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안심주택이라더니... "제 전 재산 9200만 원을 날릴 수도 있대요"
[최설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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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A씨가 거주하고 있는 잠실센트럴파크 외관이다. |
| ⓒ 잠실센트럴파크 입주자 A씨 |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센트럴파크 청년주택'에 사는 A씨(30세)는 최근 몇 달을 악몽처럼 지냈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추진한 '청년안심주택'에 입주했지만,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A씨가 청년주택을 처음 알게 된 건 2019년 말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와 쉐어하우스를 전전하던 그는, 집값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역세권 청년주택'이라는 정책을 접했다. 이후 '청년안심주택'으로 명칭이 바뀐 이 사업은 서울시 청년들 사이에서 유명한 제도였다.
2023년 여름, 기존 자취방 계약 만료를 앞두고 그는 마침내 잠실센트럴파크 청년주택 입주자로 선정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진행한 공공지원 민간임대형 주택으로, 1인 가구 청년에게 우선 공급되는 물량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입주 과정은 험난했다.
"7월 중순에 입주 확정 연락을 받고 나서 3개월간 연락이 없었어요. 기존 자취방은 계약 만료됐고, 짐은 이삿짐 센터에 맡긴 채 쉐어하우스를 전전했죠. 언제 연락이 올지 몰라 한 달 단위로 연장 가능한 곳을 간신히 구했어요."
A씨가 계약한 조건은 보증금 9200만 원에 월세 40만 원.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최대치였어요.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계약금을 제외한 보증금의 절반을 대출해줬어요. 그렇게 무이자 대출을 받고, 나머지는 청년 버팀목 대출을 받았죠. 계약금은 아버지가 지인을 통해 급히 빌려줬고요. 부모님도 넉넉하지 않아서 정말 어렵게 마련한 돈이에요."
그렇게 어렵사리 입주했지만, 이후에는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청년주택은 원래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보험 가입을 권장하는데, 이 단지는 끝내 보험 가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입주 6개월이 지나서야 임대사업자가 보증보험 서류를 접수했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그 후에도 공지사항은 '걱정 마세요'라는 글 뿐이었죠. 그런데 알고 보니 서류는 반려됐고, 지금까지도 가입이 안 됐어요."
이에 대해 <한국경제>는 지난 6월 29일 잠실 센트럴파크 청년안심주택에서 강제경매 사태로 인해 134가구가 238억 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서울시 믿었는데"…청년안심주택 들어갔다가 3억 날릴 판).
<한국경제>는 "잠실 센트럴파크 청년안심주택의 경우 시행사가 시공사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경매에 넘어갔다"며 "임대인은 보증금 200억 원을 대출 상환에 사용했고 나머지 40억 원은 사업비와 이자 등으로 소진해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남아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보증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아 피해가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A씨는 올 2월, 입주자 오픈채팅방에서 한 주민이 경매 개시를 알리는 등기 알림을 공유하면서야 이 사태를 알게 됐다.
"그게 아니었으면 다들 몰랐을 거예요. 말 그대로 통보도, 안내도 없이 방치된 거예요."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의 대응은 소극적이었다는 게 입주자들의 주장이다.
<쿠키뉴스>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 잠실센트럴파크 청년안심주택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를 믿고 계약했던 청년안심주택에 계약해서 살고 있었는데 집이 강제 경매에 넘어갔다"며 "서울시가 책임을 계속 회피하는 데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정주리 송파구의회 의원은 "시행사가 무너지면 정책도 함께 무너지는 구조는 처음부터 설계가 잘못된 것"이라며 "공적 자금을 투입해 SH공사가 직접 매입하거나 최소한 새로운 세입자가 안심하고 들어와 모든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울시가 실질적으로 보증금 반환에 기여할 수 있는 구조적 조치를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시, A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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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실센트럴파크 내부 모습이다. |
| ⓒ 잠실센트럴파크 입주자 A씨 |
현재 피해자 대부분은 경매 절차에 따라 배당요구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지만, 이후 아무런 안내도 없는 상태라는 게 A씨의 말이다. 집은 정부가 연결해줬고, 대출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권장했고, '안심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입주한 청년들은 이제 오롯이 불안과 손실을 떠안게 됐다. A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이게 어떻게 청년을 위한 정책인지' 되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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