대한 존중 사이의 균형에 중점을 두고 몇 달간 연구와 구현을 진행했죠” 라고 말했다. 휴가용 주택으로 설계된 집의 내부 레너베이션은 기능성과 미학이 혼합된 맞춤형 가구를 제작하고, 주로 목재를 활용했으며, 천연 직물을 적용해 여름철에 어울리는 편안함과 즐거움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계획됐다. “무엇보다 공간의 유쾌함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설계했어요. 크고 밝은 거실 공간이 테라스와 연결돼 내부와 외부 사이의 연속성을 만듭니다.”




디모레밀라노는 긴 복도와 배의 갑판을 연상시키는 현창(뱃전에 내는 창문) 등 거실의 중심을 차지하는 요소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집의 심장처럼 느껴지는 이 반원형 공간에 가브리엘라 크레스피(Gabriella Crespi), 샤를로트 페리앙, 마르셀 브로이어, 르 코르뷔지에의 손에서 탄생한 20세기 유럽 디자인의 걸작들이 디모레밀라노의 디자인과 상호작용하며 서로 다른 스타일과 시대 간의 만남을 이뤄낸다.

도자기와 조형 작품 등의 장식 요소에는 삶과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하다. 호텔 파르코 데이 프린시피(Parco dei Principi)를 연상시키는 파란색 음영의 비에트리 타일과 친밀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버터색 벽과 남색으로 이뤄진 공간에는 바우하우스와 지오 폰티의 작품이 곳곳에 놓여 있다. 디모레밀라노만의 독특한 마법으로 가득한 공간에 앉아 살치와 모란이 덧붙인다. “우리는 지중해 빛의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 냉철하고 진지한 럭셔리를 구현했어요. 진정한 소재와 이상적인 솔루션이 필요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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