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외교부장, 중국은 러시아의 전쟁 패배 원치 않는다고 말해"

박성우 2025. 7. 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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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언론 SCMP "EU 외교 고위급 회담에서 위와 같이 말해" 보도

[박성우 기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중국의 불개입을 강조해 온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유럽연합(EU) 외교 고위 인사들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러시아의 전쟁 패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왕이 외교부장, 미국의 시선이 중국 향할까 우려했나
 4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왕 부장은 지난 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포함한 네 시간에 걸친 장시간의 고위급 외교 회담에서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패배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 SCMP 보도 갈무리
4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왕 부장은 지난 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포함한 네 시간에 걸친 장시간의 고위급 외교 회담에서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패배하길 원치 않는다"(Beijing does not want to see a Russian loss in Ukraine)고 말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SCMP에 왕 부장의 발언 배경에 대해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미국의 모든 전략적 초점이 중국으로 옮겨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일부 EU 외교관들도 SCMP에 "왕이 외교부장의 솔직한 발언에 놀랐다"고 말했다. 회담 분위기는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존중하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해당 발언이 중국이 공식적으로 반복해 온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과 상충되는 내용이자, EU 내부에서 이미 공공연하게 인식되고 있었던 베이징의 속내를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이 러시아가 전쟁을 수행하는 데 있어 재정적·군사적으로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서방의 비난을 부인하며, 만약 중국이 그랬다면 갈등은 오래 전에 끝났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중국이 중립을 지켰다고 강조해 왔다.

또한 SCMP는 왕 부장의 발언이 "중국이 전쟁을 원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고 있는 동안, 전쟁의 장기화가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해석했다.

칼라스 고위대표와의 회담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EU 사이에는 근본적인 이해관계 충돌이 없으며, 양측은 광범위한 공동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유럽은 현재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과거, 현재, 미래 어느 시점에서도 중국으로부터 비롯된 것은 없다. 양측은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로부터 배우며, 함께 발전하고 진보하며, 인류 문명에 새로운 기여를 해야 한다"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시진핑과 정상회담 앞둔 EU... 산적한 경제 문제

오는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앞둔 EU 입장에서는 이 같은 발언에 우려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EU는 러시아에 대한 18번째 제재 패키지에 포함된 조치로 중국의 두 소형 은행을 블랙리스트에 올릴 예정인데, 이에 대해 왕 부장은 "만약 실제로 제재가 이루어진다면 보복할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었다.

EU가 최근 겪고 있는 희토류 원소 및 자석 공급 제한 또한 문제다. 중국은 해당 자원의 주요 수출국이며, 지난 4월 초,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중국이 희토료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일부 EU 기업이 자동차를 비롯해 생산 라인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EU는 이를 "미중 기술전쟁의 희생양이 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SCMP는 보도했다.

또한 매체는 왕 부장은 칼라스 고위대표에게 이틀 간의 정상회담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소식통의 발언(The sources said Wang told Kallas the two-day summit itself could be truncated)을 인용하며 "이는 중국이 EU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취하는 입장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EU 외교 고위 인사들과의 회담을 마친 왕 부장은 다음 날인 3일, 독일 베를린으로 이동해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부 장관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도 중-러 관계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이날 바데풀 장관은 "중국이 러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신속히 끝내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왕 부장은 "유럽의 정당한 우려를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며 "중국은 평화적인 협상을 통한 해결에 매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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