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실점 2위' FC안양, 국가대표 DF 권경원 '영입 효과' 볼 수 있을까

곽성호 2025. 7. 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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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안양, 4일 권경원 영입 '공식 발표'

[곽성호 기자]

 FC안양에 입단한 국가대표 DF 권경원
ⓒ FC안양 공식 홈페이지
K리그1 무대가 역시 쉽지 않다는 부분을 여실히 깨닫고 있는 안양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수비 불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어'를 낚았다.

프로 축구 K리그1 FC안양은 지난 4일 오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역 국가대표 수비수 권경원을 영입했다"라며 "현역 국가대표가 안양에 합류한 사례는 구단 역사상 최초"라며 영입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1시즌 만에 K리그로 복귀한 권경원은 안양 입단 소감으로 "좋은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좋은 팀에 오게 돼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축구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게 진심으로 노력해 준 안양에 마음이 끌렸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강점→약점' 최다 실점 2위 안양, 권경원 영입 효과 볼까

권경원 영입은 이번 시즌 보여주고 있는 FC 안양의 약점을 확실하게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로 수비 불안에 대한 문제다. 지난해 안양은 K리그2에서 시즌 내내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다이렉트 승격에 성공했다. 승격 요인 중에서는 유기적인 공격도 한몫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던 수비가 결정적이었다.

유 감독은 3백과 4백을 혼용하여 상대 공격 맞춤 수비 전술을 확실하게 제시했고, 이는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시즌 안양은 36경기서 단 36실점 만을 내주며 수원 삼성에 이어 리그 최소 실점 2위에 자리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렇게 안양은 강력하고 끈끈한 수비를 통해 1부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 이어지고 있다.

매 경기 수비에서 불안정한 모습이 나오며 골머리를 앓고 있고, 21라운드를 치른 현재 28실점을 내주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기존 수비 자원인 이창용, 이태희, 김영찬이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수혈한 토마스가 중앙 수비-수비형 미드필더-좌측 윙백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지만, 2%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무실점 경기 횟수는 21경기 중 단 3번에 불과했고, 페널티킥 허용 횟수도 4번으로 리그에서 불안정한 수비 지표 최상단에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3선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담당하던 리영직이 부산 아이파크로 임대를 떠나며 공백이 발생했고, 유 감독의 고민은 상당히 깊어지고 있었다.

결국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안양은 권경원이라는 수비 승부수를 던졌다. 많은 예산을 사용할 수 없는 시민 구단 특성상 여름 이적시장에 나온 '대어'를 낚을 거라는 예상이 많지 않았지만, 적극적인 구애와 협상을 통해서 영입에 성공했다.

1992년생인 권경원은 2013시즌 전북 현대에서 데뷔하며 상당한 이목을 끌었다. 신인들의 무덤이라 불렸던 전북에서 권경원은 두각을 드러냈고, 2시즌 간 33경기에 나서며 최강희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이후 2015시즌을 앞두고서는 UAE(아랍에미리트) 명문 알 아흘리로 이적하며, 스텝업한 모습을 보여줬고 2015년에는 팀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이끌며 아시아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수비수로 성장했다.

2017년을 앞두고 약 100억 원이 넘는 이적료를 발생시키며, 톈진 톈하이(해체)로 이적했고 중국 무대서는 세계적인 수비수로 이름을 떨쳤던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기도 했다. 이후 군 복무를 위해 '친정' 전북으로 잠시 임대되어, K리그1 우승을 맛봤으며 김천 상무에서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성남으로 이적해 팀의 잔류를 이끌기도 했다.

2022시즌에는 J리그 명문 감바 오사카로 이적해 2시즌 간 주전으로 활약했고 지난해에는 김은중 감독의 수원FC에서 반년간 21경기에 나서며 팀의 파이널 A 진출의 초석을 다지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코르파칸(UAE)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으며 다시 중동 무대로 복귀했고, 주축으로 활약하며 팀의 1부 잔류에 일조했다.

국가대표로도 권경원은 상당한 발자국을 남겼다. 2017년 신태용 감독 체제 아래 첫 태극마크를 달았고 2019 아시안컵,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 현재까지 35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3월 A매치에서는 2경기 모두 선발 출격했고, 6월 2연전서도 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수원FC에서 활약했던 권경원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처럼 명망 있는 클럽과 국가대표를 거치며 굵은 이력을 자랑하고 있는 권경원을 품은 안양은 그를 통해 수비 불안을 확실하게 해결하고자 한다. 이번 시즌에도 3백과 4백을 혼용하고 있는 가운데 권경원이 가져다주는 전술적인 효과는 확실하다. 3백을 사용하게 되면, 좌측 스토퍼를 소화할 수 있는 토마스를 측면 윙백 혹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전진성이 좋은 토마스를 더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서, 역습 상황에서도 상당한 이득을 볼 수 있다. 또 4백을 사용하게 될 시에도 토마스, 이태희, 이창용과 같은 유틸리티 자원들을 유기적으로 변경하는 전술적인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권경원을 더 다채롭게 사용할 수 있다.

왼발 킥 능력이 일품인 권경원을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놓으면서 상대 공격 전술을 더욱 억제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단순히 국가대표 수비수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1명의 선수를 영입한 게 아닌, 수비적인 문제로 고민을 보유하고 있는 안양의 부담을 확실하게 덜 수 있는 자원을 품은 셈이다.

처음으로 밟은 K리그1 무대서 수비적인 문제로 고민에 빠졌던 안양이 국가대표 수비수 권경원이라는 '대어'를 낚으면서, 후반기 승부수를 던졌다. 과연 이 선택은 어떤 효과를 불러오게 될지, 향후 안양의 경기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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