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에서 승패 갈렸다”…‘기인’ 김기인이 복기하는 AL전
젠지 ‘기인’ 김기인이 2025 MSI AL전 맹활약의 비결로 ‘컨디션 관리’를 꼽았다.
젠지는 5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승자조 경기에서 중국 1시드 애니원스 레전드(AL)에 3대 2로 이겼다. 이로써 젠지는 T1과 비리비리 게이밍(BLG) 중 한 팀과 결승 직행권을 놓고 맞붙게 됐다.
젠지는 이날 중국 최강팀으로 꼽히는 AL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첫 세트를 대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가 2세트 대승으로 복수했다. 2대 1 상황에서 상대방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마지막 5세트 뒷심 싸움에서 이겨 간신히 승자조 생존에 성공했다.
이날 젠지 승리의 일등공신은 김기인이다. 2세트 그웬으로, 3세트 암베사로 ‘플랑드레’ 리 쉬안쥔(잭스·사이온)을 이기면서 탑 캐리를 젠지의 승리 플랜으로 만들었다. 5세트에서도 카밀로 상대 딜러들을 집요하게 물어 한타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교전에서 승패가 갈렸다”고 이날 시리즈를 총평했다. 아울러 대회 메타의 특성에 맞춰 조합의 완성도를 다시 한번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AL을 꺾고 승자조 결승에 진출한 소감은.
“쉽지 않은 경기였다. 3대 2로 이겨서 다행스럽다. 교전에서 승패가 갈렸던 시리즈다. 이긴 세트는 교전도 다 이겼다. 진 세트에선 조합의 차이까지 고려하다 보니 우리가 교전을 할 때 움츠러들었다.”
-AL을 어떻게 분석하고 준비했나. 실제 경기에서 예상과 달랐던 점이 있다면.
“AL은 라이즈와 탈리야를 좋아하고, 그 챔피언이 포함된 조합을 잘 다루는 팀이라고 판단해서 두 챔피언을 밴으로 막을 생각을 해왔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교전 상황에서 이니시에이팅 능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밴픽에서는 (이니시의 부재를) 느끼지 못했는데 막상 실제로 게임을 하다 보니 답답함을 느꼈다. 팀원들과도 게임하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이 얘기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2세트에서 그웬으로 1레벨부터 라인전 우위를 점한 게 주효했다.
“탑라이너는 1레벨에 턴을 많이 쓰면 라인전이 힘들어진다. 상대 탑라이너 선수가 그걸 감수하면서까지 1레벨에 ‘캐니언’ 김건부(녹턴)의 정글링을 방해하려고 했지만 결국 김건부의 성장이 막히지 않았다. 김건부가 잘해준 덕분에 나도 잘할 수 있었다.”
-3세트 역시 암베사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암베사가 할 수 있는 게 많은 조합이었고, 역할을 수행하기도 편한 조합이었다. 실제로 플레이할 때 느끼는 부담감도 적었다. 중반 교전에서 이기고 난 뒤로 우리가 이 게임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4세트에선 크산테로 스몰더를 상대했다. 익숙한 구도는 아니었다.
“크산테 대 스몰더는 크산테가 킬각을 봐야 하는 구도다. 내가 킬각 타이밍을 놓치고 게임이 무난히 전개된 게 아쉬웠다. 그 이후로는 우리 조합의 이니시에이팅 수단이 부족해서 게임을 풀어나가기가 어렵다고 느꼈다. 요즘은 교전이 자주 일어나는 메타다. 교전에서 한 번만 져도 조합의 힘이 뚝 떨어지고 게임의 난도가 높아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5세트는 1레벨에 미드라인 개입을 한 게 미드 구도를 뒤집는 성과로 이어졌다.
“밴픽 단계부터 설계했던 플레이는 아니다. 상대 그라가스가 먼저 바텀에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나도 편하게 미드를 한 번 찌를 수 있었다. 5세트는 중간에 적 칼날부리 한타를 한 번 졌다. 우리 사거리가 더 길고, 던질 수 있는 스킬이 많으니까 한 번에 들어가지 말고 카이팅을 하는 한타 구도를 만들면 이길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전략을 바꿨다.”
-10일 승자조 결승까지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무엇에 시간을 투자할 계획인지.
“컨디션 관리에 힘 쓸 계획이다. 현재 선수단과 코치진 모두 건강 상태는 나쁘지 않고 현지환경에 잘 적응한 것 같다. 또한 솔로 랭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챔피언을 연구하는 것보다는 다른 팀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조합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고민을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국제대회에만 나서면 늘 좋은 활약을 펼친다. 비결이 있는지.
“마인드셋에 변화를 주거나 하진 않는다. 오히려 컨디션 관리에 힘쓰고 평소처럼 경기하려고 노력하니까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 같다. 이제 승자조 결승과 최종 결승전만 남았다. 앞으로 두 경기를 깔끔하게 이겨서 우승하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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