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빠진 미국 10대들,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장소영 기자]
6월이 되어 기말고사를 치르고 나면, 미국의 학생들은 일찌감치 여름 방학에 들어간다. 그런데 기말고사 주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딸아이는 친구들로부터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같이 보자며 집에 놀러 오라는 DM(메시지)을 여러 개 받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그렇지 않아도 뉴욕 곳곳의 매장에서 '영원히' 같은 한국 단어가 또렷이 들리는 노래가 자주 흘러나와 새로 나온 K-pop인가 궁금하던 참이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OST라고 딸이 웃으며 알려주었다.
넷플릭스 계정이 있는 친구네 삼삼오오 모여 보기도 하고, 작품을 보면서 동시에 채팅을 하고 있는 아이들 사이에 끼여 나도 지난 주말 여러 번 영화를 보게 됐다. 기성세대인 내가 보기엔 고급스러운 '펜픽(Fan fiction)'처럼 보이기도 하고 설명도 좀 부족해 보였다. 그럼에도 마법같은 흡입력으로 한 시간 반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미국 MZ들의 반응이 궁금해 아이들 틈을 계속 기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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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한 장면. |
| ⓒ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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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한 장면. |
| ⓒ 넷플릭스 |
공개된 지 불과 열흘 남짓인데 벌써 친구 집을 돌며 여러 차례 작품을 보았다는 아이 친구도 있었고, 영화는 보지도 않았다면서 '골든(Golden)'이나 '왓이즈 사운즈 라이크(What is sounds like)' 같은 영화 속 노래를 따라 부르는 친구도 있었다.
작품 속에는 남자 주인공 진우가 여자 주인공 루미에게 짧은 쪽지를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아이 친구 중 두어 명이 화면 속 쪽지 내용을 바로 읽었다.
만날래? -진우.
한글을 읽는 미국인 친구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자, 딸아이는 한국계인 자신보다 한글을 더 잘 쓰는 학생들이 학교에 꽤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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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덕궁과 빌딩 창덕궁에 입장하는 관광객과 뒤로 보이는 빌딩 사진을 보며, 아이 친구들은 현대적인 건물이 즐비한 서울 도심속에 자리한 궁궐과 한옥 마을을 신기해 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서울의 곳곳을 잘 알고 활용한 듯 했다. |
| ⓒ 장소영 |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가장 큰 실수는 영화관에서 개봉하지 않았다는 거야. 여름 방학인데, 다들 영화관에 모여 같이 노래 부르고 즐길 수 있었을 텐데.'
' 디즈니보다 나은데?'
' 노래가 진짜 훌륭하다. 진짜 현실(이 시대에 우리가 사는 모습)을 잘 담고 있잖아.'
십대 딸의 친구들은 벌써부터 '호랑이파'와 '까치파'로 나뉘었다(영화 속 전령으로 나오는 까치와 호랑이, 조선 후기 민화의 대표 양식으로 까치와 호랑이를 소재로 한 작호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기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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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덕궁 담벼락 위의 까치와 남산타워기념품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함께 본 친구들이 우리집 냉장고 위의 기념품을 떼갔다. 영화 속 마지막 콘서트 장소가 남산 타워인 탓이다. 친구들에게 직접 찍은 한국의 새 '까치'를 보여주며 '좋은 소식을 전하는 영리한 새'라고 설명하는 딸이 기특했다. |
| ⓒ 장소영 |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 기념일이다. 오전에 퍼레이드를 하고 나면, 가까운 친척과 이웃이 모여 불꽃 놀이도 하고 바비큐 파티를 한다. 스포티파이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를 모두 찾아놨다는 친구도 있고, 얼마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이의 선배는 집에 오는 DJ에게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를 플레이리스트에 꼭 올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단다.
한국 하면 '아리랑'으로만 통하던 시절도 이젠 정말 지난 듯 하다. 미국 독립 기념일에 한국 노래라니. K -pop 아티스트들에게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세심하게 잘 만들어준 제작팀에게도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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