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도 좋지만”…뮤지컬 '미래 먹거리' 확보 움직임 확산

박정선 2025. 7. 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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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만 건이 넘는 공연이 무대에 오르는 등 국내 공연계는 창작 활동이 활발히 이뤄진다.

초연은 새로운 창작의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과정이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작품은 초연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렵다.

하지만 창작 초연작은 짧은 공연 이후 재연에 대한 지원이나 기회를 찾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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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재연을 부탁해' 선정작 창작집단LAS '함수도미노' 공연사진 ⓒ김부영

매년 1만 건이 넘는 공연이 무대에 오르는 등 국내 공연계는 창작 활동이 활발히 이뤄진다. 그러나 이 활기 넘치는 현장 이면에는 씁쓸한 현실도 존재한다. 막대한 자본과 노력이 투입된 작품들이지만, 일회용품처럼 소비되고 사장되는 초연작들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최근 ‘재연’의 중요성이 공연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새로운 움직임들이 이어지고 있다.

초연은 새로운 창작의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과정이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작품은 초연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렵다. 오히려 재연, 삼연을 거듭하며 비로소 수익을 내고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창작 초연작은 짧은 공연 이후 재연에 대한 지원이나 기회를 찾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이는 창작자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좋은 작품을 다시 만날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국공립 극장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지원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서울문화재단의 ‘재연을 부탁해’는 우수 창작 초연 작품의 레퍼토리화를 통해 창작의 순환 구조를 만들고 예술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도모하고자 기획됐다. 이 사업을 통해 지난 3월 공모 신청한 총 490개 작품들 중 98:1의 높은 경쟁률을 뚫은 5개 작품이 대중을 다시 만나게 됐다.

▲리케이댄스의 ‘올더월즈’(2025.7.10-7.12.), ▲콤마앤드의 ‘시뮬라시옹’(2025.11.18.-11.23.), ▲니터의 ‘땅 밑에’(2026.1.27.-2.8), ▲창작집단 라스(LAS)의 ‘함수도미노’(2026.2.20.-2.28.), ▲포스(FORCE)의 ‘마찰’(2026.3.12..-3.14.) 등은 각기 다른 주제와 형식으로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에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으로, 깊어진 무대 언어와 완성도를 기대하게 한다.

국립정동극장 역시 2022년을 시작으로 작품 및 창작자 발굴 프로그램 ‘창작ing’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1차 개발 이후 관객과 만나지 못한 유의미한 작품을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재공연의 기회를 제공하는 식이다. 동시대성을 갖춘 재공연 작품이라면 모두 지원 가능하다. 올해는 연극 4편, 뮤지컬 2편, 무용 2편, 전통 2편 등 총 10개 작품을 선정했다. 또 KT&G에서도 초연작은 물론 수정과 보완을 진행하려는 재연 작품까지 폭넓게 지원하는 ‘상상 스테이지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이미 완성된 작품의 재연을 적극적으로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물론, 초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새로운 시도와 도전 없이는 공연계의 발전은 요원하다. 그러나 진정한 성장은 좋은 작품이 꾸준히 관객과 만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때 가능하다. 재연은 단순히 한 번 성공한 작품을 다시 올리는 것을 넘어선다. 초연에서의 시행착오를 보완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기회가 되며, 입소문을 통해 더 많은 관객을 유입하고 장기적인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이 같은 재연 지원 사업은 여러 면에서 긍정적인 ‘윈-윈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창작자들에게는 어렵게 만든 작품이 사장되지 않고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관객들에게는 검증된 좋은 작품을 다시 만날 기회를 제공하면서 관람 만족도를 놈인다. 또 극장의 입장에선 우수한 공연 레퍼토리를 확보해 극장의 안정적 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 재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투자하는 지금의 움직임은 국내 공연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진정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 송형종 대표이사는 “작품의 재연은 단순한 반복이 아닌, 더 나은 창작을 향한 시도이자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고민과 질문의 시작”이라며 “‘재연을 부탁해’를 통해 예술가는 초연의 생동감을 넘어 깊이 있는 무대를 만들고, 관객은 다시 무대위로 돌아온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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