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임 성공…동남아에 K금융 DNA 심는다 [CEO라운지]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5. 7. 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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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1971년생/ 한양대 경영학과/ 2003년 에르고다음다이렉트 경영기획팀장/ 2009년 다음 경영지원부문장/ 2014년 카카오모바일뱅크 TFT 부사장/ 2017년 카카오뱅크 대표(현)
디지털금융, AX 물결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그 선봉에 서 있다. 혁신의 중심에 윤호영 대표(54)가 있다. 2017년 카카오뱅크 설립 이후 그는 최근 다섯 번째 연임을 확정하며 2027년까지 카카오뱅크를 이끌게 됐다. 그의 리더십 아래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기준 2545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며 국민 2명 중 1명이 사용하는 뱅킹 앱으로 성장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진출도 순항 중이다. 최근 여러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올렸듯, 실적 역시 탄탄하다.

1971년생 윤호영 대표는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대한화재해상보험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2003년 에르고다음다이렉트 경영기획팀장, 2009년 다음커뮤니케이션 경영지원부문장을 거쳐 2014년 카카오 모바일뱅크 TFT 부사장으로 합류하며 카카오뱅크 설립을 주도했다. 2017년부터 대표로 재임하며 금융과 IT 융합을 통해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금융권 최초 제조기’로도 유명하다. 공인인증서 없는 모바일뱅킹을 도입하며 ‘자체 인증’ 기술을 선보였다. ‘26주적금’ ‘모임통장’ ‘카카오뱅크 mini’와 같은 혁신적인 금융상품 또한 모두 그의 작품이다. 포용금융에도 앞장서왔다. ‘카카오뱅크 스코어’는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형으로 중·저신용자·씬파일러 고객(잠깐용어 참고, 금융 이력 없는 사람)에게 대출 기회를 제공하며 포용금융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이 같은 스토리는 성과로 이어졌다.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24만명이던 고객 수는 2025년 1분기 기준 2545만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중·저신용자 대출은 누적 13조원을 돌파했는가 하면, 2025년 1분기 중·저신용 대출 평균 잔액 비중은 3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일하게 중·저신용 대출 공급 목표를 달성하며 포용금융 선두 주자로 자리 잡았다.

비이자수익 확대도 윤 대표가 내세우는 성과다. 2025년 1분기 비이자수익은 전체 영업수익의 35.9%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32.9% 증가했다. ‘대출 비교 서비스’ ‘증권사 주식 계좌 개설’ ‘펀드 판매 서비스’ 등 투자 플랫폼으로의 확장은 비이자수익 기반을 강화했다. 특히 대출 비교 서비스는 제휴사가 60개 이상으로 늘어나며 1분기 대출 실행액이 1조1540억원을 돌파했다. 2025년 6월에는 ‘MMF 박스’를 내놓으며 투자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했고, 개인사업자 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확대하며 시장 커버리지를 넓혔다. 이 같은 성과는 카카오뱅크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내며,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글로벌 무대 도약

태국에 韓 은행 25년 만에 재진출

윤 대표의 또 하나의 치적은 인터넷은행 최초 해외 진출이다.

이미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는 동남아 최대 IT 플랫폼 ‘그랩’과의 협력을 통해 출범 1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카카오뱅크의 디지털뱅킹 전문성과 그랩의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을 결합한 시너지 효과 덕분이다. 현재 슈퍼뱅크는 250만명 이상 고객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카카오뱅크는 디지털 DNA를 다른 시장에 이식할 수 있음을 검증받았다.

올해 6월 카뱅이 태국 SCBX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태국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한 것도 대표적인 글로벌 성과다. 특히 이번 인가는 자못 의미가 깊다.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태국에서 한국계 은행이 대거 빠져나왔다. 그러다 25년 만에 한국계 은행의 태국 재진출을 카뱅이 이뤄낸 것. 윤호영 대표는 이를 두고 “대한민국 디지털금융 기술의 우수성을 알릴 소중한 기회”라며, 태국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혁신적인 모델을 적용할 방침이다. 가상은행은 2026년 하반기 영업을 시작, 카카오뱅크는 2대 주주로 참여해 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예정이다.

이 같은 글로벌 확장 덕분에 카카오뱅크가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윤 대표가 성장 일변도 전략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ESG 경영 역시 윤호영 대표 핵심 비전 중 하나다.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1조516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으며 포용금융을 통해 5289억원을 기여했다. 특히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금융 소외 계층의 접근성을 한 계단 높이는 데 기여했다. 또한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넷제로’ 로드맵을 수립하고, 에너지 소비 감축과 재생에너지 투자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UNGC에 가입하고, 2024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10억원을 기부하며 글로벌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MSCI ESG 평가에서 2년 연속 AA등급을 획득하며 인정받았다.

증권가 보고서도 호평 일색이다.

2025년 6월, 주요 증권사들은 카카오뱅크 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흥국증권은 목표주가를 6만3000원으로, 다올투자증권은 5만2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KB증권은 4만9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올렸다. 카카오뱅크의 견고한 고객 기반 확대, 비이자수익 성장,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다. 특히 다올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과 AI 기술 도입이 장기적인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올해 선보인 카뱅의 생성형 AI 기반 ‘AI 검색’ 서비스는 2주 만에 10만명 이상이 사용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AI 금융 계산기’ 역시 청소년과 고령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였다. 이들 서비스는 고객이 자연어로 금융 정보를 검색하거나 복잡한 금융 계산을 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AI 기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개인화된 금융 경험을 한층 더 심층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넘어야 할 과제

중저신용자 대출 늘리다 연체율 ‘깜짝’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큰 성과를 거뒀지만, 연체율 상승은 주요 과제다. 2019년 0.19%였던 연체율이 2024년 0.52%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 강화(평잔 30% 이상, 신규 취급액 30% 이상)와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인해 안정적인 대출 영업이 제한되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고도화하고, CSS(신용평가시스템)를 개선해 리스크를 관리하며 안정적인 대출 공급을 이어간다는 계산이다. 2023~2024년 취급한 중·저신용 대출 중 약 15%는 기존 모형으로는 거절 대상이었으나, 카카오뱅크 스코어로 우량 고객으로 선별되기도 했다.

이재명정부 들어 나타나고 있는 외부 환경 변화도 만만찮은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같은 안정적인 대출 영업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더해 포용금융을 넘어 이재명표 ‘상생금융’ 시대에 맞춰 은행권 압박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표 비전은 ‘성장’에 방점이 꽂혀 있다. 그는 2027년까지 고객 3000만명, 자산 100조원, 비이자수익 연평균 20%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압도적인 트래픽과 참여도를 바탕으로 순이자마진과 플랫폼 비즈니스를 최적화하고 글로벌, 투자, M&A 영역으로 핵심 경쟁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포브스 선정 ‘세계 최고 은행’에 이름을 올린 카카오뱅크. 그의 리더십 아래 디지털금융의 새로운 기준이 카뱅을 통해 현실화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잠깐용어 *씬파일러 고객 | 영어 ‘Thin Filer’의 한국어 번역으로 금융 거래가 거의 없어 관련 서류가 얇은 금융 고객을 의미한다. 사회초년생, 전업주부, 프리랜서 등이 대표적인 씬파일러 고객으로 분류된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7호 (2025.07.09~07.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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