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쇼 하나도 안했는데 전세계서 터졌다…마뗑킴 성공비결 [비크닉]
■ b.멘터리
「 브랜드에도 걸음걸이가 있다고 하죠. 이미지와 로고로 구성된 어떤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각인되기까지, 브랜드는 치열하게 ‘자기다움’을 직조합니다. 덕분에 브랜드는 선택하는 것만으로 취향이나 개성을 표현하고, 욕망을 반영하며, 가치관을 담을 수 있는 기호가 됐죠. 비크닉이 오늘날 중요한 소비 기호가 된 브랜드를 탐구합니다.
」
지난해 매출 1500억원을 찍으며 K패션 대표주자로 떠오른 패션 브랜드 마뗑킴. 그 성공의 시작점에 SNS가 있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백화점 같은 대형 유통이 아닌,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객과 진솔하게 소통하면서 트렌디한 스타일링을 선보인 것이 비결이었죠. 지난 2021년 브랜드 인큐베이터 하고하우스가 인수한 뒤에는 제니·차정원·한소희 등 연예인의 데일리룩으로 입소문을 타며 급성장했는데, 역시 그 중심엔 늘 ‘SNS’가 있었어요.

한국 패션 브랜드들이 앞다퉈 해외로 나가는 요즘, 이 전략은 여전히 유효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된 마뗑킴의 글로벌 SNS 캠페인에서 반응은 국내와 그닥 다르지 않았으니까요. 아니, 화력은 더 커졌습니다. 미국·영국·멕시코·폴란드 등 각기 다른 문화권의 인플루언서들이 마뗑킴을 입고 등장하자, “코디가 완벽해서 그대로 입고 싶다” “그 가방 어디서 살 수 있느냐” 같은 댓글이 쏟아졌고,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스타일링 영상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죠. 해시태그 #matinkim(마뗑킴)은 누적 조회수 2000만회, ‘좋아요’ 수는 80만건을 넘기며 빠르게 퍼졌고요.
놀라운 건, 이 모든 반응이 오프라인 매장 하나 없던 나라들에서 터졌다는 점이에요. 브랜드를 전면에 드러내기보다, SNS 하나만으로 일상에 브랜드가 스며들게 했죠. 국내에서 통했던 그 방식으로 말이죠. 오늘 비크닉은 글로벌 MZ를 홀린 ‘마뗑킴식 SNS 소통법’을 살펴볼게요.
국내에서 먹힌 전략, 세계에서도 통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국가별 해석’에 여지를 둔 방식이에요. 미국·영국에선 도시적이고 쿨한 무드로, 멕시코·폴란드에선 K팝과 Y2K(2000년대) 감성이 녹아든 스타일로 풀어낸 경우가 많았답니다. 이런 이유로 총 400여 개의 콘텐트가 제작됐는데, 그 어떤 것도 ‘비슷한 느낌’이 없었어요. ‘성공적’이라는 기준도 다양했습니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대상이 탄탄한 런던에선 좋아요·댓글·공유·저장 등 게시물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지표(ER)가 18만 건 이상으로 눈에 띄었다면, LA에선 마뗑킴 비니(모자) 하나가 틱톡에서 700만회 넘는 조회수를 올렸죠. 또 멕시코에선 현지 메가 인플루언서의 숏폼 영상이 190만 뷰를 넘기며 스페인어 콘텐트 특유의 확산력을 보여줬고, 폴란드에선 K팝과 K드라마에 익숙한 팬층이 중심이 되어 호응을 주도했죠.

이렇게 탄생한 콘텐트는 브랜드의 리뷰가 되었고, 리뷰는 곧 입소문을 탔습니다.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자발적으로 2차, 3차 콘텐트를 만들며 확산을 이어갔고요. 브랜드 측에 따르면, 해당 캠페인에 참여한 인플루언서 계정의 총 팔로어 수는 1억6000만 명(누적)을 넘어섰다고 해요. 브랜드가 직접 말하지 않아도, 팬들이 콘텐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전파한 셈이죠.
정답 없는 스타일, 글로벌 MZ가 반응했다

마뗑킴은 브랜드 이름값보다 ‘태도’에 반응하는 MZ 감각을 섬세하게 짚어냈습니다. 시크하지만 과하지 않고, 미니멀하지만 심심하지 않으며, 무심한 듯 멋있는 스타일을 가능케 하는 여백. 이런 마뗑킴의 메시지를 전하는데 방점을 찍었어요. 여기에 톤온톤(비슷한 계열의 컬러를 매칭하는 코디법) 컬러 조합, 다양한 길이와 질감의 섞어 입기, Y2K 스트릿 무드 더하기 등 지금의 패션 트렌드를 세밀하게 포착하며 해석의 여지를 남긴 덕분에 세계 어디서든 ‘나답게 입는 브랜드’로 받아들여졌죠.

마뗑킴은 여세를 몰아 글로벌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요. 이미 성과를 보인 일본·대만·홍콩을 넘어, 말레이시아·태국, 미국과 유럽(영국·폴란드), 중남미(멕시코) 진출을 계획 중입니다. K패션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체코와 중동 지역까지도 검토하고 있죠. 브랜드 관계자는 “실제 매장이 없어도 콘텐트만으로 세계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앞으로 온·오프라인 전반에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어요.
말하지 않아도 읽히는 브랜드의 시대

마뗑킴의 캠페인은 달라진 글로벌 마케팅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일시적이거나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광고 홍보가 아니라, SNS 피드 속에서 우연히 발견되고 퍼지는 전략이 더 통한다는 사실이죠. 이미 식음료 쪽에서 대표 사례도 있습니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이나 오리온 초코파이처럼, SNS 챌린지를 통해 팬덤을 만든 브랜드들이 있으니까요. 마뗑킴은 그 구조를 패션의 언어로 정교하게 구현해낸 셈이에요.

김세린 기자 kim.se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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