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다 욕망에 빠진 '개미지옥' [D:쇼트 시네마(125)]

류지윤 2025. 7. 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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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아버지 병원비로 수중에 있는 돈을 다 쓰고, 어머니마저 빚을 내 공부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남자는 이 꿈이 자신을 좋은 곳에 데려다줄 신호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이 영화는 '로또'를 매개로 한 두 청년의 상황을 통해, 꿈을 꾸기엔 너무 가혹한 현실 속에서 유일하게 매달릴 수 있는 희망이 어떻게 파국으로 이어지는지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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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진 감독 연출

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공무원 준비생인 남자(김현목 분)는 간밤에 용꿈을 꿨다는 내용을 친구에게 전화로 전한다. 아버지 병원비로 수중에 있는 돈을 다 쓰고, 어머니마저 빚을 내 공부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남자는 이 꿈이 자신을 좋은 곳에 데려다줄 신호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이때 남자의 꿈의 내용을 면접 낙방 문자를 보며 담배를 피우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김태율 분)이 듣고, 남자는 편의점에 걸린 '로또 명당'이라는 광고를 본다.

수중에 있는 돈은 1000원, 남자는 편의점 알바생에게 '로또 하나 주세요'라고 주문하고 알바생은 5000원어치 '로또 한 장'을 뽑아준다. 돈이 모자란 남자는 다시 주문하고 1000원짜리 로또를 손에 넣는다.

하지만 처음에 뽑은 5000원짜리 로또를 가지지 못한 남자는 미련이 남고, 알바생이 5000원 로또를 자신의 주머니 속에 넣는 걸 목격하자 다급해진다.

남자는 자신의 지갑 속 부적에 있던 돈 만 원을 가지고 아까 뽑은 5000원짜리 로또를 사겠다고 하지만 알바생은 팔렸다고 거짓말하며 남자를 내쫓는다.

결국 남자는 알바생의 퇴근시간까지 기다려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살인까지 벌인다. 구치소에서 로또 방송을 보던 남자는 살인까지 하며 손에 넣은 로또의 번호와 비교하다 표정이 일그러진다. 로또 번호는 처음에 뽑은 1000원짜리 로또와 일치했고, 그 로또를 편의점 ATM에 놓고 온 기억이 나버렸다.

이 영화는 '로또'를 매개로 한 두 청년의 상황을 통해, 꿈을 꾸기엔 너무 가혹한 현실 속에서 유일하게 매달릴 수 있는 희망이 어떻게 파국으로 이어지는지를 조명한다.

절망적인 환경 속에서도 그는 간밤에 꾼 '용꿈'을 계기로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 믿고, 그 믿음의 방향은 로또로 향한다.

편의점에서 일하던 청년 역시 꿈을 꾸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는 인물로 설정됐다. 실수로 잘못 건넨 5000원짜리를 자신의 주머니에 몰래 넣은 행동 역시 자신도 희망이란 기댈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결국 로또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끝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향하면서 꿈을 꾸는 것조차 돈이 필요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영화는 청년들의 현실을 마냥 동정하진 않는다. 오래 준비한 공무원이라는 목표보다 어젯밤 꿨던 꿈, 조금 더 쉬운 길, 당장 눈앞의 돌파구를 택한 끝에 남는 건 비극뿐이라는 사실 냉정하게 짚는다. 러닝타임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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