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 "색소폰과 퍼커션 협연이 비장의 카드"

한기홍 2025. 7. 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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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 브람스 '사랑의 왈츠' 전곡 연주... 김수은·배진선 두 피아니스트의 네 손 반주 효과에도 관심 집중

[한기홍 기자]

 지현정 양주시립합창단 지휘자가 지난 7월 3일 백석읍 연습장에서 12일 정기연주회를 위한 연습에 임하고 있다.
ⓒ 한기홍
양주시립합창단의 제32회 정기연주회가 7월 12일(토) 오후 3시 양주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번 연주회는 문학과 합창음악이 만나는 특별한 자리로 기획됐다.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의 <사랑의왈츠>가 전곡 연주되고, 색소폰과 퍼커션의 독특한 협연이 이뤄진다. 공연 제목은 '여름 편지'다. 레퍼토리를 살펴보니 과연 무더위의 시름을 잊게 해줄 지휘자의 특별한 선곡 의도가 감지된다.

1부의 메인은 브람스의 < 사랑의 왈츠 Op.52 >다. 네 손 피아노 반주가 이 곡의 특이한 형식이다. '네 손 연탄'은 풍부한 하모니와 리듬을 창출하며, 기교의 효능감이 느껴지고 따뜻한 색채를 만든다. 시립합창단 피아니스트 김수은씨와 객원으로 초대된 배진선씨가 네 손의 반주를 맡았다. 두 사람이 한 대의 피아노를 연주한다.

1860년대 후반 브람스는 비엔나에서 활동하며 빈의 왈츠와 민속음악에 심취했다. 이 작품에서는 실내악적 깊이와 예술성을 추구했다. 대중을 염두에 두고 작곡했지만 고도로 세련된 화성악과 대위법이 담겨 있다는 평가다.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합창단원과 지휘자. 양주시립합창단의 정기연주회 곡목 중엔 브람스의 <사랑의 왈츠> 전곡이 포함돼 있다.
ⓒ 한기홍
혼성 4중창과 합창으로 구성돼 독창과 앙상블 파트가 교차한다. 네 명의 성악가(소프라노·알토·테너·베이스)가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루며 노래한다. 연습장에서 노래를 미리 들어보니, 과연 실내악적 섬세함과 합창의 웅장함이 동시에 담겼다. 18개의 곡은 소박하고 민속적이다. 사랑의 '기쁨·아픔·갈망·희망'을 표현했다.
한국의 아리랑으로 비유되는 미국 민요 < 쉐넌도 Shenandoah >는 광활한 자연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그려낸 곡이다. 미국의 현대 작곡가 에릭 휘태커(Eric Whitacre)의 < 바쁜 작은 남자 Little Man in a Hurry >는 경쾌한 리듬과 유머 가득한 가사로 일상의 작은 즐거움을 재치 있게 담아낸다.
 정기연주회 레퍼토리에 포함된 브람스 <사랑의 왈츠>는 네 손 피아노 반주가 특이한 형식이다.
ⓒ 한기홍
2부는 한국 현대시와 합창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시간이다. '별'이라는 공통된 소재의 시를 가사로 택한 2개의 합창곡이 연주된다. 전경숙 작곡가의 <서시>와 조성은 작곡가의 <별>이 그 곡이다. 이해인 수녀의 두 편의 시를 곡으로 만든 이범준 작곡가의 <기쁨에게>와 <여름편지>도 연주된다. 맑고 따뜻한 우정과 기쁨의 감정을 담고 있는 노래다.
3일 지현정 지휘자를 만나 이번 정기연주회 선곡의 특징과 구성의 의도를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현정 양주시립합창단 지휘자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색소폰과 퍼커션의 콜라보가 재미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 한기홍
- 공연 전체 콘셉트와 기획 의도를 밝힌다면?

"무더위의 기세가 매섭다. 더위를 식히고 힐링의 시간을 시민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마치 기승전결을 가진 '한 편의 편지'처럼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전통적인 클래식 명곡으로 시작하여 한국 창작 가곡과 색소폰·퍼커션의 협연까지, 한 무대에서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전달하고자 했다."

- 브람스의 <사랑의 왈츠>를 연습장에서 들어보니 가벼운 춤곡이 아니란 점을 알게 됐다. 대중적이지만 매우 깊이가 있고, 완성도가 높은 곡으로 느껴졌다.

"낭만시대 작곡가인 브람스 <사랑의 왈츠>는 피아노 4손 연탄과 합창이 어우러지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섬세한 호흡과 리듬의 유연함, 그리고 각 파트의 따뜻한 하모니에 중점을 뒀다. 왈츠 특유의 부드러운 3박자 리듬이 여름밤의 낭만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쉐넌도>는 전통 미국 민요의 서정성과 넓은 강을 연상시키는 음향이 매력적인 곡이다. 특히 각 성부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풍부한 화성이 돋보인다. 연인을 향한 그리움과 짙은 감성을 담아내고자 했다. 에릭 휘태커의 <바쁜 작은 남자>는 라틴 리듬이 돋보이는 곡으로 유쾌하고 신선한 에너지를 담뿍 담은 합창곡이다."

- 2부의 구성도 독특하다. 색소폰과 퍼커션의 협연이 어떤 효과를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색소폰과 퍼커션의 협연을 클래식 합창 공연에 포함시켰다. 합창의 울림에 재즈의 자유로움을 더해 관객과의 소통을 넓히고 싶었다. 색소폰과 퍼커션의 콜라보가 이번 연주회의 비장의 카드다. 어빙 벌린의 < 볼을 맞대고 Cheek to Cheek >는 경쾌하고 대중적인 곡으로 여름밤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사랑하는 연인이 슬로우 댄스나 왈츠를 출 때 서로 볼을 맞대는 로맨틱한 상황을 묘사한 곡이다. 색소폰에는 재즈 전문 연주자 임정묵씨가, 퍼커션에는 작년부터 꾸준히 양주시립합창단과 함께 연주한 이종태 주자가 무대에 오른다. 두 분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연주자들이다. 이들의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시민과 함께 기대한다."

- 서정시에 기반한 창작 가곡 레퍼토리가 양주시립합창단 연주회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와 배경은?

"저는 아름다운 서정시에 기반한 한국 창작 합창곡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이번 공연에는 윤동주 시인, 이해인 수녀의 섬세한 한국어 정서를 담은 곡이 연주된다. 전경숙, 조성은, 이범준 작곡가가 그 시들을 현대 합창음악으로 표현했다. 한국인만이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기에, 관객과 깊이 교감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양주시립합창단의 한국가곡 무대는 섬세한 블렌딩과 웅숭깊은 감정의 소화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공채 24기)에 입사했다. 이후 월간중앙에서 오랜 기간 기자로 일했다. 사회팀장, 정치팀장을 거쳐 선임기자로 다양한 분야 인물 인터뷰 기사와 탐사보도에 참여했다.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현상을 시대적 흐름과 견줘보며, 여러 인물 간의 조화와 긴장관계를 들여다보고 싶은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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