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울타리 안의 큰 사랑, 전통과 미래가 함께 자라는 곳
[주간함양 김선희]

교장선생님과 함께하는 아침 텃밭 교실
"저는 아이들과 텃밭에서 아침 10분을 보냅니다." 지곡초등학교 조현복 교장선생님의 하루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텃밭 돌봄으로 시작된다. "교장선생님이 직접 농사 방법을 가르쳐주세요. 토마토 가지치기도 배우거든요." 아이들의 말처럼, 교장선생님은 농사 방법을 몰랐지만 아이들과 함께 배우며 가르치는 '동반 성장'을 실천하기 위해 공부하며 가르치고 있다고 하셨다. "가르치기 위해서는 제가 먼저 공부해야 합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 자체가 자기 지식을 정리하는 과정이죠."
교장선생님은 "교사는 할 수 있는 일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가르치는 직업"이라며, 텃밭교육에 있어서도 "아이들 스스로 흥미를 갖게 하는데 주력합니다"라고 자신의 교육 철학을 설명했다. 텃밭에는 사연이 담긴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제가 지곡초 교감으로 있을 때 관심이 필요한 아이가 있었어요. 그 아이와 함께 앵두를 따 먹으며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있어서 과일나무를 심게 됐습니다." 그 아이는 앵두를 보고 "방울토마토가 참 맛있네요"라고 말했다. 앵두 열매를 착각한 것이었다.
"시골에 살면서도 벼가 어디서 자라는지 모르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아요. 오히려 도시 아이들이 주말농장 체험을 더 많이 하죠. 시골 아이들에게 생태체험이 더 필요합니다." 나무 하나하나에 아이들을 향한 교육자의 마음이 스며있다. 다양한 과실나무를 관리하는 덕에 앵두부터 블루베리, 대추까지.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계절마다 새로운 과일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절기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봄에는 화전 만들기, 여름에는 단오행사로 창포물에 머리 감기와 물총놀이, 가을에는 송편 만들기, 겨울에는 김장까지 사계절 우리 문화를 체험한다. "창포물에 머리 감기를 실제로 해보니까 신기했어요!" 아이들은 전통문화 체험을 통해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몸소 깨닫고 있었다. 매년 10월에는 이러한 전통교육의 결실을 함양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회로 선보인다. 도자기 작품은 모두 구워내고, 민화와 서예 작품까지 완성도 높은 작품전을 연다.



"AI와 인간을 구별하는 능력은 질문하는 힘과 사유하는 능력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해요." 실제로 텃밭 교육에서도 ChatGPT로 만든 자료에서 팩트 오류를 찾아내는 활동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고 있었다.
"AI가 만든 농업 역사 그림에는 두 가지 오류가 있었어요. 석기시대 평균 연령이 20세인데 노인이 나와 있고, 야생 사과는 지금처럼 크지 않았죠." 아이들이 이런 오류를 직접 찾아보며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AI의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지게 하는게 능력이죠. 질문을 제대로 하려면 전체적인 통찰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읍에 있는 큰 학교보다 여기가 좋아서 계속 다니고 있어요"라고 한 학생이 말했듯, 작은 학교만의 매력을 아는 가정들이 일부러 선택하는 학교가 되었다. "급식이 정말 맛있어요!" 작은학교의 강점 중에 손꼽을만한 건, 역시 따뜻하고 맛있는 급식이다. 아이들은 모두 이에 동의하며 급식에 대한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며 청소년들의 관계가 파편화되는 시대에, 이곳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관계를 통해 사회화 과정을 겪는다. 때때로 아이들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또 한 뼘 자라나는 것이다.
"이 시기 아이들은 사회적 관계를 맺으면서 성장합니다. 학부모들께서도 청소년지도사들을 믿고 아이들이 프로그램에 잘 참여할 수 있도록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지역사회가 우리 아이들을 함께 키워나갈지 고민하면서 건강한 성장을 위해 힘을 모아주시길 바랍니다."


"다른 학교 친구들과 만나서 같이 노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 작은 학교의 단점인 또래 부족 문제를 함양군 전체의 작은학교가 힘을 합쳐 해결하고 있으니, 선생님들의 열정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지곡초등학교 정말 좋아요! 입학생 빨리 오세요!" 아이들의 당당한 학교 자랑이 지곡초의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 하지만 동시에 "계속 작은 학교였으면 좋겠어요"라는 솔직한 마음도 드러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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