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재난'에 무너지는 1차산업,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홍창빈.함광렬 기자 2025. 7. 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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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위기의 제주 1차산업] (3) 확산되는 피해, 대응책은
"농사짓기 갈수록 어려워...농작물재해보상 현실화 시급"
제주에 농업기후정보 시스템 구축...복합적 대응 시스템 필요
수산업 피해도 막대...선제적 대응시스템 가동...분야별 대책은?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땅도, 바다도 뜨거워지고 있다. 폭염과 폭우, 해수면 상승 등 지구 온난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여름철 내내 역대급 폭염이 지속되는가 하면, 가뭄이 장기화되기도 한다. 장마도 여름철에 국한되지 않고, 때 아닌 늦가을 장마까지 이어지고 있다. 겨울철에는 북극한파의 내습도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극단적 기후 현상은 1차산업에는 그야말로 위기다. 밭작물에서는 어느 계절 할 것 없이 재난 수준의 피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산업에서도 여름철을 중심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축산업도 마찬가지다. <헤드라인제주>는 기후위기, 기후재난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지구온난화가 제주 농업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보며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제주농업의 위기 상황에 대해 3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3) 확산되는 피해, 대응책은

지구 온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제주의 여름은 더 뜨거워지고, 겨울은 더 따뜻해지고 있다. 갈수록 빈번하게 나타나는 폭염과 폭우, 해수면 상승 등의 극단적 기후는 제주 1차산업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농업인들과 어업인들에게 있어 '기후 위기', '기후 재난'이란 단어는 결코 어색하지 않은, 매우 익숙한 말이 된지 오래다. 그만큼 기후 위기의 문제가 피부로 와닿고 있고, 위험성을 실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는 농업 생태계에도, 바다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의 대표 작물인 감귤의 경우 재배 남방한계선이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폭우와 가뭄, 북극한파 등에 의한 농작물 재해가 빈번해지고, 병해충에 의한 피해도 늘고 있다. 바다에서는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다. 고수온 현상은 바다를 오염시키고, 해조류 등이 서식할 환경을 파괴해 어업 생산량을 크게 감소시키는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올 여름도 불안함이 엄습하고 있다. 장마는 이례적으로 15일만에 종료된 가운데, 폭염과 열대야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고됐다. 1차산업에서 많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제주지역 농업과 수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올 여름 장마가 이례적으로 15일만에 종료된 가운데, 폭염과 열대야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1차산업에서 많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제주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기후위기 적응 100대 아젠다'에서는 1차산업을 포함해 기후위기 시대에 고민해야 할 분야별 과제를 체계적으로 제시했다. 환경과 생태계, 의료와 보건, 기반시설과 에너지, 산업과 경제, 교육·문화·복지·사회, 재난과 행정 분야를 대상으로 다양한 주제에 걸쳐 100개의 아젠다를 선정, 고민해야 할 과제를 던지고 있다.

제주연구원은 이 분석 보고서에서 제주는 지리적 특성상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따라 농업, 어업 등 제주 산업 생태계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감귤재배가 제주지역을 넘어, 전남과 전북, 경남 등 내륙지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겨울철 횟감으로 인기가 많은 방어 역시 제주를 넘어 동해에서도 어획되고 있는 점도 들었다. 그러면서 단순한 대응을 넘어, '적응'도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은 필요하되, 지구온난화가 몰고 온 생태계의 변화에는 '적응'은 필요하다는 의미다. 

기후위기 대응책과 관련해서는 1차산업 관련 기관.단체, 환경단체, 현장 농.어업인 등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환경단체에서는 기후위기에 따른 제주 1차산업의 위기 대응책을 조속히 강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024 제주지역 기후위기 보고서'를 통해, 갈수록 심화되는 온난화로 인해 곳곳이 재난의 현장으로 변하고 있는데, 당장 농업과 수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음을 강조했다. 

기후 변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농업과 수산업을 꼽았다. 농업재해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으며, 바다가 사막화되면서 전복, 소라는 씨가 마르고 해조류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는 기후위기가 몰고 올 파장의 심각성을 전했다.

"제주경제의 버팀목인 1차산업의 근간이 기후위기로 흔들리고 있다. 이에 더해 1차산업에 종사하는 농민과 어민의 건강피해도 현실화된 상황이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한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기후위기는 도민사회 구성원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응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기후위기 대응의 방향과 구체적인 계획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담아낼 수 있도록 재검토가 필요하다. 기후위기 피해자 맞춤형 정책 개발도 필요하다. 기초적인 재난 대응에서부터 안전과 건강, 보건, 생활환경, 자연생태계, 농림축산업, 노동, 교통 등 복합적으로 대응하고 관리할 통합관제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
기후위기로 인해 농사는 더욱 힘들어졌다. 사진은 2020년 8월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에서 촬영, 한낱 더위를 피해 해질녘에 제초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김환철 부장)

◇ 도의회에서도 우려 목소리..."선제적이고 체계적 대응전략 절실"

제주도의회에서도 제주농업을 지켜내기 위한 기후위기 대응전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시 한경면.추자면을 지역구로 하며 농업과 수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는 농수축경제위원회 김승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기후재난 시대의 제주 농업의 과제에 대해 묻자, 무엇보다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전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최근 몇 년 사이 제주도의 농업이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파도에 흔들리고 있다"며 "사계절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고온·가뭄·열대야·집중호우·태풍 등 이상기후가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농작물의 생육과 수확, 품질, 병해충 발생 등 전반적인 농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준 의원. 그는 "제주도의 농업이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파도에 흔들리고 있다"며 농정당국의 선제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그는 "실제로 제주 농업의 핵심 품목인 감귤을 비롯한 월동무,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등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겨울철 기온 상승으로 감귤은 당도가 낮아지고 부패과가 증가하면서 저장성이 크게 떨어졌으며, 월동채소는 발아율 저하, 생육 부진, 작형 불균형 등으로 농가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또 "이러한 생산량 불확실성과 품질 저하는 곧바로 소비시장에서 수급 불균형과 가격 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이는 제주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략적 대응 방안으로 △제주에 특화된 농업기후정보 시스템 구축 △기후탄력적 품종 개발과 재배기술의 개선 △탄소중립을 위한 구조적 전환 등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기후변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지만,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제주 농업이 체질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고 강조했다.
 
◇ 농민회 "농사짓기 갈수록 어려워...농작물재해보상 현실화 시급"

현장 농민들은 피부에 와닿는 정책,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을 호소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 채호진 사무처장은 기후 재난으로 인한 농촌 현장의 피해 상황을 전하며, 농정당국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그는 되풀이되는 기후 변화로 인해 농사를 짓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채호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사무처장.

"지금까지 농민들은 자신들이 해마다 기존에 해 왔던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닥쳐오며 자신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농사 방식을 거의 바꿔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또한 기후위기에 따른 농민들의 대책을 자체적으로 만들어야 하다보니 농업생산비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농촌 현장에서 나타나는 기후 재난으로 인한 다양한 피해 사례도 언급했다.

"작년에는 잦은 비 날씨로 인해 메밀 수발아 현상과 7월 당근 파종시기에 닥친 가뭄으로 인해 당근이 발아가 되지 않아 보험 적용도 받지 못해 농가들의 피해가 엄청 컸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감귤이 고온으로 인해 낙과 피해가 컸으며 시설재배인 레드향 열과 피해까지 있어 농가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올해 봄에는 예년과 다른 이상 저온 현상으로 작물들의 생육이 저하돼 거의 모든 작물의 생산량이 감소했습니다."

그러면서 농작물 재해보험 현실화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작물재해보험은 자동차보험에서 따온 것이라 문제점이 많을 수 밖에 없다"며 "가장 큰 문제는 자부담이 있다는 것인데, 자부담은 자기과실금과 같은 것인데 자연재해가 농민들의 과실로 생기는 것도 아닌데 적게는 5% 많게는 20%를 농가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더해 다음 해에는 할증까지 적용해 농가들의 보험가입 부담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며 "아울러 제주도에서는 무와 당근, 브로콜리등 일부 작물 재배로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타 작물로 유도하고 있지만 이런 작물들은 재해보험도 가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재배량이 많지 않은 작물은 재해보험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인데, 예를 들면 가을 메밀은 재해보험 이 되지만 봄 메밀은 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다"며 "보험조사에서도 조사원들의 일률적인 조사가 아니라 들쭉날쭉한 조사로 농민들과 언쟁을 벌이는건 이제 예사가 됐다"고 말했다.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험이어야 하는데 보험회사를 살리는 보험제도라고 할 수 밖에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농정당국에 바라는 기후 위기 대응책과 관련해서는 책임있는 조치와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그는 "기후위기는 이제 농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다"며 "다른 피해와 다르게 기후위기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한해 농사를 통째로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는 농작물재해보험 하나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며 "윤석열정권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농작물재해보상법을 하루빨리 재발의하여 제정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것을 시작으로 국가가 책임지는 농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위기로 인해 농사는 더욱 힘들어졌다. 사진은 지난 5일, 폭염경보 속 땡볕에 타들어가는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의 한 참깨밭. (사진=김환철 부장)

◇ 때 이른 폭염에 '농업재해대책 상황실' 가동

이러한 가운데, 올해 여름철에도 6월 말부터 때 이른 폭염특보 속에 불볕더위가 이어지자,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여름철 농업재해대책 상황실을 설치해 본격 운영하고 있다.  

상황실은 기상현황 분석 및 정보 전파, 사전·사후관리 지도대책 수립, 피해 발생 시 신속한 기술지원 및 복구방안 마련 등에 중점을 운영된다. 감귤류 열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정 착과량 유지, 효율적인 온도 및 수분 관리 등의 기술지도를 강화하고, 열과 발생 현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재해 수준에 따라 4단계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하고, 단계별 현장기술지도를 통해 농작물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 제주농업 기후위기 대응책은?

제주특별자치도 차원에서도 제주농업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의 농업 분야 기후위기 대응책은 농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우선 기후변화 대응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농업디지털센터 운영을 통한 기상정보, 피해 지역, 유형 등 정보를 데이터화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예측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농업으로의 전환 및 확대도 서두르고 있다. 기후 변화에 덜 민감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팜 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과수 등 농작물 생육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신재생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 스마트 농업의 생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열대 작물 도입 및 연구개발도 확대한다. 기후 변화로 제주 지역에서 망고, 용과 구아바 등 아열대 작물 재 가능성이 확대됨에 따라, 스낵파인애플, 잭플루트와 같은 유망 아열대 작물의 도입을 검토하고 농가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원 등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농업정책보험 가입을 확대한다. 농업 경영 안정을 위한 농업정책보험 가입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제주 지역 특성을 반영한 농업수입안정보험 품목(당근, 브로콜리, 노지감귤 등) 및 농작물재해보험 신규 품목(봄메밀, 땅콩, 비트, 콜라비, 참깨, 녹두, 쪽파, 수박 등) 추가 확대를 위해 중앙부처(농식품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김영준 제주특별자치도 친환경농업정책과장.

 
김영준 제주특별자치도 친환경농업정책과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는 제주 농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농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농가 소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지난해의 경우, 폭염으로 인한 당근 미 발아 피해, 레드향 등 감귤 열과 피해가 발생했고, 잦은 강우로 인한 메밀 수발아 피해, 그리고 한파로 인한 월동무 언 피해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는 과거 여름철 태풍, 폭우로 인한 전형적인 피해 유형이 아닌 기후 변화가 초래하는 대표적인 피해 사례라 할 수 있다"며 "이러한 기후변화는 농작물의 생육 주기와 병해충 발생 양상을 변화시켜 기존 농법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후 온난화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분석하기 위한 데이터 확보 등 제주농업 디지털센터와 협의를 통해 농업 경영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농민들과 농민회에서 농작물 재해보험의 보장이 미흡해 제 역할 못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농민단체에서 제기하는 농작물재해보험의 역할 미흡 및 보험사의 재해 불인정 사례 등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작물재해보험은 농가들이 기후 재해로부터 경영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중요한 안전망임에도 불구하고, 재해 발생 시 보상이 미흡하거나 보험 가입 기준 및 피해 인정 범위가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농업 현장의 소리를 잘 알고 있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앞으로 농업현장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불합리한 규정이나 미흡한 부분,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품목 확대, 보상단가 현실화, 신속하고 공정한 손해 평가 시스템 마련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과장은 "기후 위기 문제는 농업인 개개인이나 특정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범국가적인 과제이다"며 "다행스럽게도 새정부의 농업분야 공약중에 농업재해와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정부, 지자체, 농민 단체, 연구 기관 등 모든 주체가 긴밀히 협력한다면 기후위기 극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주도정은 기후 변화에 강한 농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농가들이 안정적으로 농업 경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특히, 농업 재해 예방 및 복구 지원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농업정책보험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여 농업인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 제주바다의 기후위기, 현장 상황과 과제는? 

2021년 제주도 해안선 415.56km을 따라 제주시 권역과 서귀포시 권역의 97개 해안마을 조간대 200곳을 대상으로 갯녹음 현상에 대해 조사를 했던 녹색연합은 제주의 갯녹음 실태를 '심각 단계'로 평가한 후, 제주도정과 도의회에 실질적 해결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제주 바다 비상상황 선포 및 대응 조직 및 인력, 예산 배정, 갯녹음 발생 원인에 대한 정밀 조사 실시 등을 요구하는 한편, 육상부 오염물질 배출 시설과 산업에 대한 규제 및 관리를 강화하고, 대규모 개발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임시처방식 정책이 아니라 해양생태계 보호 및 복원, 경관자원 관리에 실효성 있는 '제주 바다 살리기 계획' 수립도 촉구했다.
뜨거워지는 제주 바다. 지구온난화와 개발 바람 등으로 해안가의 해조류 서식환경은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도두동 해안 전경. ⓒ헤드라인제주

이러한 가운데, 제주도 수산당국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올 여름도 지난해에 이어 폭염의 장기화로 고수온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제주도와 행정시, 연구기관, 수협 등 7개 기관이 참여하는 '고수온 대응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가동을 시작하고 있다. 특히 고수온 등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고수온으로 인한 제주바다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최근 3~5년 사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고수온 현상과 수온의 불안정성 증가"라며 "이러한 해양환경 변화로 인해 연근해어업은 물론, 양식어업에서도 상당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온 변화로 인해 전통적인 어장 구조에 변화가 생기면서, 특정 해역에서 주로 어획되던 어종들이 북상하거나 더 깊은 해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갈치, 고등어 등 주요 어종의 어획량이 예년에 비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온이 일정하지 않아 어군 형성 자체가 불규칙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6월24일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제주도가 주 서식지인 소라가 동해 연안으로까지 북상한 현상도 확인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수온 상승에 따라 제주 연근해 어장에서 관측되는 어종 분포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수온에 민감한 참다랑어가 최근 제주, 동해안 인근에서 어획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도루묵, 전갱이, 오징어는 기후변화로 인해 북상하여 제주에서는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는 단순한 수산자원 감소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라는 구조적 변화가 어선어업 경영 안정성과 직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다가온다. 기존 어장 외의 먼 해역까지 출어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그로 인한 연료비 증가와 조업 시간 장기화로 어업 경영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녀들의 해조류 등 어업량도 크게 감소했다. 제주도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해녀 1인 소득은 연간 587만원에 그치고 있다.

양식어업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해마다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의 경우 7일 24일(고수온 주의보)부터 10월 2일(특보 해제)까지 71일간 고수온 특보가 지속되어, 도내 양식어가 78개소에서 약 221만 5000마리가 폐사하고, 53억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4년 전인 2019년 피해액이 1억7000만원 정도였으나, 2022년 4억8000만원으로 조금 많아졌고, 2023년에는 20억원, 그리고 지난해 53억원 등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수온 지속일이 길어지면서 감태, 미역, 모자반 등 대형 해조류가 급감하였고 그자리를 경쟁생물인 거품돌산호, 해면류, 말미잘류 등 아열대성 고착생물이 빠르게 점유하고 있어 연안생태계의 기초생산력이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 바다의 고수온에 따라 해조류 수확량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9년 제주시 하도리에서 수확한 감태를 차량에 싣고 있는 모습. 현재는 감태 수확량이 확 줄었다. (사진=김환철 사진부장) ⓒ헤드라인제주

 
◇ 제주 수산업 분야별 기후위기 대응책은?

이러한 가운데, 기후위기 대책은 분야별 특성에 맞게 추진되고 있다. 

양식어업 분야에서는 지구온난화 가속화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고수온 폐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수온에 취약한 기존 전통방식의 유수식 양식에서, 해수를 적게 사용하는 '환수율 저감형 양식시스템'으로 전환 하기 위한 정책으로 '제주형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2027년까지 조성, 실증단계를 거쳐,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양식어가에 보급해 제주도의 양식산업 체질을 개선시키고 고수온 등 기후변화에도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연근해 어선어업의 경우 기후변화로 인한 조업실적 부진이, 경영에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일부 어선어업인들은 폐업 위기까지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응해 제주도에서는 연근해어업의 경영 안정 지원과 더불어,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에 대응하는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경영안정 지원책으로는 한시적 특별융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어업용 미끼에 대한 관세 인하 정책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출어 경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제주의 감척 수요에 비해 국가 감척 물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을 고려해, 제주가 지방비를 투입해 자체 감척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현재 국비 100%로 진행 중인 감척사업을 보완하는 제주형 감척 시범사업 도입을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인 탄소배출에 대응하기 위해 노후 기관 대체, 친환경 장비 및 생분해성 어구 보급, 친환경 어선으로의 전환 전략 마련 등 지속가능한 어업으로의 전환도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산자원 환경 변화 대응을 위해 기후변화에 강한 어종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어장환경 조성도 추진 중이다. 특히 한경면 쥐치류, 대정읍 바리류 등 고부가가치 아열대 어종에 적합한 산란·서식장을 조성하고 있다. 산란 구조물 설치, 종자 방류, 사후관리 등 종합적인 지원을 통해 어종 특성에 맞춘 자원 환경 조성도 힘쓰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오분자기 등 패류 산란서식장도 확대하여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어장 조성과 함께, 어업인의 안정적인 소득 기반 마련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름철 반복되는 고수온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도 한층 확대된다. 올해에는 총 25억 원을 투입해 육상양식장에 액화산소 및 면역증강제 등 고수온 대응물품을 사전 보급하고, 피해규모에 상응하는 보상체계 마련을 위한 양식수산물 재해보험료 등을 어가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고수온에 따른 신속한 재난 대응을 위해 제주도와 행정시, 해양수산연구원,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소, 수협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협업 대응체계를 구축해 기관별 대응 역할을 재정비했다. 고수온 발생 시에는 대응상황실과 현장대응반을 즉시 가동하여 신속한 상황판단 및 피해조사 등을 실시해 빠른 시일 내 피해 복구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현장 맞춤형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제주연안 및 양식장 수온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누리집과 문자발송 등을 통해 양식어업인에게 매일 정보 제공하고, 지역별 예찰요원을 배치해 양식장 사육관리 지도 강화 및 양식장 관리요령 홍보 등 예찰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해조류 수확량 축소로 인한 해녀들의 소득 감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어장의 수산자원 조성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고갈된 마을어장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수산종자를 방류하고 시비재를 살포하는 방식으로 어장 생태환경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형 마을어장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고부가가치 해조장 기반조성사업'을 도입해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에서 자체 개발한 '해조생육블록'을 활용해 마을어장 내에 해조장을 조성하고, 참모자반 등 유용 해조류의 종자를 이식해 해조류 군락 형성을 유도하고 있다. 이는 마을어장 생태계의 회복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상필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국장.

오상필 국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수산자원과 어장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국내외 소비환경 변화에도 대응하기 위하여 소비자 중심의 다양한 소비촉진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갈치, 광어, 참조기, 방어 등 계절별 지역 수산물 축제를 개최하고, 온·오프라인 수산물 홍보를 통한 각종 할인 판매행사와 더불어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수산물 상생할인 사업 등 다양한 소비촉진 행사를 추진하고 있"며 " 이러한 수산물 소비촉진 행사는 수산물 가격의 안정적인 유지와 어업인의 소득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민 여러분께서도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 수 있는 기회로 삼아, 우수한 품질의 우리 수산물을 많이 애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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