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뒤통수 맞은 사람들... 미국 젊은이들의 살벌한 경고 [이게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민낯을 비판하는 기사를 미국 영주권자인 시민기자의 신분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이미현'(이것이 미국의 현실)이라는 가명으로 싣습니다. <편집자말>
[이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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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핸즈 오프' 집회 중 수천 명의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주최 측은 이날 미국 전역에서 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재적 권한 남용과 억만장자 후원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
| ⓒ UPI 연합뉴스 |
그런데 일찌감치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기 시작한 2015년에도 비슷한 운동이 있었습니다. 이 운동은 '네버 트럼프'라고 불렸는데 공화당 내의 주요 인사들이 여기에 대거 합류했습니다. 존 매케인과 밋 롬니, 심지어 대통령을 둘이나 배출한 부시 가문 등 굵직굵직한 공화당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었죠.
이들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정책과 언행이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보고 전통적인 공화당 보수주의 가치와는 다르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결국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 이들은 아예 투표를 포기하거나 심지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 선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가운데 현 미국 부통령 J. D. 밴스도 있었습니다. 2016년에 밴스는 트럼프를 가리켜 '미국판 히틀러'라고 폄하하기도 했지요. 자신을 '네버 트럼프 진영의 사람'이라고 밝히면서 한 말입니다. 트럼프를 참을 수 없다던 그는 자신의 입장을 철회했습니다. 트럼프에 대해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며 '실언을 하거나 마음이 바뀌었다면 국민들에게 솔직해야 한다'면서 말이죠.
밴스는 2021년 미국 의사당 폭동 사건을 애써 무시하고 트럼프의 도둑맞은 대선 주장에 동조하면서 상원의원 자리를 차지하더니 마침내 미국 역사에서 세 번째로 나이가 어린 부통령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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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타임스>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
| ⓒ 유고브 |
이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100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는 37%에 머물렀습니다. '그저 그렇다'거나 '미흡하다'는 응답은 무려 59%에 달합니다. 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가 가장 잘한 일은 불법체류자 추방이며 가장 큰 실책으로는 관세정책을 꼽고 있습니다.
여기서 관심을 끌 만한 대목이 하나 보입니다. '2024년으로 돌아가 투표를 한다면 누구에게 할 것인가'란 질문에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가 트럼프를 48%대 44%로 앞선 것이지요. 당시 미 대선에서 트럼프는 해리스를 전국 득표율 기준 1.48%포인트 차이로 따돌린 바 있습니다. 트럼프를 선택한 것을 후회한다는 응답은 무려 35%나 나왔습니다. 민주당원들은 '트럼프 선택을 후회하고 있는 사람을 아느냐'는 질문에 54%나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1일 <이코노믹타임스>는 트럼프 선택을 후회하는 사람들이 18~29세의 젊은 연령, 특히 남성들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연령대의 젊은 남성들이 트럼프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는 우익 성향 인플루언서와 반전 메시지를 이용해 불만이 많던 젊은 남성들을 달래고 주요 접전지에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던 이들은 트럼프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재정적으로 내게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이 지난 트럼프 1기에서 트럼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18~24세의 유권자들이 본 것은 초기 팬데믹에서의 트럼프였을 뿐 제대로 된 그의 큰 그림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젊은 유권자들은 재정과 직업에 대한 안정을 원해 트럼프의 강하고 마초 같은 이미지를 좋아했지만, 트럼프의 정책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트럼프를 크게 지지했던 젊은 라틴계 남성들 가운데는 여전히 생계를 힘들게 꾸려가는 사람들이 52%나 됩니다. <이코노믹타임스>는 이제 트럼프를 지지하는 젊은이들이 1/3이 채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관세정책은 초반부터 트럼프 지지율의 발목을 잡고 있었습니다. 취임 직후 47%로 시작했지만 관세정책으로 인해 4월 초 여론조사에서는 43%에 머물렀습니다. 이 여론조사 응답자의 절반이 트럼프의 관세가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저소득 및 중간소득층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세금'이 된다고 분석합니다. 관세가 주는 경제적 부담은 일반적으로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마련입니다. 관세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 가격 인상을 불러오기 때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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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군인 가족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는 모습을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지켜보고 있다. |
| ⓒ AFP 연합뉴스 |
이들은 트럼프의 공약 이행을 기대했지만 일자리를 위협하고 동료들을 악마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평생을 공화당원으로 살았지만 공화당 대통령이 자신을 속인 것은 처음이라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트럼프 행정부는 재향군인의 의료서비스 및 혜택을 제공하는 재향군인부에 8만 3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하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이 서비스를 이용한 재향군인은 900만 명이나 됩니다.
지난 6월 21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은 지지자들에 큰 타격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내에서도 실망감이 번져갑니다. 이들은 "미국을 또 다른 끝없는 전쟁에 끌고 들어간다면 대통령에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야기하고 말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마가의 지지를 잃게 된다면 그의 대통령직 전체를 규정 짓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가 '미국우선주의'와 '끝없는 전쟁 종식'이라는 공약을 내걸었으니 트럼프는 다를 것으로 믿었던 이들이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짐작할 만합니다. <뉴스위크>는 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인 6월 20~23일 사이에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3월에 86%에서 6월에 79%로, 지난해 83%였다가 69%로 하락했다는 2개의 여론조사를 실었습니다.
최근에는 대규모 감세와 연방정부 지출삭감을 골자로 하는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지난 1일(상원)과 3일(하원) 각각 통과되었습니다. '경이로운 승리'라며 자축하는 트럼프와는 달리 CNN은 '끔찍한'이라는 형용사를 3번이나 사용하면서 이 법안에 대한 여론조사 5개를 소개했습니다. 지지율이 최소 19%에서 최대 29%나 하락했는데 이 가운데는 친트럼프 성향의 팍스 뉴스도 21%나 지지율이 빠졌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트럼프는 이 법안이 인기가 없다는 의견을 묵살하고 "민주당 여론조사"로 일축해 버립니다. 젊은 남성층, 나이든 연방 공무원, 그리고 마가, 다음은 누가 뒤통수를 맞을지 흥미진진합니다. 지난 미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며 '최측근'이었던 머스크는 이미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죠?
[관련기사]
이것이 트럼프 미국의 처참한 현실... 영주권자인 저도 무섭습니다https://omn.kr/2e91n
트럼프는 원칙대로 지지자들의 사업장도 털어댈까 https://omn.kr/2eb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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